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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문장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그것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우리의 문화적 강박은, 초인 유형 여성에게 갑자기 즉흥성을 수용하라거나 허당 유형 남성에게 두세 수 앞을 내다보며 계획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인지노동의 배분을 학습된 기술이 아니라 타고난 자질의 결과로 이해하는 방식은, 커플들이 자신들의 이상과 어긋나는 관계 패턴에 갇혀 있도록 만드는 데 일조했다.

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앨리슨 데이밍거 지음, 전경훈 옮김

사랑하기 위해 삶 전부를 바칠래요 그 전엔 죽지 않아요 그것이 사랑이야 당신에겐 없는 것

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젠장, 그놈의 일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직장생활 1년 차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 책을 읽을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전철에 타고 있는 동안이나 밤에 잠들기 전의 여가 시간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SNS나 유튜브를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휴일 아침에 늦잠을 잔 시간을 책 읽는 데 썼어도 됐을 텐데.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책을 펼쳐도 눈이 저절로 감겨버렸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스마트폰의 SNS 앱을 누르고 있었다. _<들어가며> 중에서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하하, 전쟁이란 그런 거지. 피해 없는 전쟁이 어디 있겠나.” “그럼 우린 왜 끝까지 죽음 속으로 돌진해야 하죠?” 왕 씨는 곁눈질로 청년을 보았다.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질문이 들리자, 그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만약 자신이 총을 들지 않았다면? 만약 그 참혹한 전장 속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표류. 트엉하 지음, 배양수 옮김

이 사람들은 그런 걸 만들고 싶어하는구나. 사람 마음에 영원히 남아버리는 것을. 나 역시 그런 걸 만나고 싶다. 어떤 작품이 완전히 내 것이 되는 순간. 무언가가 살이 되어 내 몸을 이루고 피가 되어 내 몸을 흐르는 순간. 만화라는 것이 상처를 받을 준비가 된 사람과 상처주고 싶은 사람들이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면 나는 두말할 것 없이 만화를 좋아한다. (…) 나는 그 만화를 읽음으로써 그걸 만든 사람의 일면을 조금이라도 엿보게 되어, 다가가서, 결국엔 그 사람에게 닿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만화를 통해 사람을 좋아하고 싶은 것이다.(「좋은 만화 합숙」)

펀치 : 맞을수록 강해지는 만화 편집자 이야기. 김해인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