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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이미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91년

최근작
2026년 7월 <고양이의 노래>

이미나

그림책 작업을 10여 년간 이어 오며 장소와 동물이 주인공인 그림책을 만들었다. 《나의 동네》(2018)부터 《조용한 세계》(2021), 《새의 모양》(2022), 《이불개》(2024) 같은 늑대, 새, 개의 삶을 엿보는 책을 만들며 사이사이 눈과 마음에 들어온 고양이를 그렸다. 이번엔 함께 사는 착하고 겁많은 고양이가 보여준 것들을 되새기면서 세상 모든 고양이-그들만의 삶 한 조각 한 조각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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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고양이의 노래> - 2026년 7월  더보기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되새기다 보면 오른쪽 모서리로 소리 없이 올라오는 이가 있다. 우리는 태평하게 서로를 관찰하고 나는 집게손가락으로 그녀의 관자놀이를 문질러 보기도 한다. 숱 없는 맨들한 살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마사지에 기분 좋은 손님은 골골대며 노래를 부른다. 방문자는 공손하게 두 발을 포개고 앉아 나를 보거나 고개를 돌려 어지러진 협탁 위를 구경한다. 반구의 유리 구슬 같은 눈동자가 움직일 때마다 황금색으로 빛나고 우리는 한껏 포근한 이불을 누리며 서로를 보거나 공상에 빠져든다. 졸음이 몰려오면 그녀는 내 오른 소매에 털을 잔뜩 남기고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각자의 침대에서 잠에 든다. 6년 전 독립 출판물 《Cat's Melody》가 나왔던 시절에 그녀는 홀로 작업실에서 살았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아침 열 시부터 퇴근 시간 전까지였다. 혼자 밤을 보내야 하는 룸메이트가 늘 걱정스러웠다. 어떤 사고로 갑자기 아프거나 다치게 되는 건 아닐까. 수염 몇 가닥만큼의 긴장과 불안이 항상 따라다녔다. 작업실에서 우리는 서로를 느긋하게 바라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나는 출근하자마자 그림을 그리거나 부산스럽게 뭔가를 만들었고, 룸메이트는 늘 낮잠을 잤다. 그리다 싫증이 나거나 한숨 돌릴 때마다 바닥에 엎드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귀찮게 굴었다. 찹쌀떡처럼 늘어진 배를 주물거리기도 했다. 룸메이트는 매사에 침착한 편이었고 작업실의 그림이나 도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보일러를 켜면 바닥에 누워서 물개 발 모양을 했다. 고양이는 아주 어렸을 적 구조된 후 작업실에서 혼자 살기 시작해 거의 5년 넘게 그곳에 머물렀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함께 살게 되면서, 나는 그제서야 내가 없는 작업실에서 그녀가 홀로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알게 되었다. 사계절 내내 털 날리는 친구는 예상보다 말이 많았고, 혼자서도 잘 놀았다. 늦은 밤 어디선가 찾아낸 빵 끈을 던지며 호들갑을 떨거나 갑자기 부엌과 방을 내달리거나, 영화를 보는 내 옆에서 허공에 주먹을 날리기도 했다. 자기 전 침대에 올라와 나를 보다 갈 때는 작업실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인자한 얼굴로 골골거렸다. 마주 보는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털북숭이 친구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그림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정면의 초상을 그리다가 이제는 가까이서 본 앞발이나 뒷모습, 그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그려 보기도 했다.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나의 공간과 일상도, 마음에 들어오는 풍경도 달라졌다. 나는 우리 고양이의 삶에서 발견한 것을 조금씩 가져다가 내 삶에서 본 아름다운 것들과 버무려 6년 전에 그린 고양이 그림과 짝을 지어줬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변하는 것들이었다. 유한하고 반복되지만 늘 움직이는 것들. 금세 사라지거나 우연히 숨겨진 것들을 떠올렸다. 정면을 바라보던 고양이들은 이제 각자의 세계에 몰두하며 깊은 숲과 구름 위, 담벼락 틈새와 익숙한 의자에 누워 무언가를 바라본다. 매일 밤 나를 돌보는 고양이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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