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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작가파일 > 알라딘이 만난 작가들 : 이상은
2008-04-11

  한국 사람은 첫 배낭 여행지로 유독 유럽을 선호한다지만, 독일만은 조금 예외라고 이야기하지요. "그 나라는 정말 호두파이같아." 독일에서 일 년 남짓 공부하다 돌아온 친구의 말입니다. 호두파이는 알록달록한 과일을 얹은 생크림 케이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요. 처음 이가 들어갈 때에는 딱딱한 감촉에 흠칫 놀랍니다. 파이에 박힌 호두는 씹는 만큼 정직하게 쪼개어집니다. 과자처럼 단단한 파이 속에는 혀가 녹을 만큼 달콤한 시럽과 설탕에 절인 호두 맛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한 사람은 무미건조한 모양새와 색깔에 개의치 않고 다음번에도 선뜻 호두파이를 집어듭니다.

이상은씨가 독일에 다녀왔습니다. 누군가는 '역시'라고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과연?'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녀는 변화의 도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도시인 베를린에 질투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술가에 대한 존경, 묵직하리만큼 직설적인 메시지가 넘치는 그 곳에서 그녀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이 궁금했습니다. 다른 여정을 꾸리느라 바쁜 와중에도 메일을 통해 정성스럽게 답을 보내주신 이상은씨, 고맙습니다.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김세진)


"젊은 예술가들에게 활짝 열린 도시, 베를린"

알라딘 : 이번에 나온 책은 일반 여행서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감정 표현이 남발되는 여행서와는 달리, 솔직하면서도 무척 담백한 느낌이예요. 읽는 순간 '아, 이상은이 썼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독일은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변화의 정점에 서 있다고들 하는데요. 실제로 다녀온 뒤 생각햇던 것과 비슷했다거나 완전히 달랐던 점이 있었나요?

이상은 : 음...독일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직선이 많고, 검소하고, 단단한 곳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놀랐어요. 뉴욕이나 런던같은 다른 나라의 대도시들에 비해 기름기를 싹 빤 것 같은 느낌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고요. 그로테스크한 예술 작품이 어찌나 많은지 소화하는 데에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떠나기 전에도, 다녀온 뒤에도 드는 생각이라면, 베를린은 과연 젊은 예술가들에게 활짝 '열린' 도시였다는 것이예요. 정부, 사회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지요. 그들이 자신의 생각대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가 얼마나 부럽든지요.

알라딘 : 여행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어 버리면 거꾸로 자신을 죄어오기도 하지 않나요. 책의 중간에도 고백하신 것처럼, '여행으로 인해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나요. 예전에 비해 지금은 그런 생각들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은지요.

이상은 : 여행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요. 가장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여행이라면 아무래도 놀고, 쉬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그 여정에서 반드시 무엇인가 얻어내야 할 것 같은, 여행이 있지요. 그런 여행은 공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도 있겠지요. 어른이 되고부터는 휴양을 위한 여행이 아닌, 공부를 위한 여행을 더 자주 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저도 거기에 익숙해졌고요. 물론 그런 생각이 부담이 될 때도 아주 가끔 있지만, 자유를 만끽하는 것으로 자위합니다.

"베를린은 변화의 도시, 서울은 가능성의 도시"

알라딘 : '돈이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행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도시. 살고 싶은 도시/만들고 싶은 도시(84쪽)'. 베를린 여행 중 포츠다머 플라츠에서 느낀 단상을 표현한 구절인데요. 그렇다면 한국의 서울에 대한 단상은 어떤가요.

이상은 : 서울은 '가능성의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중간에도 언급한 것처럼, 베를린은 '변화의 도시'이죠. 어느 한 지점에 멈춰서 있는 도시가 아니고 도시와 시민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며 커져갑니다. 서울이 베를린처럼 되지 못한 것은 도시가, 혹은 시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역동성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알라딘 : 물론 100%는 아니지만, 배두나씨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두나's 도쿄놀이>), 손미나씨는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이렇듯 여행지에서 눈여겨보는 피사체는 저마다 틀린데요. 이상은씨가 주목하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이상은 : 패션이나 문화의 중심지라는 곳은 반드시 찾아가는 편입니다. 다이칸 야마, 소호, 킹스로드... 베를린에서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기억에 남는군요. 명품이 즐비한 곳이 아니고 디자이너의 개성이 묻어나는 상품이 진열된 매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거든요. 그 거리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고요. 참,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지요.

