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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추천 eBook

  • 소설

    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식 고딕 호러 소설
    한국전쟁의 상흔이 전국을 지배하고 있던 1950년대, 귀신 들린 건물 ‘대불호텔’에 이끌리듯 모여든 네 사람이 겪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다룬다.

  • 사회과학

    중간착취의 지옥도

    간접고용 노동자 착취의 현실
    한국일보 마이너리티 팀이 1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인터뷰하여 그 실상을 담아낸 기록이다. ‘노동자-하청업체-원청’이라는 구조 속 ‘중간 착취’의 문제를 보여준다.

  • 인문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숫자로 세상을 이해하는 법
    인구와 식량부터 에너지, 기술, 환경 그리고 국제정세까지, 사실 기반의 명확한 데이터와 입체적인 통계분석으로 밝히는 세상에 관한 71가지 진실.

  • 에세이

    어제 그거 봤어?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예능·드라마·영화·다큐·애니 29가지를 꼽아 여성주의 관점으로 낱낱이 분석한 문화비평에세이. TV 속 젠더 차별과 여성 간의 연대를 날카롭게 집어낸다.

  • 예술

    기묘한 미술관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이 들려주는 매혹의 스토리텔링 명화 수업.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명화 속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 사회과학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질병과 낙인 너머, 공동의 우울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 다정한 탐구. 불안과 우울의 파편을 모아 2030 여성들의 언어로 ‘우울증’을 다시 쓰다.

독자가 권하는 책

[마이리뷰] 공간의 미래

유현준교수의 강의를 들으면 본질은 하나다. 권력이 건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코로나시대에 건축은 어떻게 변할것인지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거기에 부자들이 오프라인을 점거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밀려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은지 이야기한다.

