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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권하는 책

[마이리뷰] 폴링 인 폴

백수린 작가 책은 나오자마자 보는데 그의 초기작은 못 읽었었다. 그의 첫 소설집이 십년 만에 재출간되어 반갑게 읽었다. 바쁘고 사람들에게 시달려 글자가 들어오지 않고 더군다나 소설은 읽을 수 없었던 차에 역시나 믿고보는 백수린 작가 덕분에 소설의 세계로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 백수린 작가가 이런 작품도 썼나 싶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는 작품들로 꽉찬 소설집. 꽤나 시대를 앞서간 작품도 있었고 현재 그의 작품들의 뿌리를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있었다. 역시 픽션의 세계에 들어가야 힐링이 되는 부분이 있다. 나이가 들면 현실이 더 다이낵해서인지 소설이 안 읽힌다고들 하는데 그래도 역시나 소설은 소설만의 힘이 있다. 나이들어도 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이 되고 싶다.

JYOH님

추리소설 읽는 법 / 양자오

여는글장르소설과 순문학소설의 가장 큰 차이는 장르소설은 단 한 권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무협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은 없고, 로맨스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도 없듯, 탐정추리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도 없다. 탐정추리소설의 재미는 각 소설 간의 호응과 간섭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탐정추리소설 읽기를 즐기는 사람은 최후의 답안, 그 합리적이고 유일한 해석에 흥미를 느끼고 집착한다. 그렇지 않은가? 탐정추리소설을 어느 정도 읽고 나면 더는 당장 손에 쥔 책을 읽기만 하지 않는다. 책 뒤에 자리한 장르문학의 미궁으로 들어가, 손에 쥔 책의 수수께끼를 푸는 동시에 미궁의 출구를 찾는 놀이를 하게 된다. 시체, 단서, 밀실, 명탐정, 알리바이 증명, 범죄 심리, 주고받는 대화 속 두뇌 대결, 나아가 궁극의 추리논리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은 과거의 저 소설(들)을 계승하거나 저 소설(들)에 도전하고, 이에 따라 독자가 이 소설을 이해하고 추측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훼방을 놓는다. 6-7)오래도록 고민한 끝에 나는 몇 가지 원칙을 정해 책을 선정했다. 첫째, 탐정추리소설이 가진 ‘장르’ 특성으로 돌아가, 장르에서 선구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을 골랐다. 바꿔 말하면, 이후에 수많은 모방작이 나온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읽으면 탐정추리소설의 규칙이 이루어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이해할 수 있고, 독자는 추리소설의 세계로 들어오기 위한 기초를 재빨리 닦을 수 있다. 둘째, 내가 다시 읽고 싶은 작품을 찾았다. 분량은 많을수록 좋았는데, 그러면 다시 읽기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좀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작품 안팎의 텍스트에 일정 정도 복잡함이 있는 작품으로 선택했다. 내부 텍스트가 충분히 복잡해야 자세히 분석할 만하고, 겉으로 봐서는 한눈에 알 수 없는 깊거나 모호한 정보를 캐내는 맛이 있다. 외부로 연장된 복잡함은 한 시대, 한 사회의 특징과 연결 지을 수 있으며 다른 수많은 책, 다른 문화 현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9)1 호기심의 시작추리소설의 기원은 어째서 19세기일까? 이 시기의 유럽에서 범죄는 더 이상 개인의 일이 아닌 사회 현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사람들의 시선은 ‘sin’(죄악)에서 ‘guilt’(죄악감)로 옮겨 갔다. 교회의 지위가 추락하고, 기독교가 여러 방면에서 의심과 공격을 받으면서 ‘죄’는 더 이상 개인 양심의 문제이거나, 죽은 후 천국에 가거나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게 되었다. ‘죄’는 ‘이 세상’에 있으며, 현실 세계에서 사회의 수단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인식이 바뀐 것이 19세기에 완성된 거대한 변화였다. 또한 19세기의 유럽에는 도시화가 폭넓게 일어났다. 누가 누군지 서로 잘 알고, 피차의 생활상을 훤히 아는 농촌에서는 범죄 행위가 다른 사람의 이목을 벗어나기 어려운 까닭에 범죄 욕망을 억누를 수 있었다. 그러나 도시 이주 후 누구도 나를 모르고, 누구도 내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 상황은 죄를 저지르고 처벌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을 부추기는 것과 다름없었다. 