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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민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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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봄에는 기쁘다>

민정호

울산에서 태어났고, 일곱 살 이후 파주에서 자라났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틈틈이 책을 읽어 다정한 글을 #북스타그램을 올리는데, 이 책의 글들은 모두 그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저서로는 『이유 없는 다정함:김연수의 문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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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봄에는 기쁘다> - 2025년 4월  더보기

나는 소설을 좋아해서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신입생 신분으로 첫 학기에 ‘한국문학의 이해’라는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첫 수업에서 김승호 교수님은 “여러분은 한국문학이라고 하면 한강 같은 작가만 떠오르지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처음으로 ‘한강’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한강’이라는 이름 때문이었을까? 첫 수업이 30분도 채 안 돼 끝나자마자 그길로 도서관에 갔고, 바로 『내 여자의 열매』를 빌려 읽었다. 그 당시 파주에 살았던 나는 동대입구역에서 구파발역까지 30분을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구파발역에서 파주까지 60분을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기다리며 갈아타는 시간에도 그 책을 읽고 있었으니까 장장 두 시간 동안 그 책과 씨름한 것이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냐면, 스무 살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아도, 다가갈 수 없는 어떤 캄캄한 ‘터널’ 같은 게 그 책과 나 사이에 존재했다는 말이다. 20년이 훌쩍 지나 우연히 나카시마 미카(中島美嘉)의 을 듣게 됐는데, 그때 내가 느꼈던 그 터널이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가수에게 매우 치명적인 ‘양측이관개방증’을 앓고 있어서 활동을 중단한 적도 있었고, 세 살 연하의 배구 선수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적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가슴을 치며, 때로는 무릎을 꿇고 스피커에 자신의 손을 대면서 ‘죽는 것만 생각하게 되는 것은 분명 살아가는 것에 너무 진지하기 때문이야’라는 가사를 노래하는데, 불현듯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가 다시 생각났다.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이해하기 위해서 무릎을 꿇고 스피커에 손을 대면서 몸부림치지 못했던 그 시절, 스무 살의 내가 생각난 것이다. 누군가 갑자기 이 책을 왜 썼냐고 묻는다면, 20년 전에 느꼈던 그 터널 속 문지방을 한번 넘어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해야겠다. 몸부림쳐보니, 이제 뭔가 조금 알 것도 같다고 고백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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