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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이기호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2년, 대한민국 강원도 원주

직업:소설가 교수

데뷔작
1999년 버니

최근작
2025년 8월 <[큰글자도서]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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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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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빛과 결 
  • 송은유 (지은이) | 문학들 | 2025년 12월
  • 16,000원 → 15,200원 (5%할인), 마일리지 800
  • 세일즈포인트 : 70
송은유의 소설은 색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빛과 색이 먼저 감정을 불러내고, 그 감정이 다시 인물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테면 그의 노란빛은 따뜻함보다는 임종 직전 어머니 앞에 나타난 ‘노란 새’처럼 부재의 상징이자 잔열의 이미지다. 희망이 아닌, 잃어버린 희망의 온도를 드러내는 무늬에 가깝다. 회색과 잿빛 또한 다르지 않다. 병실 바닥과 지친 얼굴의 빛바랜 윤곽, 일상에 내려앉은 먼지의 색까지― 이 잿빛 명도는 눈물이나 분노보다 더 오래가는 감정, 견디는 자들의 시간을 뜻한다. 그리고 곳곳에 번지는 검은색. 이 검정은 어두운 기억의 가장 깊은 층위와 맞닿아 있다. 과거의 폭력과 상처의 응어리,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다른 이름이며, 한 번 묻으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우리의 결핍을 도드라지게 드러낸다. 이 밝음과 어둠, 명도와 채도의 변주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송은유는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지도, 빛보다 빛이 스며들지 못한 자리를 그려내는 지도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 소설집은 하나의 색채학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미세한 명암의 결을 더듬어 구분하는 색채학. 송은유는 지금 그 색채의 근원을 묻고 있다.
2.
“평생을 야구 심판으로 살아온 홍식이 ‘기물’로 취급되는 순간, 그의 삶 전체가 다시 판정대 위에 오른다. 《심판이라는 돌》은 시대와 문명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밀어내는지를 기발하고 정교한 설정으로 되묻는 이야기다. 다툼도 없고, 정교하기만 한 사회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돌’의 시대가 아닌가. 우리가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것이 ‘변수’의 스포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은 그 ‘변수’의 마지막 존을 향해 던져진, 날카롭고 군더더기 없는 묵직한 직구다.”
3.
어떤 소설은 사건 때문이 아니라, 작가가 구축해낸 리듬으로 인해 긴장감이 고조된다. 임수지의 《잠든 나의 얼굴을》은 불면과 가사, 기억과 돌봄의 세목을 반복·변주하며 인물들의 묘한 윤리적 긴장을 소리 없이 부상시킨다. 어디로 갔는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고모와 뇌출혈 수술을 받은 할머니, 그리고 나진의 과거가 미세한 호흡처럼 교차하는 동안, 이 작품은 그 어떤 부딪힘의 언어 없이도 맹렬히 싸우고, 그 어떤 포옹의 장면 없이도 열렬히 화해한다. 서로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모든 것이 다 가능해지다니! 1인칭 화자의 투명한 시점과 건조한 묘사, 감정의 과다 배치를 철저히 거부하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꾸 우리 각자의 빈자리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성장이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가는 일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이 바로 그 동행의 리듬을 증명한다.
4.
김홍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는 이제 말뚝이 되어버렸다. 말뚝처럼 조용히 당신의 거실로 찾아가 말을 걸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같이 ‘엉엉’ 울어주기만 하면 될 뿐. 그 어려운 일을 이 소설이 해냈다.
5.
이 소설 속 아이들은 문장을 뛰어넘어 자기 목소리를 냈다. 그것이 가능할까? 때론 가능하다. 작가의 진심이 인물의 진심과 맞닿아 있을 때, 그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된다. 그 어려운 일을 이 작가가 해냈다.
6.
김홍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는 이제 말뚝이 되어버렸다. 말뚝처럼 조용히 당신의 거실로 찾아가 말을 걸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같이 ‘엉엉’ 울어주기만 하면 될 뿐. 그 어려운 일을 이 소설이 해냈다.
7.
김주현과 이승윤은 자라서 누가 될까? 또 어떤 차별과 분노 사이를 오가게 될까? 『캐리커처』는 스리랑카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란 주현, 유학을 거쳤지만 소외의 경험을 가진 승윤을 통해 한국 청소년들의 관계와 일상을 세밀하게 재현한다. 이 작품의 특이점은 ‘이방인’의 자리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묻는다는 것, ‘미성년’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다룬다는 것이다. 아아,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작품은 우선 재미있다. 아이들의 우정과 배신, 열망과 상처의 드라마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묘한 긴장감을 유지하다 종내에는 그 둘의 미래를, 관계를 계속 궁리하게 만든다. 뭉뚱그리지 않는 캐릭터의 창출! 단요가 만든 이 주인공들을 오랜 시간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8.
