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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자신의 몸에 속해 있지 않다고, 그 주변의 어떤 사물이라고 상상했다." (28쪽) 다른 징조가 없었다. 어느 겨울날 벤치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여성. 깨어나보니 눈사람이 되었다. 얼마 전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고, 미성년자인 아이가 있으며, 7살 연하의 가난한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다. 눈이 된 몸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녹아 없어지고 만다. 관계들과 작별을 맞이해야만 하는 그의 마지막 시간을 소설가 한강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억한다.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46쪽)를 곱씹는 이야기로 <채식주의자>의 소설가 한강이 2018년의 김유정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작별>을 표제작으로 한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 외에도 강화길의 <손>, 권여선의 <희박한 마음>, 김혜진의 <동네 사람>, 이승우의 <소돔의 하룻밤>, 정이현의 <언니>, 정지돈의 <Light from Anywhere(빛은 어디에서나 온다)>가 함께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