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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오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2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정읍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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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오페라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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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현종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고 썼다. 용기를 품고 그 섬에 가는 이들의 매 발자국에 희망이 움푹 팬다.”
2.
심장이 시켜서, 내 안이 제멋대로 꿈틀거려서 그들은 시를 읽고 쓴다. 내 삶은 다름 아닌 내가 살아야 함을 증명해 낸다.
3.
“빠지면 스스럼없이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모험 속에서 숨길을 내듯 다시 피어나는 금지된 시심(詩心)!”
4.
정지우 작가의 글쓰기 열정이 궁금했다. 여러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바쁜 와중에도 글쓰기 모임을 지속하는 이유가. 이 책을 읽으니 알겠다. 쓰는 일이 사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잘 살고 싶은 마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혼자 하는 글쓰기가 함께 읽고 나누는 글쓰기가 될 때, ‘연결’이 발산하는 호의가 쓰고자 하는 욕망뿐 아니라 쓰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것을. 이 책은 글쓰기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책이자,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내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러주는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성심과 성의와 성실로 내 삶에 정성을 다하고 싶어진다.
5.
《오프 먼트》는 나와 내가 마침내 만나는 책이다. 타인의 시선과 과중한 업무에서 벗어나 아주 잠시 나를 중심에 두도록 한다. 어둠 속에서 빛이 발하는 것처럼, 어떤 순간에는 ‘온’ 힘을 다해 ‘오프’ 버튼을 눌러야 한다. 끝없이 애쓰는 대신, 사랑 애(愛)를 써서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에 나의 삶이 있다.
6.
검사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유지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 지난 몇 년간 이 편견은 상당 부분 깨졌지만, 여전히 그들은 차가운 존재처럼 느껴진다. 검사(檢事)가 흡사 칼을 다루는 검사(劍士)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정명원의 책을 읽으며 남아 있던 편견마저 산산이 깨졌다. 거기에 들이 차는 것은 각양각색의 마음이다. 인간이라서 사람 쪽으로 기울어지고 인간으로서 온몸으로 슬퍼하고 인간이기에 다시 우뚝 서는 마음. 스스로를 ‘외곽주의자’라고 일컫는 저자는 주변을 살피는 데 여념이 없다. 바닥을 훑고 틈을 찾고 구석을 응시한다.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직업인이기 이전에 그는 발견을 사랑하는 생활인이고 타고난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심쿵요정’을 찾고 나를 지키는 이야기, 어떻게든 내가 믿는 가치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이야기,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나만의 춤’을 완성해나가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다.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정겨움과 다정함이 하루를 완성한다는 것을. 사람과 그 사람이 빚어내는 사연이 삶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은 ‘사람들의 삶의 결’을 헤아리는 눈부신 마음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7.
윤덕원의 첫 산문집 제목을 보고 놀랐다.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이라니. 내가 아는 윤덕원은 성실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그는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그 이상의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글도 마음도 결코 대충 쓰는 이가 아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알겠다. 성실한 사람은 자신의 열심을 대충이라고 낮춰 말하거나 대충 속에 열심을 꾹꾹 눌러 담는다는 사실을. 창작자이자 생활인인 윤덕원은 그렇게 한다. 그는 누군가와 헤어진 후 자기가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사람, 멈추고 돌아가 지우고 고민하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어려움을 안고, 어려울 것임을 알고도 또 한 발짝 내딛는 사람이다. 이 책은 어쩌면 사는 일을 둘러싼 마음가짐에 관한 책일지도 모른다. 마음먹은 것을 힘겹게 소화하는 진득함, ‘이대로’ 계속해도 될까를 고민하는 신중함, 어떤 상황에서도 생활을 살피는 꾸준함, 기록을 통해 기억을 이어가는 뭉근함이 페이지 곳곳에서 반짝인다.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노래 부르며 매일매일 자신이 맡은 바를 기꺼이 책임지는 이야기를 읽었다. 이렇게나 단단한 친구를 두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8.