후니의주석님

[마이리뷰] 빈 옷장

(스포 있음) 나는 이토록, 드니즈 르쉬르만큼 부모를 경멸해본적은 없는 거 같다. 늘 반항하는 자식이었기에 대판 싸운 적은 있지만 내 부모가 무식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비웃을만한 일은 내 부모에게 없었다. 아마도 내 부모가 그들의 부모에게서 같은 지원을 받았다면 나보다 더 잘 됐을 거라는 걸 아니까. 나는 삼각함수를 고졸인 아빠에게서 배웠다. 지금도 역삼각함수나 삼각함수 공식을 아빠보다도 잘 못한다. 다시 외워야 한다.그렇지만 나는 드니즈 르쉬르가 왜 이러는지 알 것도 같다. 무엇보다 어느 여인의 가정집에서 불법 낙태시술을 하는 스무살 소녀의 지금 상황은 내 몸을 사리고 경계하고 혹은, 누구든 해할 준비가 되어있는 심정이 아닐까. 아빠는 할아버지의 욕심에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지만 할아버지가 대학 보낼 능력이 안 된다는 걸 알고는 대학을 포기하고 스무살엔 어느 대학 앞에서 떡볶이와 고구마 맛탕 같은 것을 팔았다. 그 학교에서 친구들이 수업 끝나면 다른 친구들과 나와 아빠가 파는 것을 팔아주겠다고 친구들을 끌고와 분식을 먹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아빠가 매일 출근했지만 들어가본 적은 없는 그 대학에 들어갔고, 졸업식에 한번도 대학 문턱을 넘어본 적 없는 아빠와 엄마를 데리고 교정 안을 거닐면서 요즘 학생들이 먹는 것들을 같이 먹었고 요즘 학생들이 수업 듣는 곳을 갔고, 어, 아빠, 저기가 거기야. 90년댄가 반파된 건물. 나라에서 지원해준 돈으로 이 건물 보수하고 이 건물을 더 지었대. 이게 우리학교 문과대학이 제일 최근에 펀딩 받은 거랬어, 하하하. (그래서 드니즈가 그런 사람들은 못 들어오는 대학이라고 했을 때 조금 화가 났었다. 드니즈의 상황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왜 그리 날이 서 있니. 드니즈, 하고 짜증을 냈다) 내가 자주 거니는 숲도 산책하고 건물을 나와서는 아빠가 옛날에 서점 사장님의 배려로 장사 했다던 곳에서 프랜차이즈 커피를 쐈고 옛날 아빠처럼 털옷 솜옷을 껴입고 장사하시는 (지금은 프랜차이즈 사장님이시다) 분의 음식을 사 먹었다. 그때 아빠는 복수를 이룬 거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아빠의 육아 원칙이 아이들을 통해 아빠가 원하는 삶을 강요하지 않는 것인데 이상하게 아빠가 원한 걸 아이가 이미 이루어 주었고 그래서 복수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아빠 그건 무엇에 대한 복수야? 그러게. 가만 생각해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그 마음을 이 책에서 자꾸 목격하였다. 드니즈 르쉬르는 자꾸만 부모님을 끌어내리려고 하고 더럽게 묘사하고 순박한 동네 사람들을 얼뜨기로 치부하려고 노력한다. 자기 출신을 지우고 바보같아 보이더라도 자기랑은 ‘끕’이 다른 것 같은 사람들을 선망하고 우아하고 수준있어보이려 하고. 그래서 그지같은 새끼를 부러워하고 걔 말이면 다 듣고 혼나고 가스라이팅 당해도 그 남자아이를 믿으려고 작정했던 것이다. 그리곤 콧김을 쉭쉭 뿜는 듯한 거친 구성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불법 시술하는 집에서, 경비가 있는 기숙사에서. 와 씨 나는 작가랑 주인공 분리해서 생각하려고 애쓰는 중인데 마지막에 주인공과 작가가 합치되는 기분이 들면서 엄청 헷갈리고 엄청 에너지 넘치고 엄청 멋있는 그런 글 읽은 기분이 든다. 근데 이게 첫 소설이라고? 이 작가 얼마나 대단한 거야? 초반에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게 낙태에 대한 적나라한 기분이 느껴져서다. 정확히 말하면 낙태 시술 불법으로 하다가 하혈 엄청 해서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애가 정신 없는 사람처럼 주저리 늘어놓던 감정을 닮았다. 그게 리얼하게 끔찍한 게, 긴 꼬챙이(아마 책에선 그냥 ‘도구’일 것이다)를 부엌불에 달구고 하는 그 모습 보다도(어차피 병원 도구도 만만찮게 무섭다는 걸 알고 있고 나는 산부인과가 무서워서 자궁경부암 검진도 안 받고 있다. ㅠㅠ) 그 슬픈 행위가 은밀히 혼자 감당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 이야기를 마지막에 드니즈가 내뱉는 것이다. 너무 슬프고 끔찍했다. 그래 드니즈. 마크 그 비쩍 마른 염소새끼가 뭐가 좋다고 홀딱 빠져. 신분 그게 뭐라고 그렇게 갖고 싶어하니. ㅠㅠ그닥 나쁘지 않은 학교인데도 ㅇ프로인 후배가 있었다. 나쁘지 않은 학교 출신이라 외모가 굉장하지 않아도 텐프로 오프로 삼프로 하는 식으로 쭉쭉 더 올라갈 수 있는 거라는 말을 해준 것 도 그 친구였다.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있다 보니, 나이들어 입학해 다행이지 나도 철모르는 어릴 때 이런 학교 들어왔으면 그 아이처럼 됐을거라 생각한 적이 있다. 등록금은 많이 들어가는데 아나운서 준비하는 아이들은 입학 전 고3졸업하고 바로 성형수술을 들어가기 때문에 처음 입학해서 듣는 수업에 같은 병원 동기인지,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너무 많았고 조별 프로젝트 하면 1/3은 해외 대 출신, 1/3은 강남 출신이어서 나머지 1/3은 내심 기죽어있거나 오히려 아닌 척 과시를 하거나 그런 경우가 없지 않았다. 그런 친구들 보면서 나도 스무살에 이 학교 다녔으면 저 아이들 따라 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300만원이 넘는 원피스를 입고 외제차를 몰고 시술받고 피부과 카드가 있고, 문장에 영어 단어 섞어가며 쓰는 게 자연스러운 걸 동경했을 것 같다. 자주 가는 술집에서 친해졌다고 공짜술을 주면 돈이 없어도 신세지지 말아야 한다. 거절 못해 시작하면 강남까지 진출해있다. 예뻐서가 아니라… 어린 게 예쁜 거기도 했다. 내가 참 좋아하던 후배 중 하나인데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겨버렸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애는 울면서 언니랑 자기가 속한 세계는 너무 다르다고 했다. 그런데 자긴 돈이 필요하고 돈이 없으면 학교를 못 다니지만 돈이 있으면 학교를 다닐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드니즈 르쉬르를 보면서 그 후배가 떠올랐다. 