소설가들은 늘 소재를 찾아 떠도는 존재 같지만, 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잦다. 말하자면 소재가 스스로 늦은 밤 작가의 작업실 문을 두드리며 차랑차랑 열쇠꾸러미 흔들리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일이 더 빈번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작가의 역량과 응대가 시험대에 오른다. 성해나의 두번째 소설집 『혼모노』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렇게 찾아온 손님들에 대한 성실하고 치열한 기록이다. 묘한 것은 그 기록들이 소재의 서사학적 구조 자체에 천착하기보다는, 그 구조를 떠받치는 사람들의 누추한 상처를 투시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건축, 영화, 메탈, 조형예술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사람들만 남는다.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 때문에 더 밝게 빛나는 상처들. 세대 간의 갈등을 손쉽게 무마하지 않으려는 정직한 태도, 인위적 도덕을 가차 없이 벗겨내는 담대함, 온기에 속지 않으려는 치열함. 정정하자. 소재가 저절로 작가를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성해나가 그 소재들을 불러낸 것이다. 그것을 작가의 ‘신명’이라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9.
소설가들은 늘 소재를 찾아 떠도는 존재 같지만, 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잦다. 말하자면 소재가 스스로 늦은 밤 작가의 작업실 문을 두드리며 차랑차랑 열쇠꾸러미 흔들리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일이 더 빈번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작가의 역량과 응대가 시험대에 오른다. 성해나의 두번째 소설집 『혼모노』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렇게 찾아온 손님들에 대한 성실하고 치열한 기록이다. 묘한 것은 그 기록들이 소재의 서사학적 구조 자체에 천착하기보다는, 그 구조를 떠받치는 사람들의 누추한 상처를 투시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건축, 영화, 메탈, 조형예술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사람들만 남는다.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 때문에 더 밝게 빛나는 상처들. 세대 간의 갈등을 손쉽게 무마하지 않으려는 정직한 태도, 인위적 도덕을 가차 없이 벗겨내는 담대함, 온기에 속지 않으려는 치열함. 정정하자. 소재가 저절로 작가를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성해나가 그 소재들을 불러낸 것이다. 그것을 작가의 ‘신명’이라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9일 출고 
《멜라닌》의 인물들은 단일한 어휘로 도식화할 수 없는 모호함과 충만함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 재일이 그렇고, 그의 모친인 응우옌 우 녹이 그러하며, 클로이와 셀마가 그렇다. 수치에 무너지지 않는 힘. 이로써 한국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새로이 얻게 되었다.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9일 출고 
말하자면 이 작품은 몸으로 밀고 나간, 몸에 대한 소설이다. 시대에 따라 몸의 지형도가 달라지듯, 우리에겐 언제나 새로운 몸의 서사가 필요하다. 그 드라마가 여기 있다.
12.
  • 녹일 수 있다면 - 제1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 임고을 (지은이)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 14,000원 → 12,600원 (10%할인), 마일리지 700
  • 9.5 (21) | 세일즈포인트 : 1,332
이 작품의 ‘녹임/얼림’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은유로 다가왔다. 말하자면 지금 이 얼어버린 세상에서 얼음이 된 존재는 누구인지, 그중 우리가 ‘튜브’ 안으로 이끌어야 할 존재는 누구인지, 그에 대한 질문이 이 작품 안에 내장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가 아닌, 지금 우리 시대의 이야기다.
13.
  • 시티 뷰 -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Choice
  • 우신영 (지은이) | 다산책방 | 2024년 9월
  • 17,000원 → 15,300원 (10%할인), 마일리지 850
  • 8.4 (51) | 세일즈포인트 : 4,873
말하자면 이 작품은 몸으로 밀고 나간, 몸에 대한 소설이다. 시대에 따라 몸의 지형도가 달라지듯, 우리에겐 언제나 새로운 몸의 서사가 필요하다. 그 드라마가 여기 있다.
14.
《멜라닌》의 인물들은 단일한 어휘로 도식화할 수 없는 모호함과 충만함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 재일이 그렇고, 그의 모친인 응우옌 우 녹이 그러하며, 클로이와 셀마가 그렇다. 수치에 무너지지 않는 힘. 이로써 한국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새로이 얻게 되었다.
15.
탈북자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는 엄연히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실이지만, 마치 ‘회피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인 것처럼 그동안 우리 문학에선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불편함의 근원엔 우리의 죄책감과 불안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새벽의 그림자》는 바로 그 문제를 정면으로 들춰낸다. 최유안은 독일의 한적한 가상 도시 빈덴과 베르크를 주 무대로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 사회, 그 안에서 죽어간 한 이십대 여성의 내력을 추적한다. 통일 후 독일에 대한 핍진한 묘사와 성실한 조사, 그리고 작가가 온 마음을 다해 상상해 썼을 이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이 실은 아직 덜 말해졌고, 덜 해석됐으며, 덜 애도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미니멀리즘 서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근래의 소설 무대에 간만에 힘센 서사, 절실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이제 우리는 이 작품을 모른 척할 수 없을 것이다.
