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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장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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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세트] 은유x장일호 <생업> 도서 + 출간 기념 북토크>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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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책을 놓으면 몰랐던 세계로 얼마든지 건너갈 수 있다. 혼자 읽을 땐 겨우 ‘나만큼’이었던 세계가, 여럿이 읽는 동안 무한한 ‘복수’의 세계로 넓어진다. 독서의 영토에서 우리는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꿈을 꾼다. ‘책하고 사람’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 경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선을 넘는 북클럽』은 책으로 서로의 삶을 부축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에 담긴 다정한 격려가 당신에게도 북클럽을 시작하는 이유가 되면 좋겠다.”
2.
‘먹다’와 ‘살다’는 붙어 다니는 말이다. 먹어야 살고, 살기 위해 먹는다. 그 과정 전부를 ‘일’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은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일하는 사람,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 자리에 세웠다. 식사 한 그릇을 통해 고단하고도 위대한 타인의 생을 잠시나마 엿보았다.
3.
함께 무너져야겠다고 다짐하며, 정해진 길을 벗어날 때 시작되는 이야기 임신과 출산, 육아는 때로 계획이나 관리 같은 단어 바깥에서 '사건'처럼 벌어진다. 인간이란 애초에 되돌릴 수 없는 '엎질러진 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 되돌릴 수 없음이야말로 서로가 서로를 연민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알면서도 저질러 버리고 마는, 이해할 수 없지만 무릅쓰게 되는 일들 안에 고작 사랑이, 무려 사랑이 깃들어 있다. "함께 무너져야겠다"고 다짐하며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길을 벗어날 때, 삶도 사랑도 더 흥미진진해진다. 레즈비언, 게이, 어린이가 피 대신 삶을 섞기로 결심하는 이 소설처럼 말이다. 세 사람이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야말로 누가 뭐래도 클리셰 그 자체의 가족이다. "인간이란 웬만한 일에는 다 익숙해지기 마련"이라, 다양하다느니 새롭다느니 같은 수식어가 우스워지는 날도 반드시 온다. 오늘의 어린이는 그런 세상에서 어른으로 살게 될 것이다. 그 미래를 만들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4.
양성민은 정직하게 절망하면서도 냉소하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여전한 일상에서 행복·꿈·낭만 같은 단어를 기어코 찾아내는 이 압도적인 ‘재능’에는 쾌감이 있다. 에두르지 않고 직진하는 이야기의 마디마다 명랑함이 깃들어 있다. 그 사이로 자꾸만 끼어드는 희망을 당신도 알아채 주었으면 좋겠다.
5.
교실의 국경은 이미 한국보다 크고 넓다. 2025년 교육 기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이주 배경 학생 수는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그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신경아 교사는 교실의 다양성이 품은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치챈 사람, 그리하여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를 써나간다. 최소한의 단어로 하루를 나는 아이들과 함께 언어 바깥으로 걸어나가 미술로도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6.
  • 슬픔이 서툰 사람들 - 불가해한 상실 앞에 선 당신을 위한 심리학자의 애도 강의 
  • 고선규 (지은이) | 아몬드 | 2026년 1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9.7 (14) | 세일즈포인트 : 1,978
살아 있기 때문에 죽음을 겪는다. 죽음의 돌이킬 수 없음이야말로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없음’을 이해하려 안간힘을 쓰며 무너진 삶을 이어 붙인다. 어쩌면 죽음은 삶의 영원한 스승. 우리는 죽음이라는 불가해한 사건 앞에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오래된 학생일 뿐이다. 상실과 부재가 만든 “고통은 혼자 겪을 수 있지만, 회복은 홀로 해낼 수 없”어서 심리학자 고선규는 ‘애도를 위한 처방전’을 썼다. 영화 10편을 경유해 도착한 이야기 속에 나와 당신의 조각들이 있다. 속수무책의 슬픔 안에도 쓸모가 깃들어 있음을 헤아리고, 공동체를 추스르고 부축하는 방법을 짚어준다. 이제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죽음이 사랑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슬픔의 미궁 속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이 책을 손수건 대신 건네고 싶다.
