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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은유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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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아무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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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명언 수집가인 내가 상상만 하던 작품이 도착했다. 이 소설은 명언으로 지은 집이다. 세계 문학에서 채집한 문장들이 잘 박힌 못처럼 이야기를 지탱하며 진리와 삶에 대한 심원한 물음을 길어 올린다. 매력은 글이 젊다는 것. 모든 작가의 첫 책에만 들어 있는 자기다움을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배어 있다. 압도적 지식과 오타쿠적 깊이는 매혹적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삶의 공포에 맞서 좋은 문장을 저축하고 필사하는 이들에게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될 것이다.
2.
아이들은 배제의 말을 듣고 자란다. ‘애들은 몰라도 된다’, ‘공부나 해라’ 같은. 하지만 아이들이 모르고 있는 문제는 없다. 공부는 뜻대로 되지 않고, 존재는 다양하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아픈 이유다.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윤동주)’. 이 책의 저자는 남다르다. 아이의 자리에 기꺼이 누워보는 어른이다. 그래서 사례마다 생생하고 배움이 있다. 소아정신과에 오는 아픈 아이들을 다루지만, 처방은 낡은 상식과 편견에 갇힌 ‘늙은 의사’가 되어버린 기성세대를 수신자로 한다. 한 사람을 아는 건 그의 상처를 헤아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정확한 사랑이 병을 고친다.
3.
  • 다른 우주의 문법 - 그 우주에는 인어와 화성인과 주머니고양이가 산다 
  • 백승주 (지은이) | 김영사 | 2025년 10월
  • 18,800원 → 16,920원 (10%할인), 마일리지 940
  • 8.9 (7) | 세일즈포인트 : 730
“백승주의 글쓰기는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자기만 쓸 수 있는 글을 쓴다는 직업 윤리에 충실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광주에서 노동하듯 몽상하는 언어학자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 책은 소설과 비평서를 오간다. 기존의 코드로 분류되지 않음은 어쩌면 필연이다. 그의 말대로 “언어는 삶의 분비물”이고,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것도 다르니까. 낯선 것에 깃든 친밀한 것이 우리를 매혹한다. 그가 건넨 언어학의 렌즈로 보는 삶의 풍경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4.
기후 위기에 관한 긴 글은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만 읽는다는 속설이 있다. 알아서 애타는 소수와 몰라서 태평한 다수는 다른 언어를 쓰는 종족이다. 기후과학자인 저자는 둘 사이에서 통역을 시도한다. 그의 언어는 어마무시한 지식과 통계가 아니라 그 여여한 사실이 야기하는 아홉 빛깔 무지개 감정이다. 닥쳐올 홍수와 가뭄 그리고 견딜 수 없는 폭염보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저지르게 할 행위의 두려움을 전한다. 문장 사이에 바람이 분다. 관찰이 업인 과학자는 이미 시인이다. 슬픔도 사랑도 지구만큼 커서 미친 과학자의 언어는 계몽하지 않고 전염시킨다.
5.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백 년 전 버지니아 울프의 말에 전제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그 방에 거울과 저울이 없어야 한다고. 이 책은 살려면 먹어야 하는데 먹기를 거부함으로써 ‘사회적 생존’을 도모했던 한 여성의 서사가 담겼다. 긴 책이 지루할 틈이 없다. 실제로 몸이 깎이는 고통에서 온 통찰, 속도와 밀도를 갖춘 문장과 표현이 촘촘하다. 만약 당신이 죽음을 앞두고 “내가 좀 더 많은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데 보냈더라면” 후회하진 않을 거라면, “몸과 더 느긋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식욕을 통제하며 욕구를 단속하는 자기 학대에서 자기 돌봄으로 나아가는 법을 캐럴라인 냅은 ‘자기만의 방’에서 길어올렸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월 20일 출고 
돈 버는 법, 성공하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이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대개는 그렇지 못하다. 여기 15년차 노동인권 변호사의 법정투쟁기를 보다보면 쓸모 있는 해법이 나온다. 우리에겐 부당함에 맞서 ‘아니오’를 말하는 법, 도움을 요청하는 법, 느낌을 믿는 법이 필요하다. 저자가 온 힘을 다해 변론하고 온 힘을 모아 기록해둔 사례가 보물 같다. 자기계발서에도 나오지 않는 ‘나를 지키는 법’이 들어 있다. 이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싸우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와 당신의 안녕을 지켜줄 것이다. 노동으로 굴러가는 세상, 존엄한 노동이 가능한 사회를 내가 만들겠다는 용기를 북돋우는 책이다.
