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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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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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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십여 년을 함께한 동성 연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레퍼런스가 되기를 바란다’며 세상에 내놓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동성 커플의 경조사는 우리가 비전형적인 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종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사건이 되곤 한다. 사십 대 초반의 파트너 력사를 떠나보낸 캔디는 장례 후 인사로 통상적인 감사의 말이 아닌 동성 연인인 자신이 “누군가의 배려와 동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취약한 위치”임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는 이를 개인적 반추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을 사람들을 위해 기록하고 또 나누었다. 캔디의 용기, 력사의 삶, 그리고 캔디의 배우자 오쓰의 관용을 기억하며 『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를 추천한다. 법으로 정의되지 않는 관계에 놓여 있는 사람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수모를 겪지 않는 세상이 되길.
2.
『침대와 침대를 오가며』는 “레즈비언으로 산다는 것은 정신질환으로 취급받”던 시대의 미국에서 살아야 했던 퍼트리샤 그레이홀의 청년기 회고록이다. 스스로가 애리조나의 유일한 레즈비언인 줄 알았던 청소년기부터 정신없는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시절까지 놀라울 정도로 내밀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는 제목 그대로 침대와 침대를 오가는데, 이는 때에 따라 생활비를 아끼고자 게이 친구 데이비드와 공유하는 침대이기도, 느슨한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싱글 맘 캐스의 침대이기도, 죽음을 받아들였으나 가족의 의사로 병원 치료를 받는 종양학과 환자 조던 씨의 침대이기도 하다. 책의 약 5분의 1 지점인 80쪽까지 저자가 호감을 가지고 언급하는 여성이 무려 열네 명 등장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속도는 점점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총 스물두 명의 여성이 등장하지만, 동성애자를 탄압하는 동시에 ‘성 해방’의 시대이기도 했던 1960~1970년대 미국에서 매력적인 레즈비언 여성이 겪은 사랑 이야기는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세 여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책임감 없는 모습도, 그러다 막상 자유로운 여성을 만나니 집착하는 모순적인 모습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저자에게는 요새 보기 힘든 진솔한 매력이 있다. 노년의 이성애자 남성 이야기였다면 분명 “에이, 어르신, 또 이러신다” 정도로 웃어넘겼겠으나, 이 책은 다행히도 그렇지 않다. 섹시한 70대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할머니의 화끈한 청년기 회고록? 일단 나는 환영이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7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450 보러 가기
그렇다면 이 책이 출판되는 한국은 어떨까? 나는 프랑스에서 직장을 다니며 임신을 준비하였는데, 동료들에게 ‘내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알려진 동성부부 임신 사례가 될 거야’라고 얘기하면 다들 깜짝 놀라곤 한다. 케이팝과 〈오징어 게임〉의 나라로 알려진 한국이 성소수자 인권에서는 뒤처져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모양이다. (…) 법률적, 행정적 상황은 더욱더 열악하다. 비혼 여성과 레즈비언 부부의 재생산권은커녕 동성혼도, 생활동반자법도 심지어 차별금지법도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의 PACS가 99년도에 도입된 걸 생각하면 약 24년 정도 뒤처져 있는 셈이다. 『부모 말고 모모』는 앞으로 강산이 두 번 넘게 바뀌어야 한국에 사는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고 믿는다. 빨리빨리의 나라, 흐름을 타면 해내는 나라, 보수적인 것 같으면서도 한 번 바뀐 일에는 금방 적응하는 나라인 한국에서 레즈비언 부부의 아이에 대한 미래 역시 다르게 펼쳐질 거라 믿는다. 그 미래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올 수 있도록 나는 이 책이 널리, 또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4.
"아내가 있으면, 너는 남편이야?"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이에 "아니요, 저도 아내죠."라고 대답하면 놀라움과 깨달음이 상대방의 눈동자를 스치곤 합니다. 유쾌했습니다. 『마일로가 상상한 세상』을 읽으며,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종착점에 깜짝 놀랐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나 역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림책을 읽고 자란 어린이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 그건 알 수 없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이 마일로의 이야기를 읽은 세상은 분명 더 포용적인 곳일 겁니다.
5.
뜨거운 러브 스토리로도, 부부의 소소한 일상록으로도, 동성결혼에 먼저 도달한 사회의 기록으로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 집밥에 진심인 푸드 에세이를 원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책이기도 하다. 요리로 소셜미디어 스타가 된 짜오찬런이 직접 키우는 야채를 따다 만든 볶음요리 묘사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입안에 군침이 돈다.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부적으로 이 책을 간직하고 싶다. 하루 한 장씩 천쉐 부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책을 덮을 즈음에는 한국도 달라져 있을 것만 같다. 나도 와이프의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있는 날이 와 있을 것만 같다. 진부한 말이지만, 결국 사랑이 이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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