7.
‘나’라는 가장 사적인 존재는 어떻게 공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관한 교과서와 같다. 누구에게나 “살기 위해” 묻어놓은 크고 작은 고통이 있다. 글쓰기는 내가 외면했거나 몰랐던 마음의 풍경을 눈에 보이는 자리에 가져다놓는다. 열네 살 때부터 자신 앞에 놓인 시간이 모두 ‘말년’이었던 사람이 써 내려간 고통의 역사는 자신의 고통을 새로 알아챈 또 다른 사람에게 뜨거운 격려와 돌봄이 된다. “내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도 내가 경험하는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저자는 자신의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읽는 사람의 자리를 만든다. 바로 당신의 자리를.
8.
사건은 벌어진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그 순간을 ‘현장’으로 채집한다. 그러나 사건은 또한 지나간다. 그 자리에 남은 이야기도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선희 작가의 사진들은 “그렇다”라는 뜨거운 대답 같다. 그는 자신이 새로 알게 된 것들을 그동안 어떻게 모를 수 있었는지 되물으며 “인간이란 무엇인가. 끊임없이 질문하던 날들”을 통과한다. 동시에 그의 카메라도 시간을 거꾸로 감는다.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서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발굴하는 정성스러움이 고고학이라면 문선희 작가의 사진을 고고학으로서의 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한껏 꺾어도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만큼 우뚝 솟은 굴뚝이, 전광판이, 송전탑이 어느 날 그에게 질문처럼 던져졌다. 스스로 허공에 갇혀 ‘구조적 폭력’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기록과 흔적을 좇으며 작가가 알게 된 것은 이런 것들이다. “세상이 정말 지옥이라고 생각한다면 오를 이유가 없다. 그들이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덤빌 수 있었던 것의 근원에는 자신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지 않으리라는 공동체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등대들, 조용히 빛나는》은 그 믿음에 부치는 뒤늦은 답장이다.
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인간은 모두 죽는다. 엄마도, 죽는다. ‘나’ 라는 존재의 테두리를 만들어준 사람이 도리 없이 영영 사라진다. 차라리 농담이면 좋겠는 일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게 삶이라는 걸 가르치듯. 송강원은 상실의 빈자리에 글로 몸을 만들고 옷을 지어 입힌다. 생활의 갈피마다 애도를 끼워 넣으며 엄마의 부재를 감당한다. 산뜻한 슬픔의 안쪽에 살아내려는 그의 안간힘이 포개져 있다. 그 누구보다 『수월한 농담』을 읽은 ‘옥’의 독후감이 궁금하다. 그 일이 이제는 영영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이 성실한 애도를 완성한다.
10.
  •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Choice
  • 송강원 (지은이) | 유유히 | 2025년 9월
  • 17,000원 → 15,300원 (10%할인), 마일리지 850
  • 9.8 (23) | 세일즈포인트 : 1,601
인간은 모두 죽는다. 엄마도, 죽는다. ‘나’ 라는 존재의 테두리를 만들어준 사람이 도리 없이 영영 사라진다. 차라리 농담이면 좋겠는 일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게 삶이라는 걸 가르치듯. 송강원은 상실의 빈자리에 글로 몸을 만들고 옷을 지어 입힌다. 생활의 갈피마다 애도를 끼워 넣으며 엄마의 부재를 감당한다. 산뜻한 슬픔의 안쪽에 살아내려는 그의 안간힘이 포개져 있다. 그 누구보다 『수월한 농담』을 읽은 ‘옥’의 독후감이 궁금하다. 그 일이 이제는 영영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이 성실한 애도를 완성한다.
11.
