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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설재인

출생: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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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레드불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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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청소년소설의 기본이 ‘유난’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너의 사연이 별것 아니지 않음을, 네가 충분히 아파하고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유난’ 떨며 보여 주어야 한다고.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시절, 아이들을 상담해 보면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다른 애들도 다 그래”나 “세상에 그런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그러니 얼른 떨쳐 버리렴” 같은 말을 듣는 걸 가장 무서워했다. 그리고 계속 그런 말을 듣다 보면 점점 움츠러들고, 숨다가, 결국엔 속에 쌓인 것을 토해 내지 못한 채 곪은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소설의 주인공인 유신의 나이쯤 되면 마음의 벽이 몹시 두터워져서 허물어지기 힘들다. 어른들은 그렇게 아이를 만들고서는, 막상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으면 의뭉스럽다며 호통을 치곤 한다. 유신은 딱 그런 식으로 상처받은 아이처럼 보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내 재능도 삶도 별 볼 일 없으며, 그래서 꿈이 없는 게 너무 당연한 아이. 그 잿더미를 다시 살려 줄 친구인 영원을 만났으나 금방 잃은 아이. 사실 이런 사연을 어른에게 이야기해 봤자 예상할 수 있는 대답은 빤하다. 너의 고민은 너무나 흔하니 얼른 정신 차리라는 것. 심지어 영원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그 어떤 어른도 알지 못하면서. 이 소설의 ‘유난’은 거기서 시작된다. 비극은 이미 일어난 후다(소설을 극적으로 만들려는 작가라면 이런 방식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따라서 동료 창작자인 나는 이 선택이 몹시 대담하며 동시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비극이 일어날 경우 세상은 잠시 애도하지만 곧 말하곤 한다. 잊을 때도 되지 않았냐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사람 죽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유난’ 좀 그만 떨라고. 그러나 떨쳐 낼 수 없는 이들에게 그런 말은 대단한 폭력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유난’을 떨어야 한다. 함께 떨어도 된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 《옥상에서 기다릴게》는 폭력적인 주위의 속도와는 무관하게 충분히 너의 속도와 방식대로 슬퍼해도 된다고, 그 과정이 너를 천천히 다시금 살게 할 거라고 다독여 주는 소설이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우스울 거라고 여겨서 대필을 하던 유신이 마침내 스스로의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그 옆에는 함께 ‘유난’스러워 해 주던 지원이 있었다. 아마 많은 청소년 독자에게 이 소설은 지원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유난’해도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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