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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언플러그드 보이 1~.. 고래눈이 내리다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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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이야기"
[세트] 언플러그드 보이 1~2 세트 - 전2권
천계영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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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겸은 힙합 바지를 입고 풍선껌을 불며 슬플 땐 춤을 춘다. 지율은 그런 현겸을 좋아하고 현겸이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라고 생각해서 행여 등에 날개가 돋아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한다. 만화의 중간중간엔 '삐삐'가 등장하고, 언타이틀의 '책임져'가 흐르며, 선탠을 한 현겸을 보며 '강타' 아니냐고 친구들이 오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만화가 처음 선보였던 1996년, 그 아련했던 시절로 우리를 단숨에 데리고 가는 것이다.

만화가 천계영의 전설적인 데뷔작인 <언플러그드 보이>는 10대 청소년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순정만화로 이번 개정판은 1997년 출간된 초판본의 원형을 따르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독자들을 가슴 뛰게 한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과 소녀가 다시 펼쳐진 페이지 위에서 웃고 울며 되살아난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사랑을 배웠고,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마주한 이 만화는 오래된 감정들을 눈부시게 되살아나게 한다. 28년이 지나 우리 곁으로 다시 온 이야기, 여전히 투명하고 여전히 아름답다. - 만화 MD 도란
이 책의 한 문장
무슨 일 때문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엄마한테 혼이 나서 울고 있었다. 새벽 1시의 빈 놀이터에서... 그리고... 현겸이가 나타났다. 꼭...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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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5년 만의 신작 소설집"
고래눈이 내리다
김보영 지음 /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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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깊은 바닷속, 1억 5천만 킬로미터를 초속 3억 미터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온 빛들도 닿지 못하는 어둠 속에 눈발이 짙어졌다. 처음에 나무수염아귀는 고래가 죽었나 보다 생각했다. 어둡고 춥고 적막한 심해에 내리는 생명의 찬가. 심해의 풍요로운 양식이 될 고래의 살과 지느러미, 피와 눈알, 아가미. 하지만 이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한다. “고래는 아니야. 텁텁해.” 천 년인지 만 년인지 모를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대양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한 관해파리씨는 이 눈이 한 마을에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옆 마을에도, 앞 마을에도, 그 뒷 마을에도 눈이 내렸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했기에 심해 속 모든 마을에 눈이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알기로 그렇게 큰 종족은 하나 뿐이다. 썩지 않는 물질을 배설하는 괴물들, 인간이다.

한국 SF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김보영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집. 2020년대에 발표한 9편의 단편을 모아 생태, 상실, 회복, 기술 문명 등 현대적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로제타상 후보작이자 표제작인 〈고래눈이 내리다〉를 비롯해, 우주 생명체의 생존과 생태 회복을 그린 〈귀신숲이 내리다〉, 죽음을 새로운 세계로 바라보는 〈봄으로 가는 문〉 등 각 단편은 우열과 성별, 정상/비정상 등의 양비론을 뒤집고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극복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는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익숙한 질문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는 이 책은 우리 시대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맹독이든, 병균이든, 슬픔이든, 아픔이든, 여기에서는 모두 같아. 모두가 아름다운 눈송이가 되지. 은혜로운 양식이자 생명의 기쁨이 되지. 이 아래에서는 모두가 다 같아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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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정말로 중요한 것에 대하여"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슈테판 셰퍼 지음, 전은경 옮김 / 서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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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 지친 평범한 가장인 ‘나’는 주말을 맞아 혼자 시골 별장으로 떠났다. 새벽 5시 12분, 평소처럼 눈을 뜬 나는 운동화를 신고 꼭두새벽부터 정처 없이 숲속을 걷다가 별장 앞 조용한 호숫가에 이르렀다. 호숫가에서 물에서 막 나왔는지 온몸이 젖어 있는 남자가 말을 걸어 온다. “아이고, 당신도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나요? 아주 일찍 일어나셨군요?” 그러자 나도 모르게 대답이 튀어나온다. “아니요, 인생에서 굴러떨어졌답니다.” 대답을 들은 남자는 자신을 카를이라고 소개하며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그는 자신처럼 호수에서 수영할 것을 권했고, 나는 망설임 끝에 물에 몸을 담갔다. 그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나를 위해 한 가장 자유로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으로부터, 나의 남은 스물다섯 해의 여름을 영영 바꿔버릴 주말이 시작되었다.

평범한 비즈니스맨이자 두 아이의 아빠 ‘나’가 혼자 시골 별장에 내려갔다가 괴짜 농부 카를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아주 특별한 이틀을 담은 소설. 바쁘게 살고는 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닌지 물음표가 떠오를 때, 목표를 향해 경주마처럼 달려왔지만 정작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을 때,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는 게 아득하게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이미 한 방향으로 너무 오랫동안 와버린 건 아닌지 혼란스러운 어른들에게 다시 순수한 삶의 정수에 가 닿는 길을 안내해 줄 이정표가 될 소설이다. 읽는 동안 독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왜 다른 일로 그리 긴 시간을 보냈을까?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첫 문장
5시 12분, 나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깼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다행히 세상의 온갖 걱정을 치료하는 비장의 약을 가지고 있다고요. 그건 거의 다 생크림으로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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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예찬"
단어 옆에 서기
조 모란 지음, 성원 옮김 /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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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계로 빠지게 되는 요인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문장이었다. 나의 생각을 적확하게 꼬집어내는 문장들, 세계를 선명하게 복제하는 문장들. 그러니까 시작은 책이 아니라 문장이었다. 문장이 이어진 것이 책이라 책까지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은 여전하지만 이제 그 사랑엔 어떤 열등감과 생활감, 피로가 묻어 기원이 무엇이었는지 가물 해진 상태가 되었는데, 이 책이 아름다운 문장에 빠져 허우적대던 옛 감정의 기억을 생생히 복원했다.

저자 조 모란은 충실한 문장 애호가다. 이 책을 통틀어 그는 문장에 대한 순전한 사랑을 조금도 아낌없이 고백한다. 그의 사랑은 오래 묵은 것임에도 질척임이 없다. 깨끗하고 충직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여름 같은 산뜻한 문장들이 호들갑 없이 사랑을 뿜어낸다. 문장에도 덕후가 있을 수 있다니. 문장 덕후는 이 책과 같은 문장을 쓴다. 이런 문장들을 쓰는 문장 덕후라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형식상으론 작법서다. 딱 잘라 지시하는 통쾌함을 가진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문장들은 문장에 대한 예찬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어지는 와중에 좋은 글이 품어야 할 덕목과 원칙 들을 짚는다. 매끄러운 선율처럼 적당한 리듬과 적확한 단어를 가지고. 문장 덕후는 작법서를 이렇게 아름답게 쓴다. 문장 애호가라면 누구나 책장에 꽂고 싶을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아무리 어리숙하고 부주의한 작가여도 흩뿌려진 대문자와 마침표, 그 사이 놓인 글자들이 문장이라는 보편적인 통화로 바뀌기를 염원한다. 우리는 문장을 만들면서 글쓰기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배운다. 이 종잡을 수 없이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난장을, 그러니까 인생을, 문장으로 아주 잠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