자라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멀리서 보면 반짝이는 윤슬 같았으나 손으로 집으면 날카롭게 베이는 유리 조각 같은 순간들”은 청소년기를 완벽하게 요약하는 문장이다. 깨지고 부서지고 무너진 자리에 성장은 서럽게 도착한다. 그래서 『녹색 광선』은 조금씩 이상하고 어딘가 어긋난 시절에 부치는 편지 같다. ‘낙하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면 “견디는 연습을 하자”라고 다정하게 손 내민다. 씹고 뱉고 먹고 토하던 연주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끓여 훌훌 불어 먹는 배춧국”을 만들 수 있게 되기까지, 풀어야 했던 생의 수수께끼를 홀로 감당하게 두지 않는다. 연주에게 혜영이 그랬던 것처럼 “지퍼를 연 배낭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그 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소리 내어” 대신 울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는 상처 입되 훼손되지 않는다. 덕분에 연주는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 속에 돌처럼 단단한 ‘괜찮다’라는 답을 숨겨 놓는 법을 배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외로운 사람들의 주머니마다 까만 돌을 하나씩 넣어 주고 싶다. “체온으로 데워져 따뜻”한 돌을. 이 묵묵한 돌멩이 같은 이야기를, 당신도 읽을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12.
동네책방 리브레리아Q 서점원 정한샘에게 읽기는 ‘잇기’이기도 하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기로 작정”하는 단단한 마음은 “책이 연결하는 마음”에 대한 믿음이다. 그의 서가에 그냥 있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그 안에서 몰랐던 책을 마주칠 때마다 나는 자주 조바심을 내곤 했다. 그가 골라둔 책과 연결될 때마다 내게도 새로운 세계의 입구가 하나씩 열렸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오래 그의 독서 목록에 기대고 싶다. 그의 독자로 사는 것은 나의 장래 희망이다.
13.
김효선의 ‘장래 희망’ 중 하나는 “엄마 같은 여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놀라운 꿈 앞에 골똘했다. 내게 엄마와 엄마의 삶은 참고문헌이라기보다는 반면교사였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애쓰면서 시절을 지나왔다. 만만한 게 엄마여서 그랬다. 그 만만함이 사랑으로 물들어 있음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딸 김효선에게 엄마 오춘실의 삶도 뒤늦게 도착했다. 두 사람은 수영장에서 몇 번이고 새롭게 다시 만난다. “물 잡는 기쁨”은 뭍에서 만들어진 굴곡진 삶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 주었다. 불행을 압도하는 오춘실의 ‘생의 의지’를 김효선은 유산 대신 받아 적는다. 세상은 오춘실을 업신여겼지만, 오춘실은 세상을 업신여기지 않았다. 오춘실에게 행복은 설탕에 재어 놓은 토마토처럼 별것 아닌 데 있다. 그 대수롭지 않음이 내게도 질문을 남긴다. 엄마의 행복이 어디에 깃들어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 당혹감이야말로 오춘실이 내게 건넨 최고의 선물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의 비밀이 물처럼 밀려온다. 그렇게 휩쓸린 당신의 마음은 무엇일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
14.
인간의 미래는 예정되어 있다. 죽음은 실패도, 형벌도 아니다.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 ‘시체’가 된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 고작 관 종류나 수의 따위뿐이라면 뭔가 단단히 잘못된 거 아닐까? 완화의료 전문가인 저자는 수없이 많은 죽음을 목격한 사람이다. 살리기 위한 의학의 결정이 때로는 죽음보다 더 잔인한 상황으로 환자를 밀어넣는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의학적 처치는 방법의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니라서 때로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고치겠다거나 살리겠다는 의료진의 다짐은 익숙하지만 ‘삶의 질’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좋은 죽음’은 현실적인 각오와 준비로 완성된다. “연습할 수도, 반복할 수도 없는” 일이 죽음이라, “듣기 싫거나 불쾌한 정보” 역시 가감 없이 담았다. 덕분에 독자는 《안녕한 죽음》이라는 훌륭한 가이드북을 얻게 됐다.
15.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와 ‘이해하고 싶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들에게 주요한 참고문헌이 도착했다. 글을 읽는 동안 내가 엄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질문’임을 깨달았다. 좋은 책은 읽는 사람을 쓰는 사람의 자리에 데려다 놓는다. 이 책은 분명 그 목록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더 많은 ‘평범한 엄마들’이 “자기 삶의 저자가 되는 사건”을 앞으로도 계속 목격하고 싶다.