14)# 추리소설의 3대 요소 : 탐정, 미스터리(수수께끼), 추리초기의 탐정추리소설은 범인을 찾고 범죄 과정,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한 수법을 설명하고 나면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쳤다. 그러나 어떤 작품은 ‘누가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왜 했는가’에도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동기를 조사하고 범죄 동기에서 범죄에 대한 정보, 나아가 범죄가 일어난 사회와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범죄는 매일 일어나고 그중에는 기이하고 다채로운 사건이 넘쳐난다. 만약 매체의 요란한 기사만을 본다면 우리는 깊은 인상을 받을지언정 그 사건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 사건은 우리와 다른 이상한 사람이 벌인 이상한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리라. 그러나 추리소설은 독자가 범죄를 나와 상관없는 일로 여기도록 두지 않는다. 범죄 현상을 꿰뚫고, 범죄 행위를 해석하는 것은 보편적인 논리와 이치이며, 이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고 일상 행동을 관할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와 이치다. 19)코넌 도일은 장장 몇십 년간 수십 가지 이야기 속에 허구의 인물 한 명을 묘사하면서, 강한 인내심과 의지로 홈스의 일관성을 지켰다. 홈스의 외모부터 성격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어떤 사건의 의뢰자나 용의자를 만나든 홈스의 생각, 태도, 반응은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홈스는 겉으로 보면 논리만 보고 이치만 믿는 추리 기계 같다. 그는 감정이 일처리를 방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소설에서 왓슨은 자기가 기껏 머리를 굴려 답이라고 말한 내용을 홈스가 비웃자 의기소침해한다. 홈스는 왓슨이 한 추리의 빈틈을 지적하지 않고 그가 감정적으로 구는 부분을 질책한다. 그러나 코넌 도일은 소설에 홈스의 부드러운 내면이 무의식중에 드러나는 자잘한 일화를 여기저기에 수없이 장치해 둔다. 홈스를 묘사하는 내용을 스무 번, 서른 번, 쉰 번 읽고 나면 우리는 같이 사는 사람만큼 홈스에 대해 훤히 알게 된다. 홈스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이것이 일관성이다. 26-7)코넌 도일의 시대에 가장 일반적인 소설 서사는 전지적 시점이었다. 신처럼 모든 일을 다 아는 인물이 소설 속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전지적 시점에는 문제가 있다. 객관적인 묘사와 서술로는 독자가 서술자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화자에게 이입하기 쉽지 않아서 공감하고 느낄 상대가 분명하지 않다. 일인칭 시점에도 한계가 있다. 그중 한 가지는 (홈스 같은) 극도로 특이한 인물에게는 감정 이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코넌 도일은 세심하게도 전지적 시점과 일인칭 시점 사이, 객관과 주관 사이에 놓이는 신선한 서사 방법을 발명했다. 왓슨은 코넌 도일의 또 다른 돌파구이자 성과다. 코넌 도일은 추리소설뿐 아니라 소설의 역사에 독특한 서사 방식을 창조했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을 골라 주인공 곁에서 이야기를 말하게 하는 것이다. 소설의 문장과 사건 기록은 모두 왓슨의 시점을 거친 것으로 주관적 판단과 강한 호불호가 뒤섞인 그의 정서가 독자에게 전달되어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28)왓슨이 있기에, 홈스는 우리에게 그의 모험이 얼마나 놀랍고 위험했는지 얼마나 대단했는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는 더 놀라고 더 위험하게 느끼고 더 대단하게 여기게 된다. 홈스가 있으면 왓슨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끝없이 대비가 일어난다. 왓슨이 스스로 보기에 뭔가 끝내주는 해결책을 생각해 냈거나 더 이상 합리적일 수 없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마다 그의 해결책은 달랑 두세 쪽이면 뒤집히고 아이디어는 오류임이 증명된다. 하지만 왓슨은 절대 광대 역할이 아니다. 코넌 도일도 일부러 왓슨에게 황당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떠맡기는 게 아니다. 아니 왓슨의 생각은 대체로 우리가 떠올릴 법한 생각이기도 하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왓슨의 입장에 선다. 