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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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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어머니의 죽음 독살이냐? 자연사냐?>

장희

1970년대 이전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참 가난한 나라였다. 폐결핵이 만연하여 한국인이 외국으로 나갈 때는 폐 X선 사진을 찍어서 보여야 할 정도였다. 저자도 폐결핵에 걸렸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발견되었다. 폐결핵 2기 말. 지금도 그때 생긴 공동이 양 쪽 폐 위쪽에 산재되어 있다. 그때 죽어가는 저자를 살려낸 것이 어머니였다. 없는 형편에 병 치료하느라 또 재발 방지하느라 수년간 고생했다.

자식들 때문만이 아니었다. 외조부가 항일 독립운동을 했으므로, 이미 일제시대부터 어머니는 고생길에 들어서 있었다. 해방 후 외세에 편승하여 친일파가 득세하고 좌익과 우익의 이념분쟁이 몰아치던 당시에도 가난과 피곤에 젖은 외조부를 뒷바라지했다. 그렇게 반세기가 흘렀고, 시간 강사하며 애쓰는 딸을 보기 민망해하던 어머니가 82세 되던 해에 의문사 했다. 그 딸인 저자가 <어머니의 죽음 독살이냐? 자연사냐?>를 쓰게 된 것은 어머니의 의문사를 밝히려고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된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에 경악했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의문사를 한 정황이 있으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할 터이다. 그런데 경찰은 애써 의문사한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진단한 난소암으로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병원에서 진단한 난소암도 확증이 없는 상황이다. 인구밀도가 높아 사람이 빽빽한 대한민국에서는 한 노모의 의문사는 그저 밝히지 않고 묻어버리는 것이 너 좋고 나 좋고 하는 식의 전통의 미덕인가 보다. 그런데 그 미덕을 해치고 의문사를 밝히려고 하니 자연히 저자가 못된 인간이 되었다. 어머니의 의문사가 ‘저자’의 인성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마녀사냥이다.

저자는 그리스에 유학했는데, 이 책에 그리스 이야기를 소개한 것을 두고 행여 유학한 자랑을 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로부터 민주주의 온상으로 알려진 그리스는 최근의 심각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굶어죽는 사람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사회 안전장치가 우리보다는 더 촘촘하다. 또 우리나라 교수와 시간강사(지금은 ‘초빙교수’) 같은 그런 터무니없는 보수의 차별도 없다. 현재 정부가 돈이 없긴 한데, 은행이 파산한 것도 아니고 여유 있는 개인들도 건재해서 사회 자체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그저 전반적으로 돈이 없으니 기도 죽고 경기가 다소간 활력이 없을 뿐이다. 돈 없는 정부가 재원을 마련할 때 저소득자를 털어 유리 지갑을 만들기보다는 있는 자의 부담이 누진적으로 커진다.

저자는 대한민국도 하루바삐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직권을 남용하는 경찰, 진실 앞에 침묵하는 의사, 노동은 교수 못지않게 하고도 터무니없는 보수에 시달리는 많은 수의 이른바 ‘초빙교수’들, 이런 현안들은 별개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연관된 것이다. 다 사회적인 공생의 가치관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들로서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개죽음 당하고도 ‘찍’소리 못하는 그런 사회는 안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개인적으로 겪은 사실들을 바탕으로 이 글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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