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을 오래 해왔다. 이름도, 얼굴도, 경력도 밝히지 않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기술이 실제로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아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착한 사람들이 번번이 이용당하고 뒤늦게야 “그때 그 말이 그런 뜻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장면을 수없이 지켜봤다. 문제는 그들이 어리석어서가 아니었다. 상대가 쓰는 기술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조종하는 자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심리 기술을 낱낱이 해부해 당하는 쪽이 아니라 간파하는 쪽에 서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필명으로 글을 쓰는 유일한 이유다.
악용하라고 쓴 책이 아니다. 다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상대의 패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더 이상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