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우리는 저항이 ‘체질’이 된 양 살아가고 있다. 멈추면 안 될 것 같고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우리를 밀어붙였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항이 체질이라는 말은 그만큼 정상적인 삶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통제와 폭력, 공포가 일상이 된 탓에 선택지가 사라졌고, 그래서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결코 기쁜 이야기일 수 없다.
나라는 사람. 슈붕 지음모성에 관한 시적인 에세이를 탐구하면 할수록, 형식이 내용과 기이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초현실적이고도 소름까지 돋는 감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놓인 이론적 상황이 몹시 흥미로웠다. 장르가 혼합된 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예술이 되어버렸다. 몸속에 작은 여자를 품은 여자보다 더 혼종적인 장르랄 게 있을까? 과연 엄마-작가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사례가 될 수 있을까?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여러 공간들을 하나의 실재하는 공간에 병존시킬 수 있는 존재가?
하얀 잉크. 캐럴라인 해굿 지음, 최리외 옮김우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먼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산업이 계속해서 정교해지고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사회, 타인, 현실과 맺는 관계, 주관을 구성하는 도식이 무한히 변화하도록 일조하는 길이 있다. … 다른 한 갈래는, 수많은 요인으로 기어이 발생하고야 말 것처럼 보이는 그 어떤 상황도 필연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 길이다. 이는 무엇보다 근본적이고 불가침하다고 여겨지는 가치를 지키려는 우리의 완강한 의지 때문이다.
유령의 삶. 에릭 사댕 지음, 박지민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