죽음에 관한 말들이 범람하는 시대다. 하나하나의 죽음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점점 희미해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희정은 장례지도사, 의전 관리사, 수의 제작자 등 죽음 곁에서 일하는 이들을 취재하고, 이 시대에 죽음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그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죽음까지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삶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역설에 도달한다. 죽음의 불평등으로부터 삶의 불평등을 샅샅이 살피는 작업은 삶과 죽음이 모두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게 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입말이 책을 덮을 때쯤에는 “산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으로 변모한다. 이 책을 읽고 삶뿐 아니라 죽음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계하는지 알게 되었다. 희정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죽음의 지형도를 ‘장례’라는 스펙트럼으로 들여다본다. 예식이 시장 논리에 맞추어 상품으로 취급되고 서로 돕는다는 의미인 ‘상조(相助)’가 상조업이 되는 시대, 그는 생애주기의 많은 순간에 편리의 외피를 쓴 외주(外注)를 경험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그에게 장례식장은 감정 노동과 돌봄 노동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곳이자 혈연과 정상가족, 가부장제 프레임에 포함되지 못하는 삶과 죽음을 헤아리는 곳이기도 하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끝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산 사람이 치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을 각성하게 한다. 사회적 죽음이 금세 잊혀도, 애도의 매뉴얼이 새로이 등장해도, 장법(葬法)이 바뀌고 절차가 간소화되고 장례의 성격이 변화해도 ‘죽음’ 자체의 아득함은 여전하다. 체계적인 산업과 양질의 서비스가 품지 못하는 어떤 것이 있으니 말이다. 책 속의 귀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죽음을 둘러싼 일은 마음을 쓰는 일, 마음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수의를 짓고 염을 하고 상여를 메고 노래를 부르고 묘를 쓰고 화장을 하고 칠성판에 몸을 뉘어 고인의 기분을 헤아리는 일은 모두 애도를 전하는 일이다. 삶과 죽음을 높이어 귀하게 여기는 일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가리킨다. 생로병사의 ‘생로병’이 삶 쪽에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얼마나 신산한지 짐작게 해준다. 죽음을 통해 무수한 삶을 조명하는 이 책은 누가 있었는지와 누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길어 올린다. 죽음을 잘 치러내면서 역설적으로 잘 살고 싶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죽음을 얘기할 때조차 희정의 글은 삶 쪽에, 사람 곁에 있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사람이 현장이다. 없음에서 있었음을 떠올리는 일, 희정은 지금껏 누구보다 성실하게 이 작업을 해왔다. 삶을 소외시키지 않는 ‘있음’으로, 죽음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있었음’으로.
9.
기다림은 마음을 쓰는 일이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닳지 않는다. 더 반질반질해진다. 더 바빠지기만 한다. 더 불어나기 일쑤다. 그래서 기다리는 사람은 부자다. 화수분이다. 기다림 속에서 사는 사람의 속이 깊어지는 이유다. 상대가 천천히 오길 바라는 마음은 기다리는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하는 바람과도 맞닿아 있다. 그렇게 ‘한동안’과 ‘한참’과 친해지는 일이 바로 기다림이다. 희경 형은 오늘도 기다린다. 기다림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다림의 앞뒤에도 기다림이 있으니까. 현재에 깃들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천천히 읽혀야 한다.
10.
이 책은 보는 책이다. 내 앞에 펼쳐진 광경에서 출발한 '보기'는 내 안을 그윽이 들여다보는 순간으로 마무리된다. 저자인 로랑스 드빌레르의 걸음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침묵에서조차 찬란함을 길어 올릴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찬란함을 발견하는 사람도,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도 나다. 나를 향한 여정에서는 호기심이 마를 날이 없다.
11.
검사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유지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 지난 몇 년간 이 편견은 상당 부분 깨졌지만, 여전히 그들은 차가운 존재처럼 느껴진다. 검사(檢事)가 흡사 칼을 다루는 검사(劍士)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정명원의 책을 읽으며 남아 있던 편견마저 산산이 깨졌다. 거기에 들이 차는 것은 각양각색의 마음이다. 인간이라서 사람 쪽으로 기울어지고 인간으로서 온몸으로 슬퍼하고 인간이기에 다시 우뚝 서는 마음. 스스로를 ‘외곽주의자’라고 일컫는 저자는 주변을 살피는 데 여념이 없다. 바닥을 훑고 틈을 찾고 구석을 응시한다.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직업인이기 이전에 그는 발견을 사랑하는 생활인이고 타고난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심쿵요정’을 찾고 나를 지키는 이야기, 어떻게든 내가 믿는 가치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이야기,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나만의 춤’을 완성해나가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다.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정겨움과 다정함이 하루를 완성한다는 것을. 사람과 그 사람이 빚어내는 사연이 삶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은 ‘사람들의 삶의 결’을 헤아리는 눈부신 마음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12.
