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제가 가장 오랜 시간을 들인 시입니다. 저를 가장 고생시켰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오랜 고생 덕분에 저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여름과 겨울의 흰빛이 교차하고, 벌들이 윙윙 우는 소리와 겨울의 시끄러운 고요함이 번갈아 들려오는 세계를 떠올리며 이 시를 썼습니다.
이지후 작가님의 아름다운 그림 덕분에 부족함 많은 시가 풍부한 결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벌집은 육각형이 모여 둥근 모양을 만들어내지요. 이 책을 이루는 수많은 도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마음의 모양까지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마음의 건축은 어떤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그 건축이 무너져 내릴 때는 무슨 소리가 날까요? 이 책이 그리는 다채로운 모양과 여러분의 마음을 겹쳐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집은 1959년 11월 30일에 발간된 전봉건의 첫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에서 제목을 빌렸다. 꼬박 60년의 시차를 두고 있는 셈이지만, 특별히 의식하고 정한 것은 아니다. 전봉건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데 어째서 그를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이유 같은 것은 언제나 나중에 붙는 것이다.
(…)
나는 증오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고,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증오와 의심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만났고, 그것들을 좋아했으며, 그러한 일들이 모여 이 시집을 만들 수 있었다. 그 모든 것에 깊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이 시집을 묶으며 자주 한 생각이었다.
2019년 가을
이 시집은 1959년 11월 30일에 발간된 전봉건의 첫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에서 제목을 빌렸다. 꼬박 60년의 시차를 두고 있는 셈이지만, 특별히 의식하고 정한 것은 아니다. 전봉건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데 어째서 그를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이유 같은 것은 언제나 나중에 붙는 것이다.
(…)
나는 증오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고,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증오와 의심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만났고, 그것들을 좋아했으며, 그러한 일들이 모여 이 시집을 만들 수 있었다. 그 모든 것에 깊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이 시집을 묶으며 자주 한 생각이었다.
2019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