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앞서 꾸준히 초연했던 것처럼 말했지만 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한다. 기대치 않게, 지금까지 잘 가고 있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현대시작품상’이다. 『현대시』는 내가 습작 시절부터 매달 학교 도서관에서 자리 잡고 완독하던, 시인들에게는 그 자체로 상징성이 상당한 월간 시 전문지다. 내가 막 걸음마를 떼던 습작 시절 시작된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라고는 당시에도 최근에도 예상치 못했다. 이 상의 첫 수상자는 김혜순 시인이다. 당시 시인께서는 지금의 나와 정확히 같은 나이였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선생은 심사위원으로 내가 시인이 되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기분 탓이겠지만, 이런 작은 우연도 왠지 우연 같지가 않다.
여러모로 『현대시』는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닿지 못한 시에 대한 순전한 열정들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내가 그곳에서 함께 좀 그럴듯하게 어울리려면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꾸준히 더 써 봐야겠다. 다시 ‘운’이 좋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