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별을 볼 때마다 생각하곤 합니다. 인간이 다른 별로 이주하고 그곳에 원래부터 살고 있는 지성이 있는 존재들과 만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과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인간은 그렇게 살아야 하고, 그럴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앞으로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붉은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떠올린 공포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썼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거나 혹은 괴롭히는 존재들이 우리를 압도하게 될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겪을지 말입니다. 부디 인류가 거대해진 붉은 개미와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학교괴담이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요? 학교가 그만큼 학생들에게 익숙한 장소이자 귀신이 나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는 곳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학교가 존재하는 한 그곳의 괴담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번 학교괴담 앤솔러지는 사라지지 않을 학교괴담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렵다고는 하지만 학교괴담이 사라지고 오직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죠. 모쪼록 재미있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프로 야구 인기만큼 뜨거웠던 1980년대를 아시나요?
그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1980년대를 이야기한다면 끓는 가마솥 같은 시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나라는 점점 가난에서 벗어났지만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세상을 떠났어요.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며 빈민촌이 철거되었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떠나야 했지요.
그 시대를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상징 중 하나가 바로 프로 야구입니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 야구는 곧 큰 인기를 끌었어요. 경제가 발전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놀거리가 없던 어른과 아이 모두를 사로잡은 것이지요. 특히 아이들은 프로 야구 팀에서 모집하는 어린이 회원이 되고 싶어 했어요. 어린이 회원이 되면 점퍼와 모자를 선물로 받았거든요. 저도 지금은 두산 베어스가 된 OB 베어스의 어린이 회원이었습니다.
야구의 열기가 뜨거웠지만 한편에서는 가혹한 노동 환경이 사람들을 힘들게 했어요. 지금은 디지털 산업 단지가 된 서울 구로 공단에는 크고 작은 공장들이 있었고, 지방에서 올라온 많은 노동자가 이곳에서 일했지요. 학창 시절에 지하철을 잘못 타서 구로 공단에 내린 적이 있었는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발전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고통과 희생으로 이뤄지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어렴풋하게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구로 공단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거센 시위가 벌어졌을 때 바람에 실려 온 최루탄 냄새를 맡은 것도 또 하나의 충격이었지요.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게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잊어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시절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어요.
이 책은 만약 민간에서 인쇄해 발행했던 조보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주인공들인 김 생원과 관수와 같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세상입니다. 지나간 과거가 지금 여기,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를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 미욱한 글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를 지키고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만약 민간에서 인쇄해 발행했던 조보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주인공들인 김 생원과 관수와 같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세상입니다. 지나간 과거가 지금 여기,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를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달고나 예리!』는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떠오른 생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죠. 그리고 ‘장편보다는 여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앤솔러지가 어떨까’ 하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시선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
스포츠와 출판은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땀을 흘리는 만큼 정직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죠.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바뀐다고 해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사랑하고,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달고나 예리!』에는 그런 작가들의 마음이 담긴 단편들이 실려 있습니다.
책 한 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 한 권은 세상을 바꾸는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달고나 예리!』가 그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책을 펴내며
집은 우리에게 보금자리 같은 곳이다. 그런데 그런 안락한 장소가 공포스러운 무대로 변할 때가 있다. 그곳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그리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쫓겨나야 할 때다. 고독사와 전세 사기에 관한 자료를 보면서 한번은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좋은 기회가 되어서 이야기를 썼는데 늘 그렇듯 현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 부디 모든 사람들에게 집이 안락한 기억의 무대로만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몇 명의 전기수들은 오늘날에도 이름이 남아 있을 정도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전기수들은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바깥에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줘야 했기 때문에 여성이 전기수가 되는 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여성 전기수의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야기는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요.
굳이 지구 종말을 앤솔러지로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다양한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본 종말을 그려보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의도에 맞는 작가들을 섭외했고, 기대했던 만큼의 단편들이 나왔다. 그것은 종말이 주는 무거움을 작가들이 잘 버텨냈으며, 새로운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는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별을 볼 때마다 생각하곤 합니다. 인간이 다른 별로 이주하고 그곳에 원래부터 살고 있는 지성이 있는 존재들과 만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과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인간은 그렇게 살아야 하고, 그럴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앞으로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붉은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떠올린 공포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썼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거나 혹은 괴롭히는 존재들이 우리를 압도하게 될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겪을지 말입니다. 부디 인류가 거대해진 붉은 개미와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지가 걱정됩니다. 몸에 걸린 병은 언젠가는 치료되지만, 마음의 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1918년의 우리 민족이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가 현재 우리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거 똘똘 뭉쳐 서로를 배려하고 돌본다면 그 병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묻습니다. 왜 역사를 좋아하느냐고 말이죠. 제가 역사를 좋아하는 건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100년 전만 해도 사람은 평등하지 못했고, 민족이나 피부, 종교에 따른 차별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여성과 아이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었고, 대화 대신 폭력이 사용되었습니다. 타국을 침략해서 식민지로 삼고 저항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00년 사이에 인종 차별은 범죄로 인식되었고, 여성과 아이들에게도 인권이 존재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을 침략하는 건 규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대량 학살 역시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세상이 이렇게 바뀐 것은 누군가의 저항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인권을 보장해야 하고, 차별은 범죄이며, 전쟁은 사악하다는 걸 자신의 목숨을 걸고 알렸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고 행복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권리와 행복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해 주었으면 합니다. 자유와 평화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 [창작 노트]
우리에게 일상은 감옥이자 방벽 같은 존재입니다. 갇혀 있다고 생각되면 감옥이고 외부의 침입을 막아 주는 존재라면 방벽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일상은 삶을 구분 짓는 중요한 구분 점이기도 합니다. 미래에도 일상은 이어질 겁니다. 그런 일상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지켜질지를 상상하는 것은 작가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도전이지요. 감시받는 일상에서 탈출한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소설 속에서 후남 마을을 배경으로 엮은 저수지 사건은 이런 비극들을 하나씩 모아서 조각한 겁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기억하기조차 불편한 역사를 굳이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같은 비극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