7.
세계가 열광하는 케이팝의 안색을 살피는 사람이 있다. 완벽함 뒤의 그늘을 본 저자는 무대 뒤로 용감하게 다가간다. 학습권과 건강권을 담보 잡힌 연습생들을, 성공을 줄 테니 네 모든 것을 내놓으라는 단단히 잘못된 거래를 목도한다. 이것은 케이팝을 떠받치는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 관한 증언이다. 절망으로 읽다가 희망으로 덮었다. 이 책은 우리의 인권 의식을 끌어올리고 케이팝의 자부심을 완성하는 처방이 될 것이기에.
8.
어린이들이 쓴 글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타락하지 않은 순수한 동심을 보아서가 아니다. 가난과 식민 지배라는 삶의 무게를 짊어진 존재가 견디고 느끼는 이야기라서 울림이 컸다. 역사서이자 아동 심리서이고 글쓰기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생각하고 토론할 거리가 쏟아진다. 어떤 글이 감정을 움직이는가. 착하고 바르다는 도덕은 어디서 비롯됐으며 누구의 이익에 복무하는가. 21세기는 어떠한 이상적인 아동상을 빚어내고 있는가. 제국의 어린이들이 우리를 일깨우는 스승으로 부활했다.
9.
소박한 요리 하나에 종교, 문화, 언어를 관통하는 인간 보편의 삶이 있고 정이 있다. 역사가 있고 기억이 있다. 읽는 것만으로도 편견이 깨지고 낯선 맛과 향에 다가갈 용기가 움튼다.
10.
대개의 서사는 인물의 욕망으로 추동된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반대다. 자립하지 않고 욕망하지 않는다. 사건 없음이 사건이다. 그저 있음이 주제다. 그런데도 웃음과 통찰을 한 아름 안겨준다. 일평생 지독하게 세뇌된 가치 체계가 물구나무선다. 있기의 무능이 살기의 무능이고, 의존 없는 삶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의미도 재미도 없음을 완벽하게 설득하는 놀라운 책이다.
11.
어릴 적부터 ‘분위기 깨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훈련받으며 자랐다. 침묵이 금처럼 자산이 되는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학습된 침묵이 길어지자 본능이 둔화되고 속앓이가 심해졌다. 나를 표현하지 않으니까 남이 나를 지배했다. 생각과 감정을 되찾고 싶어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구나. 불의하고 부정의한 분위기는 깨져야 마땅하고 그래서 나는 침묵의 해악을 낱낱이 밝혀놓은 이 책이 반갑다.
12.
“김진영의 말은 문장으로 된 악보다. 강의에서 필기를 시작하면 중단할 수 없었다. 마치 아름다운 음악을 듣다가 멈춤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육화된 교양, 깊은 직관, 풍성한 감성이 조화를 이룬 말들은 피아노 타음처럼 온몸을 두드렸고 정신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곤 했다. 이 책은 그 오롯한 증거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삶에 밀착한 사람이다. 하루하루 투명하게 소멸하면서 그가 낚아챈 생의 진면목은 아포리즘으로 남았다. 《아침의 피아노》를 펼쳤다면 누구라도 책장을 쉬이 덮지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음악의 인간, 사유의 인간, 긍지의 인간이 된 자기 자신을 발견할 것이기에.”
13.
참사의 슬픔 중 하나는 사람이 숫자가 된다는 점이다. 몇 년도에 몇 명 사망이라는 서늘한 통계에 흡수된 사람들은, 그러나 언젠가 이야기로 구출된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그 아름다운 본보기다. 희생자의 면면들, 욕망과 감정이 만들어 낸 뜨거운 마음들,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미 ‘인식의 다리’를 건넌 후다. 노련한 소설가는 너와 나의 구분은 가상의 환영에 불과하다는 윤리의 극점에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전쟁의 시대를 지나 재난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을 위한 고전으로 널리 읽힐 가치가 충분하다. 사랑에 관해, 관계에 관해, 신에 관해, 불행에 관해 비밀을 누설하는 놀라운 책이다. 나는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다시 읽었고, 필사까지 했다.