그러다 이따금 왓슨보다 훨씬 빨리 사건의 단서를 파악했거나 홈스가 입을 열기 전에 왓슨의 추리가 어긋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왓슨과 홈스의 사이에 서게 되고, 그 순간 색다른 재미와 만족을 얻는다. 33)우리가 ‘셜록 홈스 시리즈’를 한두 편이 아닌 전편을 모두 읽었을 때 사라지지 않을 즐거움 중 하나는 점점 분명해지는 ‘나의 친구 홈스’의 모습이다. 우리는 홈스를 알게 될수록 왓슨과 마찬가지로 이 사람에게 탄복하고, 이 사람을 좋아하고, ‘나의 친구’로 여기게 된다. 또 다른 즐거움도 있다. 홈스가 쓴 추리 수법은 기본적이고 일반적이다. 코넌 도일에게 추리의 기본 게임 규칙을 세울 자유가 있었던 덕분이다. 나중에 추리소설을 쓴 사람은 모두 코넌 도일이 세운 규칙을 지키는 한편 추리 수법에서 홈스를 뛰어넘을 아이디어를 궁리해야 했다. 따라서 이후의 추리소설에는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보이는 어떤 단순함을 담기 어려웠다. 그 단순함이란 일반 과학 원칙과 경험 법칙에 의지하며, 지나친 기교를 부리거나 독자를 헷갈리게 하기 위해 연막탄을 피울 필요가 없고, 이야기의 흐름이 간결하며, 작가가 스스로 생각한 수수께끼에 의기양양함이 없고, 작가가 독자를 도발하거나 조롱할 일이 없는 것을 말한다. 37)2 그리하여 그는 영웅이 된다‘hard-boiled’는 보통 달걀을 익힐 때 쓰는 말로, 완숙 계란을 뜻한다. 달걀을 삶아도 삶은 달걀의 본질은 여전히 달걀이다. ‘하드보일드 맨’으로 번역되는 중국어 ‘硬漢’은 무척 억세고 강해서 사람을 때려 길바닥에 쓰러뜨릴 정도의 건장한 사나이를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hard-boiled’라는 단어를 보면, 특히 달걀을 생각해 보면 ‘하드보일드 맨’의 강함은 그런 강함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벽과 비교하면 ‘hard-boiled egg’는 여전히 약한 달걀일 뿐이다. 다른 점이라면 그렇게 약해 보이지 않는 척한다는 것이다. 날달걀과도 다르고 다른 알과도 다르다. ‘hard-boiled egg’는 벽에 부딪힌 순간 흰자위와 노른자위를 쏟아내 참담하게 패배한 불쌍한 모습을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벽에 대항할 수 있고 벽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꽤 단단하다고 여겨 이따금 벽처럼 단단한 상대에도 대항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벽 앞에서 ‘hard-boiled egg’는 여차하면 강한 척하는 달걀로 돌아갈 뿐이다. 45-6)‘하드보일드 맨’, 그중에서도 특히 ‘하드보일드 탐정’은 모두 ‘말수가 적다.’ 딱히 떠들 만한 것 없음. 헤밍웨이가 해밋과 챈들러에게 물려준 ‘하드보일드 맨’ 스타일이다. 우리는 이 딱히 떠들 만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며 그가 뽐내지 않으려 하고 자랑하고 싶어 하지 않는 과거에 얼마나 요란하고 화려하며 웃고 울 만한 일이 있었는지 상상하고 추측하게 된다. 따라서 소설을 읽으면, 우리와 말로의 관계에는 챈들러가 드러낸 부분 외에 우리가 상상하여 참여한 부분이 존재한다. 이런 상상력을 갖추었거나 상상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가 독자가 챈들러의 소설에 들어갈 수 있는지,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가른다. 헤밍웨이에서 해밋에 이르면서 ‘하드보일드 맨’은 ‘하드보일드 탐정’이 되었지만, 우리는 그 사이의 아이러니를 기억해야 한다. ‘하드보일드 탐정’에게 가장 눈에 띄는 동시에 사람을 매혹하는 부분은 ‘하드보일드 맨’의 모습 뒤에 숨겨진 연약함이다. 55)챈들러는 설령 소설에서라도 한 사람의 죽음이 기록될 만하고 대답을 구해야 할 일이라면, 그 죽음은 우리를 곤란하게 하고 고심하게 할 만한 문명의 의제에 닿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이라 불리는 모든 것에는 구원의 성격이 있다. 만약 수준 높은 비극이라면 그것은 순수한 비극일 것이며, 연민과 풍자가 있을 수 있고, 거친 남자의 왁자한 웃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비열한 거리를 걸어야 하는 남자는 비열하지 않고 오염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 속의 탐정은 반드시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영웅이며, 모든 것이다. 그는 완전한 사람이어야 하며, 보통 사람인 동시에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상상의 문학, 고상한 문학은 인간 세상에서 벗어난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쓸 수 있지만 만약 실제 거리, 실제 세상을 쓰려고 한다면 다른 전략을 써야 하고 다른 주인공을 써야 한다. 이 주인공은 평범하되 평범하지 않아야 하며, 진실한 동시에 이상적이어야 한다. 57)헤밍웨이에서 해밋과 챈들러까지, 그들은 ‘영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했다. 