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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문장

굳이 '타협으로서의 비평'이라는 말로 이 글의 제목을 정한 이유는 비평이 아닌 글쓰기가 비타협적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기에 비평이 이러저러한 글쓰기의 형식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으로 이 타협을 의식하고 또 그것을 직접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비평에 있어서 타협은 제1의 원칙이자 목표 자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아주 조금 있는 문학. 강보원 지음

발리언 부부가 집안의 영들을 달래려고 그렇게 정성 들여 공물을 바쳤는데, 그걸 다리 여섯 개 달린 조그만 도둑들이 홀랑 훔쳐가고 있다니. 완전 헛수고잖아! 그런데 문득 희한한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바로 그 개미들이 공물을 바치는 대상인 ‘집안의 영들’이라면?

감각의 주술. 데이비드 에이브럼 지음, 장상미 옮김

언젠가는 철저히 준비하여 기회를 잡을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하며, 습관처럼 진짜 인생을 나중으로 미루고 있지 않은가? 가장 생산성 높은 시간은 잡무나 하찮은 일을 하는 데 허비해버리고, 정작 가장 중요한 일은 그다음으로 미루고 있지 않은가? 자신에게 해로운 선택이라는 걸 알면서도, 소중한 목표를 제쳐두고 더 쉽고 즐거운 활동에 전념하고 있지 않은가? 미루기가 일상인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왜 할일을 미루는 걸까. 사이먼 메이 지음, 박다솜 옮김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용기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허무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문 안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다른 우주가 있는 게 아닐까?

스즈키 이즈미 SF 전집. 스즈키 이즈미 지음, 이승준 옮김

우리에 대한 대량학살은 오직 광고 시간에만 멈춘다. 판사들은 대량학살을 합법화한다. 통신원들은 수동태로 우리를 죽인다. 운이 좋으면 외교관들이 우리의 죽음에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범인을 비판하기는커녕 절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관성적이거나 무능하거나 공모자인 정치인들은 우리의 종말에 돈을 댄다. 동정하는 척이라도 하면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학자들은 관망한다. 풍진이 가라앉고 나면 그제야,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에 관한 책을 쓸 것이다. 용어니 뭐니를 만들고. 과거형으로 강연을 하고. 심지어는 우리 중에도 있을 독수리들이 박물관을 돌며 정작 당시에는 비난했던 것, 구태여 옹호해주지 않았던 것—우리의 저항—을 찬미할 것이다. 낭만화할 것이다. 신화화하고, 탈정치화하고, 상품화할 것이다. 우리의 살로 조각상을 만들어 세울 것이다.

완벽한 피해자. 모함메드 엘쿠르드 지음, 박종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