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에서 중국고전문학으로 문학석사와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중국 복단대학과 양주
대학, 일본 교토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저술로「장자 내편-도와 함께 하는
웅혼한 삶」,「장자 외편-젊은 철인의 길찾기」,「장자 잡편-철인의 성장과 완성」,「노자
도덕경-아름다운 말 성스러운 길」,「도연명 전집 1·2」(공저),「고시원- 한시의 근원을
찾아서 1·2·3」(공저),「인문에게 삶의 길을 묻다」,「서상기」(역서),「소리 없는 시,
소리 있는 그림」,「어느 동양학자의 산띠아고 까미노」,「행인기행」 등, 다수의 저·
역서와 논문이 있다. 한국중국희곡학회 회장, 중국인문학회 회장, 전남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행인학당에서 시민강좌로 노장사상을
강의하면서, 그 동영상을 유튜브로 제공하고 있다(www.youtube.com/@yanghoister).
두 번째 ≪고시원≫ 번역본을 출간하게 되었다. 선진(先秦)과 양한(兩漢) 시기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번역본이 나온 지 1년 만이다. 2집에서는 위(魏)와 진(晉) 시기, 약 50명 작가의 170여 편을 싣고 있는데, 1집과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눈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란, 특히 한시란 일종의 압축 파일과 같은 것이다. 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은밀한 내면을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표현하기에, 시라는 장르는 원래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다. 따라서 서사적인 글이나 논리적인 글과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을 달리 한다. 다분히 개인적인 내용을 개인적인 글쓰기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자 또는 한문이라는 언어적 도구마저 세계에서 다른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원시’적이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는 평판에 걸맞게 한자는 ‘다의’적이고 ‘함축’적이어서, 그것으로 이루어진 한시를 더욱 압축 파일 같이 만든다.
그래서 한시는 읽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사실 한시의 매력 자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압축 파일을 푸는 것은 어렵지만, 제대로 풀기만 하면 우리는 시인의 은밀한 세계로 초대받은 귀빈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즐거움’을 즐기기 위해 그 동안 ‘함께’ ≪고시원≫을 읽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서 두 번째 역주본을 출간한다. 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