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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문장

‘신자유주의의 확산이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면, 지금 서양보다 일본 쪽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오랜 시간에 걸쳐 근대 시민 사회를 이룩해온 역사가 없는 신흥 국가 전체가 매우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 일례로 한국의 저널리스트 김경철에 따르면 현대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자본주의화되어 자살률은 치솟고, 합계특수출생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숨이 탁탁 막히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고뇌는 대만, 태국, 싱가포르 그리고 일본에서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나는 이미 오래전에 글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에 나를 맡겼다. 문학은 내 모래 놀이터이다. 나는 그 안에서 놀고, 요새와 성을 쌓고, 황홀한 시간을 보낸다. 날 힘들게 하는 것은 놀이터 바깥의 세상이다. 나는 눈앞의 세상에 온순하게, 그러나 관습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적응해왔다. 내 안의 책 세계에 큰 불편 없이 은거하기 위해서였다. 모래의 비유를 변형해 보자면 문학은 내 놀이터, 현실 세상은 나의 모래시계이다. 모래는 한 톨 한 톨 빠져나간다. 문학은 내게 삶을 주고, 삶은 나를 죽인다.

불필요한 여자. 라비 알라메딘 지음, 이다희 옮김

똑같은 얘기가 진보주의 일반에도 해당할까? 수 세기 동안 다채로운 선지자들이 인류가 함께 이룰 수 있는 그 무엇을 꿈꿨지만, 오늘날 인류가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하게 확실한 '진보적' 목표는 생태 위기와 다른 위협을 고려할 때 그저 살아남는 것이다.

진보에 반대한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한국은 ‘가족’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나라다. 연애에서 시작해 결혼, 이혼, 재혼, 아이 양육까지 인생의 큰 사건들이 대개 가족 서사로 포장된다. 누군가의 집안과 관계는 예능이 되고 드라마가 되고 교양이 된다. 나는 그게 늘 조금 신기했다. 내가 숨기고 싶었던 것을, 세상은 이렇게까지 열심히 꺼내어 보고 있었으니까.”

가족 없는 시대. 차해영 지음

세상이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직업도 사라지고 새로 생겨난다. 어떤 직종은 어차피 ‘없어질 직업’이기에 사라지는 수순으로 가는 게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그러나 직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사라지진 않는다. 직업은 사라져도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로 꾸준히 이동한다. 그들이 다 죽을 때까지 사회가 그들의 이동 경로에 무심할 뿐 사람들 대부분은 사는 동안 꾸준히 일을 바꿔가며 생존한다. 무언가를 ‘이루는’ 삶이 아니라 ‘견디는’ 삶은 이름 없이 소멸하고, 이 삶의 경력은 무수한 노동으로 채워진다.

쇳돌. 이라영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