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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에밀리 디킨슨 & 윤동주 & 셰익스피어 슬리브, 파우치 (시 기획전 포함 소설/시 2만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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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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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장본
  • 184쪽
  • 124*210mm
  • 356g
  • ISBN : 9788937409189
주제 분류
편집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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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새로 산 도마와 오래 살고 싶다"
"천천히 먹자 체하지 말고 나는 오늘 새로 산 도마와 오래 살고 싶다" (<가정 예배> 中) 삶에게 딱 이정도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슬픔이 뭔지도 모르고 / 그새 자라'(<투명한 집> 中) 버린 사람. '둥둥 떠다니는 마음 같은 건 / 다 가라앉아서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中) 생각하는 사람. 어떤 기억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어왔기에 그는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3부의 제목이기도 하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을까? 2019년 등단한 정재율의 첫 시집엔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의 말이 궁금하다.

'신발도 없이 죽는 건 서러우니까 / 매일 양말 먼저 신는다' (<현장 보존선> 中)는 다른 사람의 설움을 짐작하는 사람. 새끼 펭귄에겐 방수 기능이 없어 저체온증으로 작는 게 더 흔하다는 걸(<0> 中) 알고 있는 사람. '내가 처음으로 쓴 칫솔이 아직도 썩지 않았다는 게 이상'하다고 (<부표> 中) 문득 생각하는 사람. 이 사람의 눈으로 보는 여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여름이 되면 수업을 듣던 뒤통수가 자주 녹아갔다"(<레몬과 회개> 中)고 기억하는 여름의 향과, "바깥은 온통 내가 사랑한 여름이었다."(<여름은 온통 내가 사랑한 바깥이었다> 中)고 서술하는 여름의 온기. 정재율의 이 단정한 감각 사이에서 시를 읽으며 여름을 맞고 싶다.
- 시 MD 김효선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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