스무살이라는 게 아직은 위험한 나이인 것 같다. 사회에서 덜 위험한 나이는 그럼 언제일까? 나에겐 작가가 될 거야, 이 마음을 버리는 순간이었던 거 같다. 인플루언서가 될 거야. 이런 마음. 어느 책에서 29살의 여자애들은 언젠간 작가가 될 생각을 하지. 이 말을 본 적이 있었는데, 26의 나는 에고 어리다 어려, 라고 생각하면서 어른이 됐다고 느꼈던 거 같다. 그게 어떤 로망인지 조큼 알 것 같고 그게 로망을 이룬 것이려면 스물아홉은 너무 늙은 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걸 떠올리는 지금의 나는 스물여섯의 내가 너무 웃기지만. 그래도 남이 부럽고 황새같은 애들을 뱁새인 내가 따라가고 싶고,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사는 내 부모가 부끄러울 만한 그런 나이는 아직 뭔가 너무 위험하고 위태로운 것 같다. 나이듦이 아닌 철듦의 문제일까. 나는 아이 둔 부모들에게 당신이 그 애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인지 꼭 말하라고 하곤 한다. 그 마음 쌓아두지말고 평소에 충분히 말해야 한다고. ‘엄마(아빠)가 나한테 해준 게 뭐있어!’이딴 소리 안 나오게. 이 돈을 벌기 위해 부모가 어떤 수모를 당하고 어떤 고생을 하는지 병원도 같이 가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밥도 같이 많이 먹고. 그러면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내가 항상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거. 다 가질 순 없다는 거. 성공하기 위해선 먼저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 먼저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시험기간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잠깐 세부 다녀오는 애랑 우리 집을 어떻게 비교해. 삶의 가치를 두는 게 있으면 일단 그걸 위해 최선을 다해야지. 근데 스무살의 나도 소박하게 나도 힐 신고 싶어. 렌즈끼고 싶어로 시작했다가 그게 잘못하면 잘못됐을 수도 있을 거 같긴 하단 말이다.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박탈감 느끼는 게 드니즈의 잘못은 아닌 것이다. 낙태하는 순간 그 뼉다구 놈이 함께하지 않은 것만이 잘못이 아니라, 소녀가 왜 늘 소외감을 느꼈어야 했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책을 다 읽고 났어도 잘 모르겠다.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물론 딱히 잘못된 건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좋았다. 사실 평소에도 여자들끼리 해본 적 없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낙태이야기는 상처가 될까봐 해본적 없지만 예컨대 나는 생리때마다 피칠갑 한번도 안하는 여자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다. 샐까봐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데도 누워서 자지 않는 나같은 사람이 많을지 어떨지. 노하우가 궁금하다가도 아니 그렇게까지 해야해? 하고 좌절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그녀들은 부정출혈과 생리와 하혈을 어떻게 구별할까? 나는 언제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궁금할 때가 있다. A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다. 나는 몇 천원 이상 줄 수가 없었다. 저축도 안하고 돈도 없었고 놀러 갈 때 오히려 A가 내줄 때 같이 내주곤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2주 뒤 B가 피를 흘렸다. 생리가 아닌 건 알고 있었다. 핏기 없는 얼굴로 다섯 장째 빠르게 생리대를 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애대신 A가 생리대를 빌리러 다니고 있었다. 몇 번을. 몇 번이고. 나는 앰뷸런스를 부르려고 했는데 B가 나를 말렸다. 이후에도 눈치없는 년이라고 나를 싫어했다. 그런데 유산이란 건, 산모의 생명도 위험할 수 있어서 나는 B가 죽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른들이 몰라야 한단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다. 두고두고 미움 받은 걸 이제와서 어떻게 돌려놓고 싶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순간에 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었다. 어려운 게 많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순간에 남자친구에게 욕먹고 버려진 마음으로 혼자 가서 은밀하게 감당하는 것. 그것이 나에겐 낙태에 대한 정의라, 이런 글을 읽으면서 또 슬퍼졌다. 엄청 많이 출혈을 하면서도 연대할 수 없는 행위라는 게, 어린 여자들에겐 종종 친구처럼 함께 있다. 이게 어떻게 복수지? 이렇게 외로운 일이. 다만 아빠의 복수나 드니즈의 복수는 무언가 악에 받쳐 우는 일에 가까운 느낌도 든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슬픈 책인데, 이 세상엔 이런 이야기가 분명 존재해야 하고, 어린 여자들이 발견해서 읽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조금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순간 남자친구를 증오하는 대신에, 나를 낳아주고 대학교육까지 시켜준 부모를 증오, 하지 않을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보고 싶다.

Person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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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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