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문학과 예술의 고리를 추적하는 일은 이성적 지식의 지평만 넓혀주는 것이 아니다. 워터하우스의 '샬롯 아가씨'는 그 바탕이 된 테니슨의 시를 읽기 전까지는 그저 동화 같은 아름다운 그림에 지나지 않았다. 테니슨의 시를 읽고 나서야 샬롯의 아가씨의 얼굴에 숨겨져 있는 섬세한 갈증과 절망적인 환희를 읽어내게 되었다. 지나친 지식은 감성과 상상력의 발전을 방해한다고 하지만, 적절한 지식이야말로 감성과 상상력의 발전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신화와 문학과 미술을 잇는 비밀의 고리들을 밝혀내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지적, 감성적 기쁨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