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절에 나는 책 읽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첫돌이 되기 전 심한 홍역으로 눈의 시력이 약해지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맨 앞자리에 앉아서도 칠판에 글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칠판 앞으로 다가가 받아 적어야 했던 고단한 일상이었지만 늘 책을 품에 안고 문학가를 꿈꿨습니다. …(중략)… 글은 어둠뿐인 내 인생의 빛이었습니다. 평생 한순간도 떨쳐 낼 수 없었던 문학의 길은 내 삶의 마지막 희망이 되었습니다. 두 눈의 빛을 완전히 잃은 후에야 소망하던 등단을 이루었고, 치열한 글쓰기 끝에 이제 네 번째 수필집을 세상에 내어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