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게 손을 뻗어 손을 달라고 했다"
'눈사람 여관'으로 홀로 떠났던 이병률이 돌아왔다. <찬란>,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의 시와 산문을 통해 떠나고 머무르는 사연들, 그 정결한 감상에 대해 말해오던 시인이 2013년 이후 발표한 시 60편을 소개한다.
이병률의 시, 혼자 있고, 이미 떠나왔고, 지나간 자리에서 가만히 이야기한다. 감정은 이미 끝났고, 속절없는 감상만 남아 있다. 그러나 고됨을 알면서도 차마 포기하지 못하는 어떤 정서들. "내게 공중에 버려지는 고된 기분을 / 여러 번 알리러 와준 그 사람을 / 지금 다시 찾으러 가겠다고 길을 나서고 있는 나를 / 나는 어쩔 것인가요" (<그 사람은 여기 없습니다> 中)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마음들을 언어로 묘사할 방법을 찾고 싶을 때, 이병률의 시집에서 그 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시 MD 김효선 (2017.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