1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암을 벌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암환자가 365일 24시간 내내 아픈 줄 아는 사람도 한 트럭이다. 일해도 되냐고, 술 마시지 말라고,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지 말라는 건 왜 이렇게 많은지, 병자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온통 경찰 같다. 병에 걸리면 자율성이야말로 인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김도미는 “지 쪼대로 아플 자유”를 주장한다. “나의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기 때문이다. 암환자인 나 역시 ‘막’살았던 내가 좋다. 아프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살 거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더 격하게 막살 예정이다. 병과 싸우고 싶지 않고, 병을 다스리고 싶지도 않고, 병을 극복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까 나는 아픈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다. ‘친절한’ 당신은 병자를 대하는 일에서조차 ‘정답’을 찾고 싶어 한다. 우리는 좀체 모르는 걸 모르는 대로 둘 줄 모른다. 김도미는 건강이라는 종교와 완치라는 신화 바깥에 있는 ‘모른다’의 세계를 같이 헤매자고 요청한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덕분에 나는 조금 덜 외로워졌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17.
거대한 모자이크화를 본 것 같다. 익명과 무명의 자리에서 걸어 나온 생생한 이야기들이 한국 현대사의 한 조각을 기어이 완성한다.
18.
온갖 처세술이 횡행하는 시대에 ‘호구’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나약함을 알기에 남의 불행을 지나치지 못한다. “나를 넘어 내가 놓여 있는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은 그들이 가진 삶의 무기다. 저자는 호구로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각자도생의 윤리에서 이탈하는 가장 멋진 방법임을 설득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기꺼이 호구가 되고 싶었다. 이 이야기에 매혹되기를 선택한 당신이 나는 궁금하다. 우리는 ‘삶의 동지’로 어디에서든 연결될 것을 믿는다.
19.
『팩트체크의 기초』에서 마침표만큼이나 많이 쓰인 구두점은 물음표가 아닐까. 저자가 남긴 물음표는 질문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친다는 경고처럼 읽힌다. 하나의 기사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는지 아니, 나와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이 타협 없는 질문들이야말로 단편적인 정보를 신뢰 자본으로 만든다. 민주주의를 염려하는 언론 소비자에게도 이 책의 수많은 질문은 선물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는 기초 체력의 비법이 이 책 안에 있다.
20.
이 책은 불필요하고, 부당하고, 예방할 수 있는 죽음 앞에 권력이 어떻게 비겁해지는지를 낱낱이 드러낸다. 보건의료가 공공재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의 자리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21.
이 책은 정치가 실패할 때 실제 고통받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밑바닥 생활 르포’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물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셈해보는 이야기다. 반론이 사라진 시절은 두렵지만 저자는 “엄혹한 시대는 재미있는 시대”라고 선언한다. “나는 자주 틀린다”라는 말에서는 ‘기개’를 엿본다. 쉽게 절망하지 않는 태도에 몇 번이고 내가 선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쉽고, 명쾌하고, 재밌다. 무엇보다 에두르지 않는다. 직진하는 글을 따라 깔깔대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때때로 불편한 마음이 고일 때도 있다. 하지만 나를 불편하게 하는 책만이 나를 다른 자리로 데려다 놓는다. 아무렴, 인생을 걸고 쓰는 글을 사랑하지 않기란 어렵다.
22.
“우리는 모두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적 있는 유가족이다. 현대의학이 죽음을 궁지로 내몬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두 저자는 ‘살리는’ 일에만 매진하는 현대의학이 놓친 죽음의 살풍경 속에서 미래를 위한 힌트의 조각들을 성실하게 줍는다. 공간과 음식, 돌봄과 애도를 가로지르는 깊고 섬세한 대화는 오염된 존엄의 의미를 새로 쓰는 작업이기도 하다. 죽음을 사유하면 삶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삶 역시 일정 부분 해명될 것이다.”