16.
문학은 언제나 몰락의 역사에 매혹되어 왔다. 한 사람이든 한 사회이든, 몰락의 순간에 그간 애써 감춰왔던 속내와 정체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반지의 제왕』과 『호빗』이라는 거대한 서사시에 앞서 쓰인 이 이야기 『곤돌린의 몰락』은 톨킨의 문학적 인장을 제대로 세상에 드러내 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의미 말고도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며 처절하다. 웹소설이든 판타지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은 『곤돌린의 몰락』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한 세계를 창조하려는 자는 한 세계를 책임지려는 자들이다. 그것이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려는 작가의 윤리이자 책임이다. 톨킨은 작은 것 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야기를 부여했고, 책임졌다. 그것이 그의 작품을 신화로 만들었다. 이 책 『곤돌린의 몰락』은 그 신화의 한 챕터이다.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9일 출고 
이런저런 쓸데없이 너저분한 감상을 단숨에 내쳐버리고, 지금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허튼짓들과 말들을 돌처럼 바라보겠다는 태도. 돌과 같은 심정으로 인간을,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 그 단단하고 굳은 태도가 이 소설의 기본적인 기조이다.
18.
  • 프레너미 
  • 심아진 (지은이) | | 2024년 4월
  • 15,000원 → 13,500원 (10%할인), 마일리지 750
  • 10.0 (3) | 세일즈포인트 : 158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처음엔 우스꽝스러웠다가 중간엔 애처로워지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무서워지는가 싶더니 다 읽고 난 후엔 서러워지는’ 이야기쯤 될 것이다. 그만큼 이 한 편의 이혼기(離婚記)에는 의심과 긴장, 유머와 아이러니, 진실과 회한뿐만 아니라 여러 귀신과 이국(異國), 신뢰할 수 없는 화자와 헛것의 표상들까지 모두 당당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모든 것을 품고도 이야기의 밀도나 레퍼토리의 신선함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이 소설의 주인공인 재우의 곤혹과 처지를 끈질기고 집요하게 내면화해서 파헤친 작가의 정공법 덕분이었으리라. 덕분에 이 소설을 읽는 독자는 마치 “한 마리의 사슴에 수천수만 마리의 사슴이 깃들여 있는 것”처럼 우리 내면의 또 다른 자아와 마주하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근자의 나는 심아진 작가가 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감탄과 선망을 반복하다시피 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 작가는 지금 ‘전력투구’ 중이다. 그 외에 다른 설명은 불필요하다. 설명을 뛰어넘는 절실함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1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9일 출고 
한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한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여기 이제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꼰대’가 되어버린 전직 교수 출신 아버지와 이명을 앓고 사는 전직 기자 출신 엄마, 튀르키예 출신 동성 애인과 독일로 훌쩍 떠나버린 딸, 그리고 망해버린 인디 밴드의 일원이었던 아들이 있다. 이들은 예전 서로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미세한 금이 가버린 접시처럼 관계와 내면에 파열선이 그어져 있다. 정치적인 문제로 맞부닥뜨리고, 성 정체성과 진로, 이런저런 사회현상에도 의견이 충돌한다. 다행인 것은 이 가족이 아직 혐오의 단계까지 넘어가진 않았다는 것. 순환하는 계절을 바라보듯 서로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지켜보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 점이 이 가족의 내일을 낙관하게 만든다. 일찍이 역작 《세 여자》를 통해 지나간 역사의 어느 한 순간을 당대로 소환해 낸 작가 조선희는 이번엔 날렵하고 예리한 솜씨로 작금의 문제를 작금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한국 소설은 현실보다 반걸음쯤 느리고, 변혁보다 해석에 몰두하는 성향이 강한데, 조선희의 이 소설은 다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민첩하게 직진한다. 기다리지 않고 가뿐하게 먼저 달려나간다. 그 뜀박질에서 지키고 싶은 ‘믿음’을 본다. 이 소설은 그 ‘믿음’에 대한 기록이다.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8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2,100 보러 가기
명학수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연기’를 하고 있다. 그것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계에서 그나마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듯 필사적으로 대사를 치고, 제 등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세는 언제나 객석을 향해. 그 연기에 심혈을 기울이다보면 자연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이 충돌하게 되고, 그로 인한 확증편향은 더 견고해진다. 하지만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홀로 남는 밤이 되면 비로소 긴 그림자를 늘이며 불안이 찾아온다. 그 불안을 섬세하게, 과장하거나 섣불리 봉합하지 않으면서 바라보는 것이 명학수 소설의 주된 서사이다. 단호하고 냉정한 문체와 칼처럼 날렵한 대사들을 따라가다보면 어쩌면 대낮의 연기는 모두 밤의 불안을 고조시키기 위한 작가의 책략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만큼 그의 불안 서사는 빈틈이 없고 핀 조명처럼 서늘하다. 문학의 오래된 힘은 불안에서 나왔다. 그 불안이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어디에 서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 힘을 아는 작가의 출현이 반갑다.
