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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고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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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세트] <29.9세> 도서 + 북토크>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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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한나의 글에서는 설탕에 절인 열대과일 향, 습기를 머금은 햇빛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의 글을 읽으며 그가 들렀던 여름의 장소들을 따라 거닐 때, 왠지 덜 말라서 눅눅한 옷을 걸쳐 입은 기분이 든다. 물큰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들추며 불어오고, 눈앞에는 반짝이는 바다가 석양을 잘게 부서뜨리고 있을 것 같다. 손바닥에는 끈적이는 땀이 배어 있겠지. 이 손으로는 꽝꽝 언 쭈쭈바를 들고 다닌 적이 있고 가스 닳은 라이터가 따뜻해지도록 쥐어본 적이 있고 사랑하는 이의 손이 흩어지기라도 할까 붙잡았던 적 있다. 왜 한 번도 미지근했던 적은 없을까.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언제나 우리의 온도를 무섭게 높이거나 아주 빼앗아갔다. 미지근하거나 싱거운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서한나는, 달아 빠진 것만 좋아하다가 닳아 빠진 사람이 여기 있다고 싱겁게 웃어 보일 것도 같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면 나는 그만 사랑에 빠질 것 같은데…. 온갖 감각이 뒤범벅되어 아찔하게 현기가 일고 마는 계절처럼, 그는 나의 숨을 틀어막으러 온 게 틀림없다. 그가 열어젖힌 여름의 문 틈새로 마그마 같은 열기가 밀려 들어온다. 때때로 열기는 한기보다 더욱 나를 떨게 한다. 가슴 떨리는 사랑의 속삭임이 은어 떼처럼 귀를 간지럽혀도 내 삶은 드라마틱할 리 없지만…. 서한나와 여름을 배회할 때, 내 머릿속에서는 스프링클러가 돌아간다. 숨소리는 거의 휘파람에 가깝다. 이제 내가 사랑한 여름의 장소마다 그가 서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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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 앞 뽑기 기계 속 탱탱볼이나 구슬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때가 내게도 있다. 머리 위로 드리운 커다란 나무가 그림자를 만들어 낼 때, 그림자의 윤곽이 되어 주는 빛을 발견하던 때가. 시시각각 변해 가는 하늘의 색깔과 빛에 젖은 풍경들이 눈앞에서 한 올 한 올 흔들리던 때가. 그런 기억은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주고받은 종이쪽지처럼 수북하다. 『반짝반짝』은 잠깐 반짝였다 사라지는 빛이 아닌, 삶을 물들이는 총천연색 빛깔을 보여 준다. 그 빛깔로 짠 이야기가 마음속에 그려 놓은 무늬를 두둥실 띄워 보낸다. 내가 기쁘거나 슬펐던 그 모든 순간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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