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
‘혼자만 잘 지내는 게 새 시대에 맞는 일인가요?’ 당돌한 질문을 던진 한 소년이 있다. 고대 이집트, 이크나톤 파라오 시절이 고위 관리였던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아모세.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둑이 되었고, 투탕카멘의 무덤을 도굴했다는 범인으로 지목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엉덩이 모양도 말투도 꼭 닮은 쌍둥이 형제 ‘이포’‘이피’와 원숭이 ‘뮤’는 아모세와 생사를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다. 여기에 말하는 고양이 ‘스핑크스’까지 합류해 힘을 보탰다. 파라오의 군대와 경찰은 ‘아모세 도둑단’을 추격하며 벼랑 끝으로 몰아간다.
이집트의 뜨거운 햇살 아래 상인들이 땀 흘리며 일하는 시장 골목, 비밀스러운 지하 통로와 나일강, 깊은 계곡에 자리한 왕의 무덤을 종횡무진하는 역동적인 모험담이다. 죄의식 없이 도둑질을 일삼던 소년이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순간, 3,400년 전 이집트 각계각층 인물들의 욕망과 신념이 어지럽게 충돌한다. 꼬마 도둑단은 타고난 호기심과 기지를 발휘해 역사를 뒤바꿀 암호를 풀어나간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플롯, 당대 이집트에 실제로 살아 숨쉬는 인물과 풍경을 보듯 철저한 고증과 실감나는 묘사가 일품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두려움을 모르는 매력적인 주인공 아모세를 응원하면서, 내가 살아가는 시대와 시대 속의 나를 생각하게 된다. 가슴 벅찬 희망을 품게 된다.
- 어린이 MD 이승혜 (201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