챈들러는 특히 진지하게 탐색했다. ‘지금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영웅이란 무엇인가?’ 챈들러는 영웅을 그리고자 했다. 천상이 아닌 지상의 영웅, 그리스 신화 속 영웅이 아닌 로스앤젤레스 거리의 영웅, 구체적으로는 193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후반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았던 영웅을 말이다. 그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실재하는 환경에서 산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읽은 후 이 복잡하고 시끄럽고 실재하는 주변 환경에서 따뜻함, 안전한 느낌, 신뢰감을 갖게 된다.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낀다. 아, 이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이러한 설정에서 우리는 말로가 ‘슈퍼맨’이 아니며 ‘홈스’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홈스를 베이커 거리에서 1930년대의 로스앤젤레스로 데려온다면 그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59)챈들러는 말로가 ‘평범하게 좋은 사람’이기를 바랐을 뿐이다. 말로에게는 좋은 사람이 보통 갖고 있는 기질이 있다. 그는 사람을 해치지 않고, 일부러 남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것을 갖고자 하지도 않는다. 그가 가진 원칙의 마지노선은 상황이 다르다고 바뀌지 않는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다채롭고 기이한 환경에서 사는 평범하게 좋은 사람이지만, 그 다채롭고 기이하며 비상식적인 환경에서 그저 평범하게 좋은 사람으로 계속 사는 데에는 영웅 같은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먼저 영웅이 되어야 한다.” 사립 탐정인 말로는 사건이 얼마나 위험하든 조사가 얼마나 어렵든 사건에 얼마나 많은 이익이 걸려 있든 언제나 고객에게 하루에 이십오 달러를 지급하라고,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결산 때 보고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하는 동안 그의 손에서 얼마가 나가든 일당 이십오 달러만 받는다. 사건을 맡기로 하면, 그는 나중에 어떤 변수가 나타나도 포기하지 않는다. 64)챈들러는 또한 그의 이전에 형성된 탐정소설의 클리셰를 거부한다. 즉 소설의 끝부분에서 탐정이 여기에서 무엇을 보고 연이어 무엇을 찾아냈는지, 저기에서 무엇을 조사했는지, 마지막으로 결국 누가 어떤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어떤 방법으로 감췄는지 같은 사건의 추리 과정을 경찰이나 피해자에게, 범인에게, 그리고 실제로는 덜 똑똑한 독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한다. 챈들러는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는 말로가 만나는 일들을 독자가 따라가다 마지막에 스스로 단서를 이어 추리 과정을 풀길 기대한다. 단순한 세부 사항은 독자에게 넘겨 그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정하도록 해도 된다. 전체 줄거리란 결국 일련의 범죄를 일으킨 은혜와 원한과 애정과 복수이고, 이 부분은 말로가 분명하게 밝힌다. 사실상 인간관계와 동기에 대한 통찰에 기대어서야 말로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고, 말로와 그 배후에 있는 챈들러라 할지라도 반드시 범죄 과정의 모든 부분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었다. 71-2)3 탐정추리의 곤경을 돌파하다『장미의 이름』 이전의 에코는 서구 학계와 문화계에 약간 이름 있는 기호학자이자 중세사가였다. 현대 기호학은 기독교 신학의 성상학聖像學, iconography에서 연원한 부분이 있다. 기독교 문화에는 수많은 성상聖像, icons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것이 십자가 위의 예수와 성모상이라는 사실은 우리도 안다. 그러나 유럽의 오래된 도시의 옛 교회를 한 바퀴 돌다 보면 다양한 그림과 장식 문양, 각종 형태의 기물이 깊은 인상을 주어 절로 발을 멈추게 한다. 이 모두가 넓은 의미의 ‘성상’이며, 각각 대표하는 의미가 있다. 바꿔 말하면 모두 의미를 지닌 기호다. ‘성상학’은 성상에 담긴 상징 의미, 역사와 변화, 상징과 상징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에코는 이런 학문 기초를 가지고 자신의 탐정추리소설을 14세기인 1320년대로 설정했다. 이 시기는 기독교회 역사상 ‘대분열’의 재난이 일어났던 시기다. 