  • 감정 사전 - 인생의 작은 숙련가를 위한 
  • 단춤 (지은이) | 유유히 | 2025년 7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9.8 (25) | 세일즈포인트 : 2,465
단춤은 부단히 애쓴다. 살아가기 위해, 희망하고 모험하기 위해, 위로하고 기록하기 위해, 곁에 있는 행복을 끝끝내 찾기 위해. 그래서 이 책은 터덜터덜 집에 돌아온 사람이 스스로에게 다정해지고자 건네는 안부 같다. 애쓰는 사람이 사랑을 쓰지 않기란 어려운 법이다. 사랑을 쓰는 사람이 용기를 쥐지 않기도 어려운 법이다. 가만 보면 오늘을 마주하는 일은 어떤 감정을 맞이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도 애쓴 당신, 잠들기 전 떠올릴 그 단어가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13.
이 소설은 상처 입은 자들이 그것을 힘입음으로 덧입는 이야기이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본 이들은 위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함께 걸으면서, 어깨를 결으면서, 순간을 겹치면서 이들은 다가올 미래를 천천히 맞이한다. 열어젖히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여는 방식으로, 기다리기도 하고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서로 돕는 일은 상처를 포개는 일이기도 하다. 포갠 상처에서는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새살이 돋는다는 사실을 이들은 증명해낸다. 용기와 사랑이 전염될 때까지, 끈끈함과 질김이 끈질긴 연대가 될 때까지. 함께 잇고 입으면서 이들의 앞날을 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구름이 겹치면 새로운 무늬가 나타난다. 구름이 걷히면 말끔한 해가 떠오른다.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삶이 시작될 차례다.
14.
어떤 옆은 사라지고 어떤 옆은 남는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곁이 되어 주는 옆도 있다. 성동혁이 쓰고 다안이 그린 시 그림책 《나 너희 옆집 살아》를 읽는 것은 옆을 살피는 일이다. 당장 옆에 없어도 곁에 있는 존재가 있다는 역설적인 삶의 이치를 깨닫는 일이다. 희귀 난치 질환으로 산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시인을 위해 함께 산에 가기로 마음먹은 친구들이 있다. ‘옆에 있음’을 ‘함께함’으로 만드는 이들을 그려내는 다안의 붓끝은 온통 초록이다. 이 책을 읽으면 기꺼이 누군가의 옆이, 옆집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옆집에 산다.
15.
  • 세계숲 미니 러그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2025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수상작  Choice
  • 희정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 22,000원 → 19,800원 (10%할인), 마일리지 1,100
  • 9.6 (34) | 세일즈포인트 : 11,101
죽음에 관한 말들이 범람하는 시대다. 하나하나의 죽음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점점 희미해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희정은 장례지도사, 의전 관리사, 수의 제작자 등 죽음 곁에서 일하는 이들을 취재하고, 이 시대에 죽음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그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죽음까지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삶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역설에 도달한다. 죽음의 불평등으로부터 삶의 불평등을 샅샅이 살피는 작업은 삶과 죽음이 모두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게 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입말이 책을 덮을 때쯤에는 “산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으로 변모한다. 이 책을 읽고 삶뿐 아니라 죽음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계하는지 알게 되었다. 희정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죽음의 지형도를 ‘장례’라는 스펙트럼으로 들여다본다. 예식이 시장 논리에 맞추어 상품으로 취급되고 서로 돕는다는 의미인 ‘상조(相助)’가 상조업이 되는 시대, 그는 생애주기의 많은 순간에 편리의 외피를 쓴 외주(外注)를 경험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그에게 장례식장은 감정 노동과 돌봄 노동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곳이자 혈연과 정상가족, 가부장제 프레임에 포함되지 못하는 삶과 죽음을 헤아리는 곳이기도 하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끝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산 사람이 치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을 각성하게 한다. 사회적 죽음이 금세 잊혀도, 애도의 매뉴얼이 새로이 등장해도, 장법(葬法)이 바뀌고 절차가 간소화되고 장례의 성격이 변화해도 ‘죽음’ 자체의 아득함은 여전하다. 체계적인 산업과 양질의 서비스가 품지 못하는 어떤 것이 있으니 말이다. 책 속의 귀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죽음을 둘러싼 일은 마음을 쓰는 일, 마음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수의를 짓고 염을 하고 상여를 메고 노래를 부르고 묘를 쓰고 화장을 하고 칠성판에 몸을 뉘어 고인의 기분을 헤아리는 일은 모두 애도를 전하는 일이다. 삶과 죽음을 높이어 귀하게 여기는 일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가리킨다. 생로병사의 ‘생로병’이 삶 쪽에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얼마나 신산한지 짐작게 해준다. 죽음을 통해 무수한 삶을 조명하는 이 책은 누가 있었는지와 누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길어 올린다. 죽음을 잘 치러내면서 역설적으로 잘 살고 싶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죽음을 얘기할 때조차 희정의 글은 삶 쪽에, 사람 곁에 있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사람이 현장이다. 없음에서 있었음을 떠올리는 일, 희정은 지금껏 누구보다 성실하게 이 작업을 해왔다. 삶을 소외시키지 않는 ‘있음’으로, 죽음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있었음’으로.
