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하고 균형잡힌 록산 게이 칼럼집
주장과 비판, 불의에 참견 해온 10년의 기록.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의견을 말해온 록산 게이의 이야기.
1979년 서울, 일본인이 바라본 한국인의 초상
"한국의 대학생들은 어려운 정치 상황 속에서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민주주의를 향해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 (…) 나는 그런 동 세대 사람의 초상을 그려두고 싶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인공지능 시대 책을 읽는 이유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세계를 호기심과 애정의 눈으로 둘러보기 위한 '돌봄의 읽기'를 제안한다.
망한 여행도 다시 보면
완벽한 날씨와 완벽히 잘 맞는 동행인과 탄탄대로 흘러가는 여행이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허휘수×서솔의 '망한' 여행에 대한 고찰.
읽으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내가 언니와 여동생과 남편과 명절에 모여서 회사에 싫은 사람 흉을 볼 때 그러지 말라,고 그러면 안 된다던 아빠, 데모하고 뉴스에 목청을 높이는 나에게 정치란 네모난 그릇에 둥근 국자로 물을 푸는 것 같은 거라던 아빠 생각이 났다. 언니랑 싸우고, '요즘 사람들은 돈만 주면 뭐든 시키려고 한다'며 화를 내던 아빠, 여동생이 배가 불러 결혼식을 한다고 동네 창피하다던 아빠 생각이 났다. 태어난 동네에서 초등학교 동창인 엄마와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살았던, 아빠 생각이 났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세대차이가 나고, 가끔 어떻게 설명하지, 싶은 순간들에 아빠와 싸우던 내가 겹친다. 이제 나도 아빠처럼 이해받지 못하는 어른이 된다.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만하게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래, 나도 안다,고 건성으로 흘려들을 말이나 하고 있다. 이야기 속의 화자는 열 두 살에 이미 죽은 아이인데, 아이가 묘사하는 할아버지가 아빠 같았다. 아이의 할아버지는 외부적으로 부여하지 않았어도 권위를 가진, 작은 촌 동네의 글을 아는 사람이다. 거대한 국가의 권위가 작은 마을까지 미치지 못할 때에 사람 사이의 문제에 대해 청하여 듣는 사람, 선생들이 자리를 비운 학교에서 글자를 가르치는 사람. 그러고도 자신의 아들들 일로 머리를 조아리며 마을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사람이다. 이야기는 그런 할아버지가 결국 자신의 아들을 죽이는 것으로 닫는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라는 걸 과연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 무섭다. 자오더취안에게는 자오씨우친 같은 담력과 기개가 없었다. 원래 사내들은 여자들 같은 담력과 기개를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하면서도 누리끼리했고, 위층에서 걸어 내려오는 모양새가 형장으로 끌려가는 수인 같았다. -28%(p372~373)"딩 선생님, 선생님께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나무가 다 베어져버리면 마을이 마을 같지 않을 거예요. 저는 관을 만들지 않아도 좋습니다. 사실 저는 죽기 전에 집사람에게 붉은 비단 저고리를 주고 싶었어요. 이 일은 결혼하기 전에 집사람에게 약속한 일이거든요. 사람이 죽고 나면 관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마을 나무가 전부 베어져버리는데 말입니다." - 56%(p 738-739)그녀는 눈빛으로 삼촌을 압박했다. 삼촌이 목을 들이밀기만 하면 자신도 곧장 밧줄 안으로 목을 들이밀 작정이었다. 상황은 이미 죽음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죽음 쪽으로 밀리고 있었다. 죽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때 우리 삼촌은 얼굴에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아주 못된 웃음, 장난기 섞인 웃음이었다. 삼촌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루라도 더 살 수 있으면 살아야지. 정 가고 싶으면 링링이 먼저 가. 나는 더 살아야겠어." -70%(p924-925)할아버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쓸 만큼만 있으면 되지 돈이 이렇게 많아서 어디에 다 쓸꼬?"아버지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열병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89%(p1182)
별족님인간의 얼굴을 한 정신 의학- 아주 오랜 기간 실제로 반세기 동안 - 정신 의학에서는 인간의마음을 그저 하나의 수단으로만 보았고, 그 결과 정신 질환 치료를하나의 테크닉으로만 간주해 왔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런 종류의 꿈은 충분히 꾸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수평선 너머로 어렴풋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심리학의 얼굴을 한 의술이 아니라 인간의 얼굴을 한정신의학이다. 그러나 아직도 자신을 그저 하나의 기능인으로 생각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는 환자를 병 너머에 존재하는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기계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할 것이다.
89700326님존 비비어 지음, 김유태 옮김
한강 지음
D. A. 카슨 외 지음, 박세혁 외 옮김
세이노(SayNo) 지음
유진 피터슨 지음, 김순현 외 옮김, 김회권 외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