로마와 아비뇽에 각각 교황이 나타나 서로 싸우는 기괴한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대였다. 91)소설은 우리에게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수도사 윌리엄이 성 베네딕토 수도회에 속한 수도원에 간다고 말한다. 이 설정은 소설의 시작부터 충돌과 긴장이라는 조건을 만들어 낸다. 성 베네딕토 수도회는 ‘클뤼니 개혁’ 이후 수도원 규율을 명확히 세운 조직이다. 수도원에서 지내는 수사의 생활, 예컨대 몇 시에 일어나 몇 시에 성서를 읽고, 몇 시에 노동을 하고, 묵상을 하는지에 대한 상세하고도 엄격한 규정이 있다. 그리하여 성 베네딕토 수도회는 유럽 각지에 방대한 수도원 체계를 형성했다.성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성 프란치스코를 계승하며, 이 수도회의 가장 중요한 정신은 세속의 모든 재산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었다. 성 프란치스코는 평생 베풀며 전도했고 일생의 거의 대부분 동안 회색 수도복 한 벌 외에는 다른 물건이 없었으며, 그가 보인 생활상의 모범이 당시 기독교회를 놀라게 하면서 성인의 자리에 올랐다.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수도사는 윌리엄처럼 사방을 떠도는 생활을 했다. 93-4)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수도사 한 명이 웅장한 건물, 수도원 소유의 장원莊園, 안정된 식량 공급과 전속 공인, 하인이 있는 대규모의 성 베네딕토 수도원에 갔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에게 재부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윌리엄이 속한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신념에 은근히 도전하고, 그들이 세속의 아름다운 사물을 거부하는 태도를 물으며, 그들이 인식하고 경험하는 신의 가장 정밀하고 신묘한 뜻과 권위를 교란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수도원이 보유한 재산 가운데 가장 특별하고 진귀하며 유명한 것이 책, 커다란 장서관에 보관된 신화와도 같은 풍부한 장서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 책들을 소장함으로써 스스로 기독교의 지식과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여긴다. 반면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윌리엄은 14세기의 진보적 인물이다. 그는 윌리엄 오컴, 로저 베이컨 등을 통해 새로 발전하는 논리 사고를 읽고 받아들이며, 여기에 세상을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남다른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94)수도원의 도서관은 악령이 지키는 듯 금지된 곳이다. 왜 이런 도서관이 있는 걸까? 도서관이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윌리엄의 믿음과 반대된다. 그들은 책 속에 이 세계에 대한 모든 진리가 숨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책을 통해 신의 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은 책에서 말하는 것은 믿지만 사람에게 책의 지식과 진리를 평가할 능력과 자격이 있음은 믿지 않는다. 그들은 책에서 말하는 것, 책에 기록된 것이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현실의 현상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믿는다. 한쪽에는 지식이 세계에 대한 조사, 연구, 탐색, 귀납에서 온다고 보는 윌리엄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도서관으로 대표되는 수도원 정신이 있다. 그들은 지식이 신에게서 오고, 책 속에 보존되어 있다고 본다. 뒤집어 보면, 잘못된 지식이나 잘못된 방식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면 인간의 영혼은 타락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지식이 반드시 엄중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쉽게 개방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95)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쓸 무렵 기호학은 서구 학계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었으며, 기호학과 밀접하게 호응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도 나타났다. 기호학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중요한 연결점은 기표와 기의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여, 기표와 기의를 우연하고 인위적이며 사회적으로 약속된 관계로 환원하는 데 있다. 