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것은 단순한 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정의가 흔들리는 경험이었다. 누구나 스마트폰 화면 속에 질문을 던지고, 기계가 사람처럼 문장을 만들어 내는 장면을 마주하면서, 인간만의 언어가 더 이상 고유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 것이다. 놀라움과 불안이 교차하는 그 순간, 기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유의 동반자처럼 다가왔다. 김대식 교수는 이 낯선 경험을 충격으로만 남기지 않고, '기계와의 협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사랑과 죽음, 정의와 행복, 신의 존재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 물음이 이제는 기계와 함께 던져지고 응답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전환점에서 인류가 맞닥뜨린 본질적 물음을 파고든다. AGI의 도래는 무한한 풍요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약속하는 동시에, 인간다움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힘을 품고 있다. 저자는 기술의 낙관과 비관 사이를 오가며, 인간의 모든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전제로 삼는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선택이다. 기술은 멈출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 방향은 인간의 성찰과 결단에 달려 있다. 이 사유의 여정은 단순한 기술 담론을 넘어, 존엄을 지키며 AGI 시대를 통과하기 위한 나침반이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은, 인류에게 주어진 극히 짧은 '골든 아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