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핑크벽돌로 유명(?)해서 언젠간 읽어야지라는 북호더의 기약 없는 기약만을 믿고 책장에서 오래 기다리는 중인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비판하는 책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책을 구매할 때에도 다면적인 인간의 특성 중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한 인간찬가 같은 책이겠거니(아직 비판대상인 책을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막연히 생각했다. 비판서인 이 책을 토대로 스티븐 핑커의 책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는 있었다. 다만 원래 계획인 우리본성의 선한 천사 옆에 전자책으로 읽은 이 책을 구해서 스티븐 핑커의 책 옆에 비치하려던 계획은 일단 유보하려고 한다. 인간의 다면적인 특성에 대해서 말했는데, 나는 인간의 성격을 선하다/악하다라는 이면적으로 분류하기보다는 예를 들어 정치성향이 극좌-극우까지 양 극단사이의 스펙트럼에 위치하는 것처럼 어떤 주제나 문제(트롤리 딜레마 같은)에 대한 다양한 반응의 긴 스펙트럼 상 어느 위치에 위치하느냐로 구분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책은 주로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스티븐 핑커의 책을 비판하는데 책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스티븐 핑커는 '진흙발로 집 안에 들어와 식탁위에 발을 올리고 카페에 재를 쏟는 객'과 같다던가 아~ 최신 연구는 그게 아닌데 ㅋㅋ 아 통계나 그런거 제대로 볼줄 모르는듯??ㅋㅋ 하는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이런 표현을 볼때 들었던 생각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비판한다던 책인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글쓰기 방식과 유사하게 느껴졌다. 특히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나 하위언스(호이징아)의 중세의 가을 같은 책의 내용도 복잡한 중세를 1차원적으로 희화했다는 식으로 지난 45년간 중세연구가들이 평가한다거나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 대해 사라 버틀러는 길게 설명하다가 이어지는 논문의 저자 필립 드와이어가 이제 우리는 푸코가 다 맞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표현한 직후에 이어지는 그저 논란이 있다는 식의 다소 비겁하게까지 읽히는 논지 전개 방식은 그야말로 맥그래스식의 글쓰기처럼 보인다.역사학자들이 만장일치로 푸코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는 자기방어적인 표현이나 명확하지 않다 증거가 없다는 오락가락하는 표현들도 읽는 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렇다고 스티븐 핑커를 도킨스에, 이 책의 저자들을 맥그래스에 그대로 등치시기기엔 인간본성의 선한 천사를 읽지 않은 입장에선 아직 조심스럽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핑커를 신자유주의와 서구문명의 폐해까지도 옹호'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데(1장) 이런 모습은 좌파와 우파의 긴 스펙트럼에서 기준점을 어디로 잡느냐의 문제, 즉 스티븐 핑커보다 좌측에 있는 사람이 너는 우파라고 규정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다양한 논문으로 스티븐 핑커의 책을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증거와 참고자료로 그 비판도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는 당연하다. 인간의 본성이 착하기만 하고 악하기만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차치하더라도 그 몇백 몇천년 사이에 그 본성이 그리 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에 회의적인 나로서는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의 주장에 더 끌리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인간찬가를 노래하는 창작물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스티븐 핑커의 책의 제목에 끌렸던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희망과 인류의 진보를 믿고 싶기에. 이 책은 스티븐 핑커가 서구유럽을 중심으로 기술했기에 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의 증가한 폭력 같은 것을 핑커가 의도적으로 외면했거나 취사선택했음을 비판한다. 그 두꺼운 책에도 모든 것을 다 쓸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예외 사례를 가져오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이 동아시아 대한민국에서도 런승만이 4.19로 런하기 전까지 저질렀던 폭력(거창양민학살사건이나 국민방위군사건,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다까끼 마사오가 저지른 숱한 폭력, 전대갈이 저지른 끔찍한 폭력의 연장선에 있던 윤두창의 내란에도 1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윤두창과 그 내란일당,잔당들에게 얼마나 관대한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흑인 노예무역의 폭력성과 BLM운동 그리고 폐미니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제가 등장하는데, BLM과 흑인 인권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 스티븐 핑커의 책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의 반박서의 제목으로 the "DARKER" angels of our nature로 정해서 출간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dark skinned people 또는 dark elf 들이 어떤 의미 또는 이미지인지 몰랐거나 무시한 것이 아닐까. black&white의 함의라던가 dark는 악하다는 이미지와 의미로 사용하고 번역해도 된다는 것에도 딴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이는 비판의 껀덕지를 언어학이나 (인종)감수성의 영역 등으로 확장하면 자신들조차 비판의 대상으로 쉽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번역적인 측면에서 ~한 바(25회), ~는바(126회), ~는 바(34회) ~한 때문(8회)이다 같은 반복되는 표현이 영 나에겐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는 사소한 바, 사실 관계에 대한 오류도 보이는바 이것이 번역의 문제인 때문이다.최초의 대규모 “전쟁war”이었던 이른바 겐페이전쟁源平合戰. Gempei〔Genpei〕 War(1180~1185)은 두 무사 귀족 집안이 황실 계승이라는 미명하에 서로 맞붙은 사건이었다. 퇴위한 고시라카와後白河天皇 천황의 이름으로 싸운 미나모토씨〔겐지〕源氏 가문 및 그들의 동맹도, 교토에서 정권 강탈 시도를 했던 조상을 둔 다이라씨〔헤이시〕平氏 가문도 대규모 군사를 전투에 내보낸 것이 아니었다. 사회 엘리트인 무사들 수십 명이 현대 조랑말 크기의 말을 탄 채 서로에게 총을 쏘고 보병들은 상대 보병 및 기병들과 싸웠다. 전투 중 즉사는 많은 경우에 드물었고, 또한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부상자도 전쟁 보고서에 따르자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15제11장 마이클 워트의 비판의 렌즈로서 일본 역사에의 폭력에 겐페이 전쟁(1180~1185)에 대한 내용 중에 "서로에게 총을 쏘고"라는 문장이 보이는바 일본에 총기가 전래된 것은 15세기이고 최무선이 화약 제조는 14세기 무렵이다. 이는 (화살을) 쏘다의 동사 shoot 또는 fie를 총을 쏘고 로 번역한 것이 분명한 바, 역자의 자질을 의심케 한 때문이다.