우리가 ‘개’라고 말하는 동물과 ‘개’라는 이름 사이에는 본질적이고 필연적인 관계가 없다. 다른 사회에서는 ‘개’라는 동물에 다른 이름을 붙이며, 우리도 ‘개’를 다른 이름으로 바꿔 부를 수 있다. 우리의 생활은 기표와 기의 사이에서 비롯된 수많은 오해로 가득하다. 우리는 기표를 기의로 오해하고 이름을 본질이라고 여긴다. 포스트모더니즘에는 이런 오해를 운용하고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형식과 내용을 나누고 우리에게 형식에 속지 말라고 알려 주다가도 어떨 때는 우리가 어떻게 형식이 오도한 함정으로 빠지는지 작정하고 비웃기도 한다. 98)『장미의 이름』의 「서문」을 쓴 작가는 현대인(우리는 당연히 저자 에코라고 추측한다)의 말투로 어떻게 1968년에 오래된 수고手稿를 찾았는지 말한다. 그러나 당시 그의 연인이 원고를 가져가 버렸고 그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통로를 통해 원고의 내용을 손에 넣는다. 이 「서문」은 대단히 꼼꼼하게 쓰여서 진짜처럼 느껴지며, 이어지는 14세기 이야기와 현재의 작가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틀’을 잡아 주는 작용을 한다. 「서문」은 우리가 읽을 글이 소설가의 손끝에서 나온 허구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전해졌으나 이제야 겨우 빛을 본 옛 수고라고 믿도록 한다. 그러나 「서문」에서 엄격한 학술 규칙에 맞춰 인용한 옛 문헌은 모두 에코가 지어낸 가짜다. 수고 역시 에코가 지은 이야기이고, 수고에서 옮겨 적은 척한 윌리엄의 사건 수사 과정 또한 당연히 에코의 창작이다. 빈 것은 채우고 찬 것은 비워, 우리가 기호에 대해 당연히 연상하는 것을 부수고 뒤집기. 이것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심 사고다. 98)4 추리소설 그 이상을 보여 주다마쓰모토 세이초는 일본 사회파 추리의 개조開祖이자 오늘날까지 추격당해 본 적이 없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제2차 세계대전 전 일본 탐정소설의 추리 수법을 가져와 전쟁 후의 사회소설에 도입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에 태어나고 자라 전쟁의 광기와 잔혹을 겪었고, 전쟁이 가지고 온 파괴와 빈곤을 견뎌 냈다. 그는 날카롭게 전쟁 전후의 변화를 체득했다. 전쟁 전의 일본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그저 부평초처럼 떠돌며 지낼 뿐 어떤 발전이 없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새롭게 일어나는 사회에서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전쟁 후 일본의 혼란과 모색 사이에서 일어난 사람으로 그것을 깊이 관찰하고 느꼈으며, 사회파 추리소설을 창조해 시대가 그에게 준 것에 구체적으로 보답했다. 그는 추리를 미끼로 삼아 이후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엄숙한 사회 메시지를 전하고, 독자에게 ‘정의’란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사고하도록 요청하고 심지어 강요했다. 115)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에서 범죄 동기는 범죄 사실과 똑같이 중요하며, 심지어 범죄 사실보다 더 중요하기도 하다. 추리에는 추측과 조사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범죄 사건의 경과뿐 아니라 범인이 누구고 어떤 수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조사에서 도망치는지, 더욱 중요하게는 범인의 동기가 무엇인지 추론해 내야 한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올곧게 사건의 동기를 밝히는 길로 나아가며 그렇게 하고 나서야 사건을 종결짓는다. 그리하여 그의 손에서 발전한 특수한 서사 방식이 이후 사회파 추리소설에 전면적으로 계승되는데, 그 방식은 바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종종 범인의 동기에 숨겨 두는 것이다. 누구도 그것이 범인과 피해자의 일일 뿐이라고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그것은 그들이 함께 보내고 살아온 시대 속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그의 소설로 일본인이 고개를 돌리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몰아붙였다. 진정으로 ‘압도적’인 힘이었다. 117)미야베 미유키가 수십 권의 작품을 출간하기는 했어도 ‘국민 작가’로서의 정도를 보려면 『모방범』이 가장 훌륭하고 표준이 될 수 있겠다. 원서 단행본 기준 1,400여 쪽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 43명. 