1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월 27일 출고 
『까멜리아 싸롱』은 가을에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소설이다. 포장을 보고 무엇인지 호쾌하게 예상하지만, 포장을 벗긴 뒤 예상치 못한 내용물에 당황하고 마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다사다난한 과거, 복잡다단한 현재를 거쳐 우리는 과연 어떤 미래에 도착하게 될까. 어쩌면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야기의 본질이자 삶의 동력일지도 모른다. 때 이른 선물을 받고 이 지긋지긋한 삶에 기꺼이 얽히고설키고 싶어진다.
17.
선옥의 시와 희곡은 작디작은 목소리로 전하는 안부 같다. 신음, 비명, 저림, 날숨, 속삭임, 화이트 노이즈 등 다양한 형태로 번져나가는 소리는 끝끝내 여음으로, 여운으로 남는다. “메모를 버려도” “손끝에 남아 있”는 “어떤 문장”처럼, “두 손 모아” 간절히 그러쥘 수 있는 희망처럼, 낯선 이의 “손을 잡아 일으켜세운” 기적처럼. 그의 작품 속에서 손을 내밀고 숨을 내쉬고 소리를 내뱉는 동안, 작디작은 것들이 일제히 기립해 법석이기 시작한다.
1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월 27일 출고 
무대 위의 말자할매는 어떤 고민이든 척척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을 읽고 그 비법을 알았다. 자기 길을 찾아 헤매던 시간이, 당연한 것을 뒤집어 보던 시간이, 지독하게 힘들었던 시간이, 사람에게 외면당하고 사람에게 위로받던 산전수전의 시간이 지금의 김영희를 만들었다는 것을. 무대는 단판 승부지만 삶과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 안에서 필요한 건 조언과 허언의 외피를 쓴 김영희표 직언이다.
1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월 27일 출고 
삶은 기쁨과 슬픔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혼탁한 혼탕이다. 그 혼탕에 몸 담그며 임지은이 발견하는 것은 낙차다. 낙차는 높낮이나 시간, 수준 등의 차이로 나를 일깨운다. 성찰 이후에 생생해지는 것은 어김없이 나다. 그는 “냉장고의 소음”에서 “사시사철의 슬픔”을 감지하고 “후회가 하는 일”로부터 “꿈꾼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어쩌면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은 곡절 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몇 곱절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나무가 갈색이지만 갈색이지만은 않”듯, 그에게는 모노톤의 일상조차 형형색색의 현장이다. 삶에 도사린 갖가지 모순과 양가적 감정은 번번이 그를 뒤흔들지만, 그때마다 임지은은 더욱 세게 용기를 움켜쥔다. 연중무휴로 사랑하고 헤아리는 이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20.
무대 위의 말자할매는 어떤 고민이든 척척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을 읽고 그 비법을 알았다. 자기 길을 찾아 헤매던 시간이, 당연한 것을 뒤집어 보던 시간이, 지독하게 힘들었던 시간이, 사람에게 외면당하고 사람에게 위로받던 산전수전의 시간이 지금의 김영희를 만들었다는 것을. 무대는 단판 승부지만 삶과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 안에서 필요한 건 조언과 허언의 외피를 쓴 김영희표 직언이다.
21.
