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질베르를 대면할 때
초록 스타킹을 신은 내 발끝에서
별이 빛났다.
그건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나의 세계가 끝나는 길은 멀고.
다시 눈발이 온몸을 파고들 때 이성이 결여된 주머니에서
사천 년 전 코카서스의 야생 사과가 터져 나오듯
희망과 두려움의 그림자를 지나며 묻고 또 묻는다.
바닥에 떨어진 깃털이
날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마지막 쉼표를 찍지 못한 채 거칠게 내려놓는 잉크처럼
쓰이지 못한 우화를 기다리는 일.
2026년 8월
김루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