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목적은 정치사상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보다 쉽고 편안한 느낌으로 정치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대학 새내기들의 눈높이에 맞춰 썼다. 이 책에는 마키아벨리 이후 근대 정치사상의 주요 개념들이 사상가별로 정리되어 있다. 정치사상은 각 사상가들이 자기 시대의 문제를 고민한 흔적이므로, 개념과 함께 정치사상가들이 그것을 만들게 된 역사적 배경과 개인적 고민들을 조화롭게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디르주스가 정확히 짚어 냈듯이, 오랜 정치의 역사에서 더 일반적인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독재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의 시대가 예외나 다름없다. “잔인하고 억압적인 정부는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었다.” 우리 역사만 봐도 그렇다. 보수세력이 떠받드는 두 지도자, 이승만과 박정희는 모두 독재자였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독재가 어떻게 성립하고, 유지되며, 몰락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공화국이 성립한 이후 40여 년 동안 독재가 만연했던 역사를 지닌 나라라면, 더하여 일부 정치세력이 그 독재의 기억에 자기 정체성의 뿌리를 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이 공화국이 처음부터 민주국가였던듯, 독재라는 지배 방식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독재정권이 집권해도 괜찮다’라는 발상이 어떻게 지금도 지속되는가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 이유는 우리가 “오히려 ‘독재’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