알라딘 : 여행할 때에 징크스가 있나요? 제가 아는 분은 여행용 트렁크에 짐이 한 번에 들어가지 않으면 여행 내내 기분이 찝찝하다고 하던데요.

이상은 : 글쎄요. 아직까지 특별한 징크스는 없는 편인데요. 한 가지 꼽자면 음식입니다. 일정이 짧은 여행에서는 현지 음식을 즐기는 편이지만, 여행이 길어졌을 때 한국 음식 없이 식사한다는 것은 절대로 생각하고 싶지 않군요.

알라딘 : 태어나서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여행을 다니셨을텐데요. 가장 처음 갔던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이상은 : 부끄럽지만 가수로 데뷔한 이후 영화 촬영차 이탈리아에 갔던 것이 처음입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 아직도 기억나는군요. 물론 당시 찍은 영화 때문에 부족한 제 연기력이 만천하에 드러나 두 번 다시 연기를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지만요. (웃음)

알라딘 : 이탈리아요, 처음 여행지치고는 멋진 곳인데요! 아직까지 가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꼭 가 보겠다고 생각하는 '로망의 도시'도 있으신가요?

이상은 : 핀란드요. 영화 '카모메 식당'이 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 그 전까지는 한 번도 핀란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알라딘 : 가수 유희열씨는 여행은 링겔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여행을 한 번 다녀오면 징글징글한 일상을 꾸려나갈 기운이 생겨나고, 약발이 떨어질 때쯤이면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든다고요.

이상은 : 좋은 표현인데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다만 가급적 비즈니스와 병행해서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고요. 이상은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시다면 이번에 나온 <삶은...여행>을 보세요. 그 속에 다 들어있답니다! (웃음)

"나의 바람, 지금과 같은 삶에 대한 태도를 잃지 않을 것"

알라딘 : 책 중 'Daft Funk'가 만든 영화를 관람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저도 좋아하는 가수라 눈여겨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최근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이상은 : 'lava'라는 라틴 하우스 디제이의 앨범 'aile alegria'를 듣고 있습니다.

알라딘 : 노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사람들이 '가수 이상은'과 '방랑자 이상은'에게 바라는 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상은 :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아직 사람들이 저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요. 가령 제 여행이나 노래가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안겨주어 여행을 떠나게 한다거나,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처럼요.

알라딘 : 언제부터인가 이상은, 이라고 하면 '보헤미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요. 그렇게 되기까지 버려야 했던 것, 반대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이상은 : 가수 이상은이었을 때에는 가능하면 자신만의 노력으로 남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헤미안이라는 수식어요? 저에게는 고마운 일이지요. 잃었고 얻었던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삶에 대한 태도를 잃지 않고 싶다는 마음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라딘 : 최근에 읽은 책 중 인상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이상은 :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음, <spa-de>라는 디자인 화집을 보았는데 아직까지 그 여운이 남아있어요.

알라딘 : 이제 곧 떠나실 준비를 하셔야 하지요? 마지막으로 알라딘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상은 : <삶은...여행>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알라딘 독자분 모두 더욱 건강하시고, 꿈을 향해 쉼 없이 묵묵하게 걸어가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더딘하루', 'BEGIN', 'LEE SANG EUN', '공무도하가' 등 앨범을 발표했다. 이후 <이상은 Art & Play : 예술가가 되는 법> 출간, 2008년 3월에는 <삶은...여행>이라는 베를린 여행기를 펴내며 다양한 방면으로의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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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바로가기러브앨리스  2009-01-06 15:46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상은님 같은 사람 되고 싶어요
 
서재바로가기불타는도마뱀  2008-04-22 12:07
딱 한번, 북콘서트에서 이상은님을 뵈었습니다. 그때 노래도 처음 들었구요, 그때 이후로 이상은님 노래를 제일 좋아합니다 ^^ 삶은...여행 꼭 읽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