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류는 그저 어렴풋하게만 알던 단편적인 지식들로 우주를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머나먼 우주 끝자락을 관측하고, 다양한 모습의 새로운 우주를 발견하게 되면서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이 우주 전체의 지극히 일부일 뿐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인류의 과학이 이 수수께끼로 둘러싸인 95퍼센트의 정체를 정확히 설명하진 못하지만,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과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의 머릿속 빈 공간에 새로운 지식을 넣어 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우리 머릿속에 온갖 질문들로 가득한 더 거대한 빈 공간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개릿 M. 그래프는 관련 사건과 사고를 객관적으로 집대성하고, 제도와 과학이 부딪힌 현장에서 과학자들의 고민과 탐구의 과정을 좇으며 역사적 맥락을 짚는다. 여기엔 열광도 냉소도 없다. 대신 우리가 무엇을 보았다고 믿어 왔는지, 정부와 군, 과학자와 언론, 대중문화가 그 믿음을 어떻게 만들고 흔들었는지를 인내심 있게 추적한다. 여전히 ‘사이비 과학(유사 과학)’ 정도의 취급을 받는 UAP 논의를 과학적 검증의 언어로 끌어오는 관문으로서도 뜻깊다.
결국 UFO를 둘러싼 우리의 상상과 탐색은, 우주가 선사하는 끔찍한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지성을 동원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두려움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경이로움에 취하지 않도록 데이터와 통계를 쌓는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쪽에서는 언젠가 도착할지도 모를 응답을 기다린다. 그 응답은 전파의 패턴일 수도, 스펙트럼의 미세한 흠집일 수도, 아니면 성간 천체의 궤도에 남은 뜻밖의 흔적일 수도 있다. 만약 끝내 아무도 오지 않더라도, 그 적막을 확인하는 일 역시 인류에겐 또 다른 교훈이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하늘을 본다. 상상과 공포가 아니라 증거와 겸손으로, 언젠가 닿을지 모를 만남과 끝내 오지 않을지도 모를 침묵을 함께 감당할 준비를 하면서. 이 책은 그 준비의 일부다. 적막이든 응답이든, 우리가 올바로 해석할 사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