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 장편동화, 아직은 열두 살만큼의 조각"
제나는 울지 않는다. 울면 엄마가 다시 중국으로 보내버릴 수도 있으니까. 단 한 번도 아빠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장'에게 옛날처럼 보낼 버릴 테니까. 아니면 보육원으로 보낼 수도 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4년간 말 못 할 고생을 겪으며 제나를 낳은 제나의 엄마는 대한민국 땅에서 제나와 동생 미나를 키우고 있다.
열두 살이 겪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 많다. 자신을 버릴까 봐 매일 두려움에 떠는 제나. '북한 애'라는 말을 들을까 봐 잔뜩 경계를 세운 제나. 그 누구도 따뜻하게 제나를 제나 그 자체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을 누더기라고 부르는 반 친구들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그러나 어린이는 쑥쑥 자란다. "누더기의 다른 말 같은 모자이크." 어느새 자신을 모자이크라 부른다. "누더기는 거지 같은데 모자이크는 교회의 창문 같다." 알록달록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빛으로 반짝거릴 것이다.
- 어린이 MD 임아혁 (2021.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