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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전청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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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025년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작품집>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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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하루에 내뱉고 들이쉬는 이만 번의 호흡에 새겨진 각각의 사정과 아름다움을 수집하기 위해, 그리고 각기 다른 그 숨이 전부 어렵게 내뱉어졌다는 걸 기록하기 위해 이 소설집은 생겨났다. 정선임은 그렇게 모든 일상의 면면을 세계의 희망으로 받아들여 채록한다. 작은 생명이 군집되어 우글거리는 미니어처와 디오라마, 그리고 옥상 정원의 풍경 속에서 멸망 직전의 우주를 구해내는 역설로 말이다.
2.
이 소설이 주목하는 건 심오한 뜻과 원대한 계획마저도 쉽게 박살 내고 마는 인간의 변덕스러움이다. 인물들이 악을 지르고 반항하기를, 뒤틀리고 바스러지기를, 그렇게 용기를 내기를 바라며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 밧줄처럼 구불구불 떨어지는 수많은 나뭇가지 아래에 누워 무지개색으로 몸을 빛내는 작은 기계를 한참이나 생각했다. 모두가 모두에게 불량품일 뿐인 세계, 그 찬란함과 강인함을 보여 주는 경이의 증거에 대해서 말이다.
3.
불화하는 삶의 우울과 정동을 퀴어의 존재 양식으로 의미화하는 이 전유 속에는 자기 확신이라는 허구적 규범성과 타협하지 않는 이선진의 끈질김이 숨어있다. 살아있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불러오는 긴장과 불안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불확실한 삶을 감당해나갈 때 우리는 내면에 우울이 거주할 자유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우울이 마침내 삶의 조건과 자유가 되었을 때, 퀴어, 세대, 장애를 종횡하는 이선진의 세계는 수많은 퀴어들이 이성애 규범 속에서 경험해온 수치심과 부정성의 유산을 자원으로 삼아 미리 정해진 이야기의 각본을 반전시킨다. 우리를 앞선 불행함을 기억하고 품는 이 온기는 이선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존중이자 떠밀리고 잊힌 유산을 온몸으로 잇는 최후의 기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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