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리뷰라기보다 쓸데없는 이야기인데, 나도 진경과 세연처럼 잘 모르겠는 친구가 있다. 정말 모르겠는데도 신상조사를 한 적이 없다. ㅋㅋㅋ예를 들면 나는 그 친구가 어느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했는지 조차 모른다. 재수할 때 만났는데 갑자기 만나고 취미가 닮은 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 둘다 파워N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현실로 내려와 앉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호구조사가 서로 잘 안 돼 있다. 다른 F/T, J/P 이런 건 잘 모르겠는데 지난 번에 우리가 S가 아닌 건 진짜 확실하다는데 서로 동의하였다. 만나면 맨날 만약, 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아니면 소설이나 드라마 주인공 이야기를 공통의 친구 근황 이야기처럼 한다. 우리가 하는 현실 이야기라고는 언제 몇시에 어디에서 만나자 뿐인데 그것도 미래 가정적인 이야기이긴 하다. 지난번 무심코 그 친구가 사는 동네를 지나가다가 여긴 맛있는 떡볶이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그리곤 까먹고 있었다. 이번에 그 친구가 맛있는 떡볶이집을 발견했어 만나자! 했는데, 그러다 지난 기록에서 내가 물어본 게 보였다. 우리는 서로가 잘 뭘 모르는데도 이렇게 서로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나의 취향을 배려해서 떡볶이 집을 가자면서도 먹어도 되는지 물어봐주었다. 나도 말했다. 다이어트 하고 있으면 안 먹어도 되는데. 나는 늘 먹고 싶은게 매 끼니마다 세개씩 생겨서 걱정(?) 안 해도 돼! 또 한 친구는 주량이 세다. (이 친구는 S인게 분명한 친구고 만나면 늘 사는 이야기 한다. 내가 질문 들을 때마다 너는 어때?만 반복해도 자동으로 서로 신상에 대해 빠삭하게 알게 된다. 그것도 신기하다) 내가 그 친구를 못 따라간다. 그래서 술을 시키면 내가 한 모금 마시면 친구가 그걸 다 마셔버린다. 그 비율만큼 우리는 차이가 있다. 내가 그나마 한컵이상 마실 수 있는 술은 막걸리이고 숙취도 거의 없는 게 나는 막걸리인데 내 친구는 와인과 맥주가 덜 취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친구가 술 이야기 하고 그친구가 먹자는 술 마시러 가면 그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친구가 먹자는 맥주는 다 맛있다. 맥주를 몰라서 나는 늘 달달한 코젤이나 스타우트 흑맥만 마시는데, 뭔진 모르겠지만 꽃향기나 시트러스향이나 밀맛 같은 걸 그 친구 때문에 알게 되었다. 달거나 드라이한 이유나 와인산지 같은 건 들어도 맨날 까먹지만 지치지 않고 늘 물어보면 말해준다. 어차피 맥주를 먹나 와인을 먹나 칵테일을 먹나 막걸리를 먹나 늘 한 모금 대 한 컵인데도 술을 잘 못먹는 나를 위해서인 것 같은데 자기한테 잘 안받는 막걸리를 먹으러 갈 때가 있다. 그 친구의 막걸리 한 사발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고 보니 막걸리 먹고 싶다. ㅋㅋㅋ 그냥 장수막걸리나 국순당 생막걸리로. 먹다 남으면 그냥 빵 만들고. 버터로 겉을 빠삭하게 구운 맥주빵이 더 맛있지만 ㅋㅋ 지금 금식이라 배고파서 이런다. 일단 먹는 거 주는 사람 생명의 은인.
Persona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