활자읽는게좋아님
#내돈내산책📚 전에 블루홀식스 출판사에서 모집한 우사미 마코토 작가님의 <꿈 전달> 서평단을 시작으로 이 작가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마지막 5페이지, 당신은 반드시 눈물을 흘릴 것이다. 라는 문장에 홀린 듯이 사서 읽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나 MBTI의 T. 그것도 대문자 T를 담당하고 있어서 눈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책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남편의 여성편력과 거액의 빚, 그리고 이혼으로 인해 아들과 갑작스럽게 길거리에 나앉게 된 만삭의 임산부 에리코. 그녀는 어떻게든 살 방법을 구하기 위해 전에 일했던 찻집까지 찾아가지만 거기서도 뾰족한 수가 없던 와중에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사이비. 통칭 ‘시온의 빛’에 포섭되면서부터 에리코와 그녀의 아들 와타루와 뱃 속의 딸 마리나까지 이 가족의 삶은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몇 년 전에 생긴 사이비집단을 배척하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왕따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학교를 다니는 와타루. 그가 반응하지 않자 더 가혹하게 폭력을 가하던 양아치들. 그 와중에 파란 눈을 가진 ‘아오토’가 전학 오고, 자기와 동질감을 느낀 것인지 아오토가 자신이 가진 신비한 능력으로 와타루를 구해주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게 됩니다. 한 학기, 한 학기를 무사히 버텨가던 와중에 드디어 와타루의 동생이 태어나고, 사이비 집단에서는 그 아이, 마리나를 신의 아이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 이상해져가는 어머니, 눈 앞에서 자신의 자식이 죽었음에도 그에 대해 슬픔을 느끼기 보다는 교주의 말을 더 믿는 어머니. 그런 동생을 차마 포기할 수 없어 와타루는 끝끝내 강을 헤엄쳐 마리나가 담겼던 ‘상자’를 구해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오토의 가족에게 찾아가게 됩니다. 물론, 그런 선택이 그들과 ‘이별’을 초래할 줄 모르고 한 선택이였겠지요. 이 뒤로도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와타루가 어떻게 사이비 집단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지, 과연 마리나는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인지, ‘가오’는 왜 하필 와타루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오토의 가족의 능력은 과연 능력일지 아니면 ‘저주’일지, 그리고 이 모든 일의 근원인 ‘크로마’는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진짜로 ‘타르바간 바이러스’는 인위적으로 퍼진 것인지 아니면 ‘순리’인지까지. 책 한 권에 엄청나게 촘촘하면서도 세밀하게 하나의 세계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물론, 아쉬운 부분들도 있죠. 예를 들면 크로마 왕국에 관한 이야기나 ‘저주’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불멸자’를 죽이는 부분에 관한 이야기나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상상을 하게 해주는 ‘결말’이 그러합니다. 그럼에도, 420쪽의 책을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재밌기도 합니다.물론, 중간중간에 복선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기쿠치에 의한 폭행이 일어난 장면에서 와타루가 의식을 잃은 부분과 강아지 ‘헬터’가 되살아나는 부분 그리고 마리나를 위해 올리브가지가 필요한 부분이자 ‘기렌’이 남긴 말에서 유추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와타루가 ‘가오’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기시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장면 또한 유추를 해 볼 순 있는데. 솔직하게 처음 읽을 때는 어렴풋이 그럴지도. 라는 생각이라 정체가 반전 있기는 했습니다. 결말은 어떻게 본다면 ‘열린’ 결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연, 진실로 그들의 가족이 그러한 파멸을 맞은 이유는 ‘전단지’ 한 장 때문일까요.사이비 종교 집단만 피한다면 그러한 ‘죽음’과 ‘되살아남’을 경험할 일이 없을까요. 글쎄요.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약간 뭐랄까. 결국엔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꾼다는 것은 어떻게 본다면 파생되어 일어나야 할 사건들이 못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기에 하나의 ‘타임 패러독스’로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머리 아픈 생각들은 젖혀두고.와타루가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정말 진심입니다.결국 어찌되었던 어떠한 상황에서든 ‘아이’는 ‘보호’받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니까요.(다만, 그 긴 세월 동안 결국 아이에서 자라지 못한 아오토는 그럼 다시 와타루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없어진 시간선이 될지 이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 결말입니다.)#아이는무서운꿈을꾼다#우사미마코토 #블루홀식스출판사#일본소설 #미스터리 #사이비 #마족#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서평글📝
윤딩님
세이노(SayNo)

성해나 지음

김난도 외 지음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유진 피터슨 지음, 김순현 외 옮김, 김회권 외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