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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울 레이터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존버씨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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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인 뇌 vs 습관적인 뇌"
차트의 유혹
오성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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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안 볼 방법이 마땅치 않다. 포털 증권란이든 증권사 앱이든 차트는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좋다, 참고만 해야겠다. 1주, 3개월, 1년, 3년, 5년, 10년 차트를 빠짐없이 확인한다. 이왕 본 김에 20일, 240일 이동평균선도 살펴본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대략의 추세가 보인다. 일종의 착시다. 최근 주식심리학 강의를 개설한 서울대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에 따르면 그것은 선형성에 의존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착시의 핵심은 우리가 그것이 착시인 것을 알면서도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의 많은 실패 요인이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의식적 판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동화된 지각시스템이 차트를 읽어 버린다. 그 무엇도 내일의 주가를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모두가 차트를 판단의 근거로 삼다보니 매매 패턴이 차트에 종속되기 십상이다. 알면서도 당하는 셈이다. 세력들은 차트를 드라마로 만들 힘이 있기 때문에 당하는 것은 늘 우리 개인들이다. 차트가 주요한 참고 사항인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우리의 의존도다. 차트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다만 지각심리학적 오류를 아는 만큼만 가능한 일이겠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주식의 가격은 숫자와 차트로 표시된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숫자와 차트를 눈으로 본다. 그런데 사람들은 주식을 하면서 주가를 보는 눈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한 문장
주식 세계에서는 현실과 다르게, 시간의 비효율성을 따르라고 충고한다.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정체되어 있을 때 급등하는 다른 주식을 봐도 모른 체해야 한다. 반면, 현실에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옆쪽 엘리베이터가 먼저 도착하면 그쪽으로 뛰어가 타야 사무실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이 실생활의 교훈은 급등하는 주식을 사야 시간 대비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급등주를 사라고 부추긴다. 주식에서는 자신의 주식이 값이 떨어져도 참고 견뎌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내 몸과 머리는 이미 현실 세계의 시간 절약 습성에 흠뻑 젖어 이를 이겨내기가 너무도 힘들다는 것이다. 의식적인 뇌는 습관적인 뇌를 이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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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흐르는 삶의 조각들"
영원히 사울 레이터
사울 레이터 지음, 이지민 옮김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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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사울 레이터의 삶을 다룬 영화 <사울 레이터: 인 노 그레이트 허리>가 국내 개봉했다. 피크닉에서도 12월부터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라는 제목의 회고전이 열린다. 우리는 왜 이 작가의 사진을 사랑하는 걸까. 영화 <캐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사울 레이터의 풍경들, 안개가 끼고 비가 오고, 창문이 젖은 풍경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것들을 본다.

"거리는 발레와도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60쪽)라고 사울 레이터는 말했다. 사울레이터가 '증언(함께 실린 에세이에 오타케 아키코는 "삶은 증언하는 과정이다"(293쪽)라는 말과 함께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묘사한다.)'하는 뉴욕의 겨울. 거리를 들여다보던 눈으로 그 자신을 들여다 본다. 내밀한 자화상을 포함해 사울 레이터의 미발표 유작이 함께 실려, 사울 레이터의 팬을 흡족케 할 것이다. - 예술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내 삶은 활용하지 못한 기회로 가득하다. 며칠 전 나는 책장 사이에 끼워 둔 편지를 하나 발견했다. 30년 가까이 그 자리에 있던 것이었는데, 열어보니 전시회 초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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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도의 멸종> 이후 15년, 현실이 된 붕괴"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마크 라이너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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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출간된 <6도의 멸종>에서 예상한 기후 재난 시나리오가 낭설로 밝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기후에 관한 수백 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생하게 그려낸 이 책의 내용은, 불행하게도 15년 동안 하나하나씩 착착 들어맞고 있다. 걱정했던 일들은 현실이 되어있고 심지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 막지 않는다면 이후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대재난 또한 모두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터질 것이다.

15년이 지나 한국어판 서문을 포함하여 전면 개정판이 나온 이유는 긴박한 최종 경고를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펴면 제일 먼저 나오는 한국어판 서문의 첫 문장을 읽고 몸이 얼어붙었다. "어떤 면에서, 2021년이라는 시점에 쓰는 글은 기후문제에 대한 최후의 낙관론일지도 모른다." 여러 데이터들이 이미 많이 늦었음을 말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더 이상 이 명확한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기온의 상승을 막아선다면,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면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책은 희망을 향한 싸움에 동참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건넨다. - 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기후과학자들이 우리에게 명백히 암시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기존의 삶을 계속 살아가려 한다. 마치 기후변화에 대해 전혀 믿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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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죽는 사회에 대해"
존버씨의 죽음
김영선 지음 / 오월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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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요즘 일이 죽을 만큼 힘들대."에서 '죽을 만큼'이 과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안다. 매일 새벽 서너시에 좀비 같은 모습으로 택시를 타고 퇴근한다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출근할 때마다 심장이 아프다는, 회사만 생각하면 숨이 안 쉬어지고 눈물이 흐른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제발 밥이라도 잘 먹고 몸 챙기라는 공허한 말이 진심으로 올라올 때, 우리는 일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 과로죽음은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왜 과로죽음이 개별적 사건이 되어 눈앞에 일어났을 때 이 사회의 눈은 구조적 모순까지 닿지 못하고 개인의 비극을 형식적으로 가엾게 여기는 데 머무를까. 사회학자 김영선은 죽음과 업무 사이의 연결고리를 떼어놓는 언어, 담론, 장치, 권력을 지적하며 이 사이를 다시 촘촘히 이어가는 작업을 한다.

책은 여러 과로죽음의 케이스를 다루며 일터가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어버린 현실을 분석한다. 신자유주의 시대, 과로가 더해진 경쟁적 성과 체제라는 구조를 지적하며 이 구조 속에서 죽어나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살핀다. '과로죽음', '과로자살'이라는 말은 우리에겐 아직 낯선데, 저자는 노동자들이 과로로 죽는 현상에 대한 언어와 개념의 부재가 이 문제에 대한 본질적 논의를 어렵게 만든다고 말하며 사회적 현상에 이름을 붙이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로 인한 병과 죽음의 책임까지 개인이 떠맡지 않기 위해서는 이 주제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최면에 취해 엉터리 주문들을 내면화하며 죽어가는 우리 삶 앞에 놓인 시급한 문제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그런데 어딜 가봐야 똑같다는 자조의 감정은 그만둠을 포기토록 한다. 또한 그만두고 싶어도 불안정한 노동 현실에서 또 한 번 깊은 좌절감만 겪는다. 그만둬도 갈 데가 없고 어딜 가나 똑같다는 탈출구 없음의 상태는 자살을 일종의 마지막 탈출구로 선택하게 한다. 탈출구 없음의 상태는 탈출 열망과의 상관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