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KBS 공채 아나운서 3기로 입사해 결혼한 여성 아나운서도 거의 없던 시절 연년생 두 아들을 낳고도 20년간 꿋꿋이 버티다가, 마흔셋에 홀연히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1호로 승승장구하며 세상 배짱은 다 부린 것 같았지만, 여성으로, K장녀로, 엄마로, 직업인으로서 무거운 사회 통념과 역할, 남들의 시선에서 한순간도 자유롭지 못했다. 남의 성공 공식에 자신을 꿰어 맞추느라 스스로 몰아세우는 대신 이제 삶의 중심을 나에게로 옮겨오기 위한 연습을 시작하며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스피치 이론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공부한 뒤 국내 최초의 스피치 컨설턴트 및 대화 전문가로 활동했다. 정치인들과 기업 최고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에 대한 자문과 교육을 진행했다.
지금까지『한국형 대화의 기술』『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 78』『상처주지 않는 따뜻한 말의 힘』『양육의 신』『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자녀를 성공시킨 엄마의 말은 다르다』『준비된 말이 성공을 부른다』등 다양한 저서를 펴냈다.
나도 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여태 나답다고 믿어온 내 태도들을 완전히 바꾸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타인에 의해 정의된 나다움 중에서 내가 받아들이기 싫은데도 굳이 따라야 했던 모습에서 벗어나면 내 삶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졌다.
바꿔보니 꽤 좋았다. 약간만 바꿔보아도 그 전에는 불쑥불쑥 치고 올라오던 억울함이 제법 수그러들었다. 이런 경험이 너무나 소중해서 나처럼 윗사람(또는 관습, 제도)의 억압, 또래나 아랫사람의 선입견을 견디며 ‘지금까지의 나다움을 미덕으로 알고 억지로 참으면서 괴롭게 살아가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규범에 벗어나지 않고 민폐도 끼치지 않으면서, 과거의 나답지 않게 행동하는 방법을 전하려고 한다. 그것이 오히려 나 자신과 타인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방법임을 일깨우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