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부커상을 받은 영국 대표 소설가.
1946년 영국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근대어를 공부했고, 졸업 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 편찬에 참여해 언어 감각을 단련했다. 이후 문학 편집자와 평론가로 활동하며 동시대 문화와 문학의 최전선에서 글을 썼다.
1980년 『메트로랜드』로 서머싯 몸상을 받으며 등단하여 지난 50년간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꼽히는 그는 소설, 에세이, 비평 등 수많은 저서를 발표했다. 형식과 문체를 실험하며 사랑과 상실, 역사와 진실, 인간의 기억과 삶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천착해 왔다. 그의 지문과도 같은 지적인 유머를 바탕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획득한 작품들은 40여 년간 영국 소설의 지형을 형성해 왔고,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2011년 발표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부커상 본심을 시작한 지 단 31분 만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되며 그의 문학적 정점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메디치상, 페미나상, 데이비드 코헨 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으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네 차례 문예 훈장을 받았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자신의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자전적 소설로, 기억을 매개로 소설이라는 형식이 도달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근원적이고 최종적인 질문을 탐색한 줄리언 반스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그럼에도 나는 비관적이기를 거부한다. 멀고, 퇴폐적이고, 광적이고, 폭력적이고, 자기도취적이고, 신경증적인 벨 에포크에서 보낸 시간이 나를 명랑하게 만들어주었다. 주로 사뮈엘 장 포치라는 인물 때문이다. 그의 조상들은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재혼으로 잉글랜드 여자와 결혼했다. 배다른 동생은 리버풀에서 잉글랜드 여자와 결혼했다. 그는 1876년에 조지프 리스터를 찾아 리스터 소독법을 배우려고 처음 영국제도를 찾아왔다. 다윈을 번역했다. 1885년에는 며칠 동안 지적이고 장식적인 쇼핑을 하려고 임항 열차 편으로 런던에 왔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진보적이고, 국제적이고, 늘 호기심이 많았다. 열의와 호기심으로 매일 새로 밝는 날을 맞이했다. 자신의 삶을 의학, 예술, 책, 여행, 사교, 정치, 가능한 한 많은 섹스(우리가 다 알 수는 없지만)으로 채웠다. 그는 고맙게도 결함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를 일종의 영웅으로 내세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