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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은 재물이나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일을 한다. 인생을 돈으로 바꾸는 일은 아무래도 냉혹한 작업이다. <행복만을 보았다>의 주인공 앙투안은 오랫동안 그 일을 해 왔고 어느새 자신의 성격도 그처럼 냉정하고 무덤덤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삶을 손해사정사의 눈으로 바라본다. 나의 인생은 얼마인가. 냉혹한 질문이 자기자신을 향했을 때에야 그는 비로소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깨닫는다. 앙투안은 견딜 수가 없다. 무너져버리고 만다. 겉으로는 아무 부족함이 없던, 도리어 행복했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딸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갈라진다. 정신질환 상담을 받는 앙투안의 시점과 사랑하던 아버지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살인 미수를 경험한 조세핀의 시점이 지옥같았던 날을 기점으로 나뉜다. 무너진 채로 모든 걸 다시 재건해야 한다는 점에서 둘은 똑같지만, 한 명은 참회와 속죄를 이뤄내야 하고 다른 한 명은 증오와 환멸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내면서 다시 자신있게 일어설 수 있을까. 2014년에 프랑스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이 주는 감동은 이미 여러 차례 봐 왔던 종류의 것이지만, 그만큼 이 주제야말로 소설의 영원한 소재라고 생각하는 쪽이 좋겠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좀 더 잘 살아가고 싶다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