23.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 나는 단호해진다. 그런 시절은 없다. 나의 어린 시절은 실수와 불가해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나’로 얼마만큼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끊임없이 시험했다. 나를 미워했고 벌주고 싶었으며 동시에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었다. 타인의 마음에 들려고 애쓰다 보면 자주 비굴해졌다. 그 미묘한 성장의 시간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용서하기 위해 독서가 필요했다. 책은 ‘내가 이상한 걸까’라고 생각하는 외로운 여자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보통이나 평범 같은 단어로 수렴되지 않는 삶을 가르친다. “앎이 자유를 보장”하지 않지만 적어도 자유를 희망하게 한다. 『내 어둠은 지상에서 내 작품이 되었다』를 읽는 동안 나는 종종 일기장에도 쓰지 못했던 어떤 순간들과 마주쳐야 했다. “살아남는 데 진실은 필요 없고, 때로 우리의 생존은 진실을 부정하는 데 달려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적지 못한 이야기들이 내게도 있다. 아마 당신에게도 있을 것이다. 덕분에 멀리사 피보스도, 나도, 당신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 살아 있음으로써, 내가 지녔던 수치심에 계속해서 주석을 달 수 있다. 그 변화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대체로 지루”하지만 우리는 “내 경험이 남긴 결과를 검토”하며 생의 다음 단계를 향해 한 발을 겨우 뗀다.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떠올리기보다 지금을 잘 사는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어떤 책은 다 읽은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타인의 이야기에 나의 이야기를 겹쳐 보고 이어 쓰는 방식으로 독서가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자신에게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비로소 알게 된다. 그 소란스러운 깨달음은 우리에게 해방의 감각을 선물한다. 멀리사 피보스가 말하기를 선택함으로써, 가부장제가 만든 비밀에 휩싸이는 대신 자기 이야기의 주인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취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는 용감해진다. 우리는 모두 이상하고, 이상해서 사랑스럽다.
2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이 책은 작은 것 속에서 세계를, 침묵 속에서 더 깊은 메시지를 찾아나간다. ‘경계’에서만 볼 수 있는 역사와 인물에 주목해 호기심의 별자리를 잇는다. 사회학자 조형근에게 역사는 교훈이 아니라 질문이다. “나는 몰랐다”는 말을 대신할 말을 찾기 위해서 물음표를 쥐고 가파른 근현대사를 종횡무진 가로지른다. 납작한 이야기로 남은 인물에는 숨을 불어넣어 입체감을 더했다. 피해와 가해의 이분법에 갇힌 이야기 속 숨겨진 복잡함으로 기꺼이 투신한다. 치밀하고 치열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 안팎을 함께 헤매는 일은 지적인 즐거움을 동반한다. 흑과 백의 세계에 사려 깊게 놓인 회색 돌 같은 이야기 덕분에 세계를 보는 해상도 역시 한층 높아진다. 과거를 성찰하는 이유는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일 테다. 과거를 돌아보는 까닭은 우리에게 아직 미래가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역사 속을 산다. 그 안에서 ‘내 몫의 책임’을 헤아려보는 것은 역사가 남긴 상처에 연루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기꺼이 역사와 접속하고 부단히 세계와 이어지고 싶은 이들에게, 보다 옳은 말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은 이들을 위해 준비된 이야기다. 나는 이런 ‘옛날이야기’라면 하염없이 읽고 싶다.
25.
암을 벌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암환자가 365일 24시간 내내 아픈 줄 아는 사람도 한 트럭이다. 일해도 되냐고, 술 마시지 말라고,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지 말라는 건 왜 이렇게 많은지, 병자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온통 경찰 같다. 병에 걸리면 자율성이야말로 인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김도미는 “지 쪼대로 아플 자유”를 주장한다. “나의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기 때문이다. 암환자인 나 역시 ‘막’살았던 내가 좋다. 아프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살 거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더 격하게 막살 예정이다. 병과 싸우고 싶지 않고, 병을 다스리고 싶지도 않고, 병을 극복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까 나는 아픈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다. ‘친절한’ 당신은 병자를 대하는 일에서조차 ‘정답’을 찾고 싶어 한다. 우리는 좀체 모르는 걸 모르는 대로 둘 줄 모른다. 김도미는 건강이라는 종교와 완치라는 신화 바깥에 있는 ‘모른다’의 세계를 같이 헤매자고 요청한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덕분에 나는 조금 덜 외로워졌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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