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23세의 나이로 대학 중퇴 후 미국으로 건너간 청년은 17년 동안 식품점, 신문사, 편의점 등 7개 사업에 손을 댔지만 모두 실패를 맛보았다. 하지만 마흔이 되던 2004년 당시 전 재산이었던 2,300달러를 주고 나머지는 매달 5만 달러씩 갚는 조건으로 80만 달러짜리 식품업체를 인수한 이후, 인수 기업을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외식 사업 외에도 출판업, 화훼 유통업, 금융업, 부동산업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많은 후배 사업가에게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불리고 있다. 바로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이다.
저자는 2015년부터 7년여 동안 3,000여 명 남짓의 사업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사업의 규모나 영역과 관계없이 비슷한 고민과 질문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운영하는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연간 등록자가 한정되어 있고,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실제 수업에 사용했던 자료를 책으로 엮어 출간하였다. 20대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사장으로 살아온 저자의 경영철학이 누군가의 실패를 막아내고, 방향을 제시하거나, 격려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경제경영 MD 박동명
잔인한 봄. 역사를 흔드는 목소리가 부끄러움 없이 거리에 나뒹구는 봄. 제75주년 4.3 추념식을 앞두고 또다시 소란이 반복되고 있다. 혼란한 와중의 희망이라면, 왜곡과 폄훼의 커지는 그림자 앞에서는 늘 진실의 구체적인 모습을 더 명확히 알고자 하는 이들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가장 길게 이어져온 희망이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4.3을 취재해 온 허호준 기자가 기록한 진실이다.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2,762일 동안 제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국가의 시민 학살, 4.3 일어난 시대적 배경, 세계사 안에서 4.3의 위치, 사건을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현대 한국사에서 4.3의 의미 등 4.3에 초점 맞춘 눈을 줌인, 아웃하며 책은 총체적인 진실을 드러낸다.
저자가 4.3에 대해 오랜 시간 폭넓고 집요하게 취재한 내공이 깊이 느껴진다. 건조한 문체는 이 비극을 더 날카롭게 진술하고, 핵심을 놓치지 않는 문장들은 독서의 몰입을 돕는다. 진 빠지는 독서가 아님에도 어느새 4.3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가 자리 잡힌다. 이제 이 빼곡하게 준비된 진실을 각자의 마음에 붙잡는 일만 남았다. 희망 편에 선 이들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 역사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소설가 현기영은 197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북촌리 학살 사건을 그린 「순이삼촌」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사건 발생 30여 년 만에 4.3의 비극적 진실을 드러내는 데 기여했지만 그 대가는 컸다. 그는 『순이삼촌』이 소설집으로 발간된 직후인 1979년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받았고, 소설집은 판매 금지되었다.
아이는 주말이면 종종 할머니 집에 가자고 말을 한다. '우리 강아지 왔구나.' 반갑게 맞아주는 할머니, 아이의 입술 위에 작은 미소 한 겹이 덧 입혀진다. 할머니는 손주를 위해 냉장고 한편에 아껴두었던 고기반찬을 내어놓으신다. 손주가 밥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할머니의 모습에 문득 나의 할머니가 떠올랐다. '아, 나도 할머니가 있었지.' 아이가 태어나고 세상의 중심을 아이에게 양보한 후, 나의 기억은 이렇게 가끔씩 내 아이를 통해 소환되곤 한다. 나의 할머니를 떠올리며 <할머니의 뜰에서>를 펼쳐본다.
주인공 아이는 아침마다 할머니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함께 학교에 간다. 할머니가 오두막 뒤편에 있는 텃밭을 가꿀 때면 곁에서 거들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이면 평소보다 느린 걸음으로 주위를 살피며 지렁이를 함께 주워 모아 텃밭에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할머니가 오두막을 떠나 아이와 함께 살게 되기 전까지 이 일은 계속되지만, 할머니는 이제 오두막이 아닌 아이의 집 복도 끝방에 누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할머니에게 텃밭의 생명력을 돌려주고 싶은 아이는 비가 오자 빗속으로 뛰어드는데...
<할머니의 뜰에서>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시인 조던 스콧과 빼어난 그림으로 각종 그림책상을 거머쥔 시드니 스미스가 다시 뭉쳐 내놓은 작품이다. 조던 스콧의 시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글은 우리의 마음에 스미고, 시드니 스미스의 아름다운 그림은 우리 모두를 어린 조던이 뛰놀던 할머니의 뜰로 데려다준다.
- 유아 MD 김진해
추천의 글
"말이 무색해지는 사랑의 초상." -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가족에게 전하는 이 진심 어린 유언이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 - 북리스트 (미국도서관협회)
2100년 경 한반도를 둘러싼 해수면이 최대 82cm 상승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멀게는 베네치아부터 가깝게는 해운대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나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김청귤의 소설 속에서 인류는 여전하다. '전세계가 한마음으로 해저도시를 만들었으면서도 나중엔 누가 들어갈지 선별하느라 싸웠고, 탈락한 이들은 배를 타고 떠돌며 천천히 죽어'(184쪽)가는 사람이 가득한 세계. 생존을 위해 심해로 떠난 인류의 이야기를 연작소설로 엮었다. <재와 물거품>으로 바다처럼 넘실대는 사랑의 물결을 선보인 작가 김청귤의 연작소설이 '래빗홀' 브랜드의 첫 권으로 독자를 만난다.
도망쳐 다다른 바다에서도 다시 해수 온난화를 걱정해야 하는 게 이들의 형편이다. 바다생물의 유전자를 얻어 심해에서 생존하고, 해저도시를 건설해 또 다른 신분제를 만드는 인류의 모습에 기시감이 든다. '물살에 몸을 맡기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180쪽) 절망과 싸우는 이들의 용기에 더욱 시선이 가는 이유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창밖에는 고요하게 넘실거리는 바다가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먼바다에서는 돌고래들이 수면으로 솟아올랐다가 부드럽게 물속으로 들어갔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깨끗한 바닷속에는 형형색색의 산호초들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생명의 바다에서 마음껏 넘어뜨리고 넘어지고 헤엄치고 잠수하다가 그대로 물속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