박지연의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이 소환되었다. 난생처음 먹어본 음식, 먹자마자 사랑에 빠진 요리, 식감이란 것을 처음 느끼게 해준 식재료, 예식장에서 접한 어른의 맛 등 먹을거리와 맞닿은 추억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후추통을 톡톡 두드리듯 가볍게, 하트 모양으로 케첩을 짜듯 간절하게. 이 모든 장면은 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취향이 발견되고 입맛이 형성되던 곳이 다름 아닌 집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들을 먹고 자랐구나, 내 피와 살과 뼈는 이런 장면으로 완성되었구나…… 유년의 기억을 간직한 채 자란 어른은 별 이유 없이도 혼술을 하고 한 끼를 제대로 먹고자 손수 장을 본다. 집에 있으면 외로움도 술안주가 되니까. 나를 대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는 달걀샌드위치와 김밥은 “집집마다 다른 맛”이어서 더 좋다고 말한다. 이상하게도 “샐러드 아니고 사라다”일 때만 맛봉오리가 반응한다고도, 집에서 먹을 적에는 “어설픔”마저도 “향수”가 된다고도, “다 아는 맛”은 “편안함”을 안겨준다고도 덧붙인다. 무엇보다 남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가는 것들을 찾고 먹는 삶은 오일장의 도너츠 한입에서 90년대를 살았던 나와 2000년대를 살아가는 내가 스치듯 만나는 근사한 삶일 것이다. 이 책은 한 시절을 따뜻한 기억으로 반죽하는 책, 하루하루를 노릇노릇하게 익히는 책, 애틋한 사연으로 음식의 풍미를 살리는 책이다. 맛에 기억을 담으면 맛깔이 된다는 사실을 솜씨 좋게 일러주는 책, 한번 좋아하게 된 것을 계속 좋아하는 일이 삶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간단해 보이는 음식조차 정성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책, 사라진 것과 남은 것 사이에서 계량컵 없이도 넉넉한 사랑을 발견하는 책이다. 디지털 시대에 빛을 발하는 아날로그 같은 책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이 부르고 배는 고파진다. 그때 그 맛이 떠오를 때마다 펼치게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사랑은 빈티지임을, 낡고 오래될수록 더 깊어지는 것임을,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임을 재차 확인할 것이다.
22.
책을 읽으며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삶을 꿰뚫는 날카로운 혜안과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여유가 가득해서다. 늙음을 한탄할 때조차 다 늙어서 괜찮다는 긍정을 잃지 않고 지병과 먹는 약이 없으면 대화가 불가능함을 인정하는 해학이 가득하다. 사람은 늙어도 기지(機智)는 낡지 않는다.
23.
사랑에 끝이 있을까. 기억에 두서가 있을까. 마테오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고 오래전과 얼마 전을 오가며 자살한 연인에 대한 기억을 모은다. 흔적을 징검돌 삼아 그리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히다 마침내 고통과 한 몸이 되려고 한다. 사랑의 끝까지 직면하려고 한다. 남겨진 사람은 남은 삶을 살아야 하니까.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송이들이 발버둥 치며 눈사태를 이룬다. 이 사태에 휘말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깊고 아프고 아름답다.
24.
삶은 기쁨과 슬픔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혼탁한 혼탕이다. 그 혼탕에 몸 담그며 임지은이 발견하는 것은 낙차다. 낙차는 높낮이나 시간, 수준 등의 차이로 나를 일깨운다. 성찰 이후에 생생해지는 것은 어김없이 나다. 그는 “냉장고의 소음”에서 “사시사철의 슬픔”을 감지하고 “후회가 하는 일”로부터 “꿈꾼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어쩌면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은 곡절 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몇 곱절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나무가 갈색이지만 갈색이지만은 않”듯, 그에게는 모노톤의 일상조차 형형색색의 현장이다. 삶에 도사린 갖가지 모순과 양가적 감정은 번번이 그를 뒤흔들지만, 그때마다 임지은은 더욱 세게 용기를 움켜쥔다. 연중무휴로 사랑하고 헤아리는 이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25.
『까멜리아 싸롱』은 가을에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소설이다. 포장을 보고 무엇인지 호쾌하게 예상하지만, 포장을 벗긴 뒤 예상치 못한 내용물에 당황하고 마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다사다난한 과거, 복잡다단한 현재를 거쳐 우리는 과연 어떤 미래에 도착하게 될까. 어쩌면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야기의 본질이자 삶의 동력일지도 모른다. 때 이른 선물을 받고 이 지긋지긋한 삶에 기꺼이 얽히고설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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