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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문장

진짜 곤란함은 혼을 잃어버린 사람과 눈을 마주쳐야 한다는 데에서, 귀를 맞대야 한다는 데에서,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데에서 온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군가를 마주할 능력이 사라진 사람과 어떻게 마주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도 마주할 수 없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너무 희미한 존재들. 김고은 지음

자신이자 타자로 존재하는 것. 이야기와 언어의 힘을 느끼는 것. 이 두 주제는 문학 전반에 걸쳐 서로 얽혀 있다. 이를테면 내러티브는 독자에게 어떤 면에서 자신의 타자와 동일시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 타자는 물론 독자와 조금 다를 때도 있고 완전히 동떨어진 인간 부류인 경우도 있다. 작가 역시 작품 속에서 다양한 종류의 타자성과 씨름하는데, 적이나 낯선 이들이 제기한 문제부터 부모, 자식, 이웃, 친구, 연인과 관련된 친밀한 딜레마에 이르기까지 범주가 다양하다. 언어와 자아도 타자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자기 존재나 언어와의 관계에서 이런 타자성을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 작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지도 모른다. _ ‘프롤로그’ 중에서

구원하거나 파괴하거나.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박설영 옮김

이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단지 기업주나 가진 자, 권력이 저지르는 악행이 아니다. 시험이라는 경쟁을 거쳐 선발된 정규직 노동자와, 그런 정규직이 되고 싶은 청년세대가 자신의 ‘자부심’을 확인받고자 하는 필수 절차가 되었다.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않는다면, 힘든 시험을 통과해서 정규직이 된 의미가 사라진다.

광장 비판. 조형근 외 지음

제로 포인트는 그러므로 상황이 더는 나빠질 수 없는 지점이 아니라―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고 틀림없이 훨씬 악화될 것이다―우리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하강 나선에 갇혀, 기존 체제하에서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점이다.

제로 포인트.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혜진 옮김, 배세진 해제

유토피아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가장 엄밀한 의미에서 상상의 장소이거나, 혹은 가장 불온한 의미에서 현실 속의 장소가 필요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토머스 모어는 자신만의 이상향을 만들고자 이 단어를 만들었고, 이를 에스파냐어로 옮기고 서문을 썼던 케베도는 유토피아를 ‘그런 곳은 없다’라고 번역했다. 상상 속 유토피아와 함께 현실의 유토피아,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유토피아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등장한다. — 들어가며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 페데리코 구스만 루비오 지음, 조구호.남진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