『모방범』을 읽고 토론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숫자다. 1,400여 쪽에 이르고, 43명의 인물이 움직이는 소설은 분명 한 가지 사건과 해결 과정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소설 속의 놀라운 연쇄 살인 사건을 통해 ‘거품 경제 이후’ 일본 사회의 면모를 설명하고 묘사하고자 했다. 『모방범』은 전통 일본 사회에는 없었던 ‘거품 경제 이후’에야 나타난 새로운 현상, 전혀 다른 정신 상태에 대해 말한다. ‘거품 경제 이후’의 일본 사회는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젊은이에게 어떤 준비도 시키지 못했다. 이 정신 상태의 출현은 거품 경제의 붕괴, 그러니까 오래 지속되리라 예측했던 번영의 급작스러운 정체 및 쇠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나아가 ‘거품 경제 이후’ 일본 사회의 방향을 상당한 수준에서 주재했다. 122)소설 『모방범』에서는 전지적 관점이 자주 쓰인다. 주요 등장인물 43명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소설에 43명의 인물이 나온다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43명의 등장인물 가운데 보조인물이 없다는 사실이다. 독자는 43명의 등장인물의 주관적인 시야로 거의 들어가다시피 하며, 소설은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두려워하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또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고 분노하는지 보여 준다. 미야베 미유키는 독자가 편하고 쉽게 얻은 수수께끼 풀이의 성취를 이후의 무거움으로 뒤집는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독자의 부담은 커진다. 미야베 미유키가 마쓰모토 세이초와 닮은 부분이다. 두 작가는 독서를 마친 독자가 산뜻한 기분을 느끼도록 하는 글을 쓰지 않았다. 독자는 자신이 명탐정만큼 똑똑하다고 자축할 수 없고, 법망이 성글지만 촘촘하다는 단순한 믿음을 강화할 수 없다. 소설에는 결국 끝이 있으나 소설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끝없이 근심한다. 이 사건이 해결될까? 끝과 해결은 다른 문제다. 132)그토록 많은 주요 인물이 병존한다는 말은 이 소설에 일반적인 의미의 ‘주인공’이 없다는 뜻과 같다. 『모방범』의 놀라운 특색은 이 작품이 주인공 없는 소설, 특히 추리하는 주인공이 없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 추리소설에는 ‘추리로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이 주인공을 맡는다. 초기에는 홈스처럼 우리보다 백배는 똑똑한 사람이 주인공을 맡았다. 나중에는 말로처럼 우리보다 백배는 운이 없고 백배는 고통스러운 사람이 주인공을 맡았다. 또는 달리 선택의 여지없이 사건 조사와 추리가 자신의 일인 형사, 검사 혹은 검시관이 주인공을 맡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누군가는 사건을 조사하고, 사건을 조사하는 사람은 어찌 되었든 적당한 때에 나타나 우리에게 사건의 진상과 추리 과정을 알려 준다. 『모방범』에는 이런 주인공이 없다. 억지로라도 주인공을 찾자면, 범인이 탐정의 자리를 대신해 소설에서 가장 주인공에 가까운 자리를 차지한다. 135)미야베 미유키는 일부러 독자가 아미카와 고이치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도록 두지 않았다. 어떤 악은 일정 정도에 이르고, 일정 정도를 넘어서면 이런 방식으로 해석될 수 없다. 해석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도덕적으로 해석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해석하지 않음은 하나의 가치 태도다. 악에는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지만 어떤 행위의 한계선은 해석과 합리화가 섞이는 것을 절대 거부하도록 한다. 우리가 해석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단 해석을 하면 이 사건 나름의 논리가 가진 의미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악에 대한 우리의 절대적인 경악과 혐오와 비난 또한 감소하게 된다. 아미카와 고이치가 지나온 삶의 역정을 자세히 기술하지 않고, 그가 어떻게 한 개인에서 악인으로 변했는지 쓰지 않은 것은 미야베 미유키가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악이 우리에게 주는 충격을 유지하고자 했고, 악이 가져온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이 다른 무엇에 섞이고 바래는 일 없이 똑똑하게 기억되기를 바랐다. 136-7)

nana35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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