21.
좋은 소설은 읽다 보면 수많은 미지함수와 변수를 만나게 되고 꿈꾸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작가 단요는 우리 시대의 특별한 방정식 설계자다. 그가 만든 방정식의 답을 구하기 위해선 항상 그 반대편에 우리 자신을 대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나는 지금 이 소설이 무섭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22.
어머니의 자살 사건을 둘러싼 한 인물의 내면과 그 이후의 과정을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소설은, 서사적 차원에선 이렇다 할 사건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전무한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묘하게 계속 다음 이야기와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곰곰 따져보니 역시나 어떤 ‘틈’이 거기 있기 때문이었다. 현실의 재현과 서사의 실재성을 뛰어넘는 그 ‘틈’은 이 소설의 작중 화자의 내면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벌어진 사건 앞에서 계속 어긋나고 불안해 하고 자신의 허위를 바라보는 마음. 그 ‘틈’이 이 소설을 단순한 사건의 전달이 아닌, 해석과 판단의 지점으로 이끌고 갔다. 막연하지만 ‘좋은 것’을 기다리는 마음. 사실 그 마음이 가장 힘이 세다. 그 힘센 마음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수작이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23.
이라부와 마유미 콤비가 돌아왔다. 더 바빠졌고, 더 강력해졌으며, 그만큼 통렬해졌다. 소설이란 대체로 동시대의 새로운 인간형에 관심을 두는 장르이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늘 인물들의 주변을 먼저 살핀다. 주변과 인물이 서로 물고 물려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그 누구도 작가의 이야기 사슬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가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을 때 우리는 너나없이 한 명의 희극배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라부와 마유미는 그 사실을 그저 정직하게 드러내주는 연출과 조연출인 셈이다. 언제나 우리 편일 것만 같은 감독과 조감독. 그들과 우리가 함께 만든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다.
24.
문학은 언제나 몰락의 역사에 매혹되어 왔다. 한 사람이든 한 사회이든, 몰락의 순간에 그간 애써 감춰왔던 속내와 정체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반지의 제왕』과 『호빗』이라는 거대한 서사시에 앞서 쓰인 이 이야기 『곤돌린의 몰락』은 톨킨의 문학적 인장을 제대로 세상에 드러내 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의미 말고도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며 처절하다. 웹소설이든 판타지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은 『곤돌린의 몰락』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한 세계를 창조하려는 자는 한 세계를 책임지려는 자들이다. 그것이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려는 작가의 윤리이자 책임이다. 톨킨은 작은 것 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야기를 부여했고, 책임졌다. 그것이 그의 작품을 신화로 만들었다. 이 책 『곤돌린의 몰락』은 그 신화의 한 챕터이다.
25.
한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한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여기 이제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꼰대’가 되어버린 전직 교수 출신 아버지와 이명을 앓고 사는 전직 기자 출신 엄마, 튀르키예 출신 동성 애인과 독일로 훌쩍 떠나버린 딸, 그리고 망해버린 인디 밴드의 일원이었던 아들이 있다. 이들은 예전 서로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미세한 금이 가버린 접시처럼 관계와 내면에 파열선이 그어져 있다. 정치적인 문제로 맞부닥뜨리고, 성 정체성과 진로, 이런저런 사회현상에도 의견이 충돌한다. 다행인 것은 이 가족이 아직 혐오의 단계까지 넘어가진 않았다는 것. 순환하는 계절을 바라보듯 서로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지켜보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 점이 이 가족의 내일을 낙관하게 만든다. 일찍이 역작 《세 여자》를 통해 지나간 역사의 어느 한 순간을 당대로 소환해 낸 작가 조선희는 이번엔 날렵하고 예리한 솜씨로 작금의 문제를 작금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한국 소설은 현실보다 반걸음쯤 느리고, 변혁보다 해석에 몰두하는 성향이 강한데, 조선희의 이 소설은 다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민첩하게 직진한다. 기다리지 않고 가뿐하게 먼저 달려나간다. 그 뜀박질에서 지키고 싶은 ‘믿음’을 본다. 이 소설은 그 ‘믿음’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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