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 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고전』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보물섬』,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문화의 패턴』, 『호모 루덴스』 등이 있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 《로마제국 쇠망사》 원서를 세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그 방대한 분량에 놀라움과 위압감을 금치 못했다. 원서는 국판 크기의 600쪽짜리 책 여섯 권으로, 2백자 원고지 2만 장 분량인데 요즘 나오는 짧은 장편소설로 치면 무려 스무 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원서를 완독하고 내려놓을 때마다 뚜렷한 스토리라인과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체의 핵심만 추려낸 축약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축약본은 총 71장의 관련 주제들을 모두 전달하되 원서의 3분의 1 분량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미 나온 영미권 축약본 네 종을 참조하되 원서의 각주들은 모두 생략했고, 가급적 역주 없이 본문만 읽어도 그 뜻을 파악할 수 있도록 친절한 번역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