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시를 사랑한다. 책상 앞에서 바라보는 도시가 아니라, 길 위에서 보는 도시를 좋아한다. 그래서 통계나 지도만으로 도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골목을 직접 걸어보고, 새벽 시장의 비린내와 부산한 활기, 점심 무렵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불 꺼진 공단의 적막을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밟아본 도시가 5년간 전국 100여 곳이 넘는다. 자료로 도시를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도시의 온도와 냄새, 사람들의 표정으로 그 도시를 본다. 발로 확인한 현장의 감각, 그것이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자 자부심이다.
나는 도시를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도 사람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이라고 본다. 어떤 도시는 뜨겁게 성장하고, 어떤 도시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서 조용히 늙어간다. 왜 어떤 도시에는 사람과 돈이 모여들고, 어떤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는가. 부동산 가격표 너머에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나는 발품을 팔며 따라다녔다.
그렇게 걷다 보니 하나의 답에 다다랐다. 우리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여러 도시에서 두 눈으로 본 흥망의 기록이,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스스로 가늠해보는 데 작은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