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작가. 시를 쓰고 비평 활동을 했다. 한때 출판사를 꾸리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마흔 중반에 서울을 떠나 안성에 ‘수졸재’를 짓고 살며, 동양 사상의 근간이자 고전인 『도덕경』을 ‘인생의 닻이자 돛’으로 삼아 탐구한다. 약 15년 동안 도가 사상을 공부하며, 인위에 얽매이지 않고 비움을 실행하며 고요로 충만해지는 삶을 경험한다. 그동안 배우고 익힌 도가 사상의 이해 속에서 『도덕경』을 새롭게 풀어 옮겨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이 필사집을 내놓는다.
현재는 파주에서 아내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산다.
그간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은유의 힘』, 『사랑에 대하여』,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교양의 쓸모』, 『노자의 마음 공부』 외 여러 책을 썼다.
이 시집은 ‘파주 시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주의 날씨와 계절들, 고양이들과 저녁의 쓸쓸함이 만든
멜랑콜리가 시를 일으켰을 테다.
부엌과 죽은 자들과 어머니에 대해 다 쓰지 못한 것은
애석한 일이다. 악력이 줄고 근육이
소실되자 체념에도 제법 익숙해진다.
한때 시를 쓰는 게 존재 증명이었지만 이 찰나
시는 무, 길쭉한 공허, 한낮의 바다, 평온 몇 조각일 뿐이다.
남은 날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무릎을 꺾은 채 고요한 자세로 신발끈을 맨다.
2024년 3월 파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