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내가 어떤 무엇이 되겠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 기억으론 내가 처음 '꿈', 아니 적어도 '뭐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을 한건 취준생 때 이력서에 적은'좋은 아빠'였던 것 같다. 어느 누군가는 꿈은 무엇인가 되고 싶고, 스스로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스스로의 꿈은 아직 찾고 있지만, 여전히 나의 첫 번째 꿈은 '좋은 아빠'이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나의 꿈을 생각해 본다.
알을 깨고 나온 그날부터 줄곧 올빼미의 꿈은 하나, 바로 기사가 되는 것!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기사가 되는 상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무시무시한 용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고, 기사들이 하나둘 사라지자 기사 학교에서는 기사를 모집하게 된다. 올빼미는 지원서를 내어 기사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열심히 수련하여 마침내 기사의 꿈을 이루게 된다. 주어진 업무는 '밤에 성벽 지키기', 올빼미 기사에겐 딱 알맞은 일이다. 어느 깊은 밤, 평소와 같이 성벽을 지키는 올빼미에게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데...과연 올빼미 기사는 성벽을 지켜내고 진짜 기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올빼미 기사>는 기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랑스런 꼬마 올빼미를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주인공 올빼미는 '기사의 꿈'을 향한 매일매일의 상상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를 명확히 하며 하루하루 노력한다. '용감하고 지혜롭고, 친구가 많은 기사'. 위험에 봉착했을 때, 두렵지만 용감하고 지혜롭게 평소 자기가 꿈꾸는 모습으로써 위기를 돌파한다. 꼬마 올빼미처럼 우리 아이들도 꿈을 꾸고 그 찬란한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어린이날을 맞이하길 바라본다. 2023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유아 MD 김진해
추천의 글
이토록 사랑스런 꼬마 올빼미의 ‘진짜 기사’ 되기 대작전! - 퍼블리셔스 위클리 보여지는 힘보다 지혜와 용기가 더 강하다는 교훈을 준다. - 커커스 감히 ‘현대판 고전 그림책’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주고 싶은 그림책. - 북리스트
'나태함과 무기력함, 게으름과 우울은 가장 무서운 전염병'(143쪽)으로 받아들여지는 세계가 있다. 풍요로운 지상이 절멸한 이후 지하 도시로 추방된 인류는 지상으로 다시 돌아갈 날을 위해 효율적으로 노동하며 세계를 위해 복무한다. 평정을 유지하며 노동하기 위해 약물을 섭취하고, 열등하게도 감정을 느끼는 인간은 정신재활원에 가서 갱생해야 한다. '네'가 사라지면 너의 클론이 너의 쓸모를 대신하면 되는 세계. 이 세계에서 슬픔은 유별난 것으로 취급된다. "다 유별나게 억울하고 슬프면 도대체 일은 누가 해?"(231쪽) 이 건조한 대사들에 마음을 다친다면, 아직 우리에겐 남은 시간이 있다.
<천 개의 파랑>에서 <랑과 나의 사막>까지, 사라지고 부서진 존재들을 기억하는 이야기로 독자의 손을 잡아온 천선란의 연작 소설. 지하 도시의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를 엮어 사랑과 우정, 애도와 환대라는 낱말의 뜻을 되새기게 한다. <인생의 역사>에 신형철이 인용한 대로,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은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난 것으로 헤아려야 마땅하다. '너'는 너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어떤 대행자로 대체될 수 없다고, 너만의 고유함이 있는 너는 'T7-033구역 지반 붕괴로 노동자 한 명 사망'(230쪽)이라는 건조한 문장에 갇힐 수 없다고 외치는 목소리. 가장 낮은 곳에서, 축축한 틈 곳곳에서 멸종되지 않고 머무르는 이끼들처럼 존재하는 마음이 있다. 아직 우리에게 그 유별난 슬픔이 존재한다면, 바로 그 비효율적인 마음들이 서로를 구할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무모하고 위험한 건 싫다. 따분할 만큼 평온한 일상을 원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어떤 것도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걸, 그게 평화의 기본 조건이라는 걸 그 애를 좋아하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이제 다시 따분한 일상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 먹먹한 슬픔을 덮고 있더라도, 언젠가는 이불처럼 잘 포개어 옷장에 넣어둘 수 있을 줄 알았어. 가끔씩 꺼내 덮었다가 언제든 접어 넣을 수 있게. 비록 지금은 그 무게에 눌려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어느 날 수십억 원짜리 로또에 당첨됐다고 합시다. 더 이상 생계나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일을 계속하실까요, 아니면 그만두실까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질문이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선택은 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소위 ‘파이어족’이 되어 경제적 자유를 기반으로 한 빠른 은퇴 후 여생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보통의 사람들에게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빨리 돈 벌고 은퇴해서 인생을 즐기겠다는 사람에게, 일은 과연 무엇인가?
‘애쓰지 말고 열심히 하지 말자’는 주장이 대세가 된 시대다. 30여 년간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인 광고업계에서 자기만의 색깔로 인정받고 성과를 냈던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 첫 일터에서 스스로 물러나 8년째 자신의 이름을 딴 ‘최인아 책방’을 운영하는 지금까지 그의 관심은 일에 대한 의미와 태도, ‘왜 일하는가’와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맞닿아 있다. 저자의 결론은 결국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희소하고도 귀한 자원이었고, 시간을 대하는 맞춤한 태도는 결국 ‘열심’이라는 것이었다. 자칫 ‘꼰대같이’ 들릴까 걱정하면서도, 저자는 세상에 맞추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곧 자기답게 사는 일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일에 대한 질문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질문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 자기계발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워라밸이라고 하면 어떤 이들은 일과 삶의 분리를 넘어 마치 일은 삶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소 극단적인 입장이죠. 하지만 일은 여러 의미를 품고 있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그러므로 워라밸이란 인생이 일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찾자는 뜻일 테고 그 밸런스의 한쪽 끝엔 관계, 특히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놓여야 할 겁니다.
타인을 영웅으로 숭배하는 일은 훨씬 쉽다. 나의 너저분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반성하고 현실을 바꾸는 일에 비해. 그래서 더 이상의 "과격한" 요구를 할 수 없는 죽은 소수자들은 자주 영웅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하나도 관심이 없다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그토록 신경 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저자는 열두 편의 논픽션을 통해 지배 문화가 유대인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다. 살아있는 유대인에게서 죽은 유대인만 보기를 원하는 분위기에 대해, 유대인이 특정한 모습으로 존재하기만을 바라는 문화에 대해, 분노를 담아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소수자에 대한 미묘한 혐오의 작동 방식에 대해 지적이고 풍성한 글들이 이어진다. 정희진이 "사회적 약자의 죽음을 지배 문화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전이 될 만한 작품"이라며 추천했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같은 시민으로서 살아 있는 유대인에 대한 혐오나 차별, 고정관념을 사회정의의 의제로 삼는 대신, 죽은 유대인을 찬양함으로써 '우리는 안전해진다'. 이것이 사회적 약자의 죽음을 숭배함으로써, 죽은 자와 산 자를 모두 매장하는 방식이다. - 정희진 여성학자, 해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