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에게 할 수 있는 말 중 변함없는 최악의 평가는 그의 미술이 ‘무해하다’는 것이다. 「전쟁터의 미술」에서
미술의 힘. 보리스 그로이스 지음, 남수빈 옮김무엇이든 물어봐 책상 아래에서의 10분은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이었다. 마치 폭탄이 우리 곁에 닿을 수도, 우리를 방해할 수도 없다는 듯이, 혹은 (사무실에서 전투기들을 통제하고 있을 유럽 군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잠시 멈춰 서서 마치 우리와 함께 초를 세고 있는 듯이, 그 시간이 신성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여자애들은 대부분 쎄쎄쎄를 하거나 수수께끼 게임을 했다. 몇몇은 세상 모든 것과 그 모든 가능성을 감싸고 있는, 창문으로 자욱이 쏟아지는 뿌연 빛에 넋을 잃기도 했다.
깨어 있는 시간과 꿈꾸는 시간 사이에. 헤바 하이에크 지음, 이명훈 옮김삶 이후에 쇼핑이 있을까? 자본주의는 역사상 처음으로 “삶에 쇼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야 하는 사회다. 나는 디프나 같은 사람(쇼핑 중독자)을 어리석거나 비도덕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그녀는 착취당하고, (조용히) 고통받으며, 절제나 심리치료, 종교 등의 온정주의적인 요구보다 나은 대우를 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다. 그녀는 가족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으며, 다만 자신의 습관을 필연적으로 만드는 조건들을 인식하고 그런 조건을 직접(다른 이들과 함께) 정치적으로 깨뜨릴 수 있는 비판적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디프나가 자기 삶을 쇼핑으로 축소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사는 세계가 시장과 실존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가장을 오래전에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계를 그저 거울처럼 비춘 죄밖에 없다. (1장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
좌파 생활. 앤드루 펜다키스 지음, 유강은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