14.
이 책에는 여덟 개의 입구가 있다. 나태, 시기, 교만, 탐식, 탐욕, 정욕, 분노. 그리고 슬픔까지. 반드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단어를 우선 골라서 읽어보면 저절로 다른 감정의 문도 열어보게 된다. 물고기가 물을 인식하지 못하듯이 우리의 무의식을 관장한 가부장제도 마침내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덜 끼워 맞출수록 자신에 더 가깝게 존재할 수 있다.”고. 내가 아닌 타인에게 집중하는 훈련을 거쳐 어른이 되느라 정작 자신에게 자비심을 베풀지 못한 존재들, 여성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빼곡하다. 끝까지 읽고나면 상담실을 나온 기분이 들 것이다. 좋은 책은 그 자체로 좋은 상담사 역할을 한다.
1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월 20일 출고 
소아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이가 무사히 서른 살이 되었다.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이 서사를 관통하는 진실은 이것이다. 고통도 생물처럼 변한다는 것.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에는 집채만 한 파도처럼 가족을 덮쳤던 ‘고통’을 파도타기가 가능한 ‘일상’으로 살아내는 비법과 처방이 담겼다. 이 가족에게 행복과 불행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지 못한 삶과 깨닫게 된 삶이 있을 뿐이다. 이야기가 자라는 곳에서 성장도 일어난다. 조현병에 대한 두터운 편견의 지층을 뚫고 나온 엄마이자 동료 시민의 언어는 우리 사회 풍경을 너그럽게 바꿔낼 것이다.
16.
돈 버는 법, 성공하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이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대개는 그 렇지 못하다. 여기 15년차 노동인권 변호사의 법정투쟁기를 보다보면 쓸모 있는 해법이 나온 다. 우리에겐 부당함에 맞서 ‘아니오’를 말하는 법, 도움을 요청하는 법, 느낌을 믿는 법이 필 요하다. 저자가 온 힘을 다해 변론하고 온 힘을 모아 기록해둔 사례가 보물 같다. 자기계발서 에도 나오지 않는 ‘나를 지키는 법’이 들어 있다. 이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싸우는 사람들 이야 기가 나와 당신의 안녕을 지켜줄 것이다. 노동으로 굴러가는 세상, 존엄한 노동이 가능한 사 회를 내가 만들겠다는 용기를 북돋우는 책이다.
17.
소아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이가 무사히 서른 살이 되었다.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이 서사를 관통하는 진실은 이것이다. 고통도 생물처럼 변한다는 것.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에는 집채만 한 파도처럼 가족을 덮쳤던 ‘고통’을 파도타기가 가능한 ‘일상’으로 살아내는 비법과 처방이 담겼다. 이 가족에게 행복과 불행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지 못한 삶과 깨닫게 된 삶이 있을 뿐이다. 이야기가 자라는 곳에서 성장도 일어난다. 조현병에 대한 두터운 편견의 지층을 뚫고 나온 엄마이자 동료 시민의 언어는 우리 사회 풍경을 너그럽게 바꿔낼 것이다.
18.
  • 인간 차별 - 그러나 고유한 삶들의 행성 
  • 안희경 (지은이) | 김영사 | 2025년 1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9.4 (17) | 세일즈포인트 : 1,414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 책이나 영화, 여행에서 접한 낯선 인물들은 산뜻한 깨우침을 준다. 그런데 현실에서 마주치는 다름은 사나운 차별의 근거가 되기 쉽다. 현대인에게 이웃이란 가장 먼 타인이다. 저자는 재외국민이라는 경계인으로서 자신이 느꼈던 ‘초라함’을 나침반 삼아 이미 이웃이거나 언젠가 이웃이 될 이들을 찾아 나선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독자가 다다르는 곳은 인종, 국가, 성별 정체성 같은 표지가 힘을 잃는 ‘보살핌’의 세계다. 인간 경험을 전파하는 그의 발걸음은 지우개가 되어 인간 차별의 얼룩을 지워준다. 다인종 국가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생필품 같은 책이다.
19.
직업과 명함이 무엇인지보다 매일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한 사람을 더 잘 설명해 준다. 이때 만남이란 말과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변형시키는 관계를 뜻한다. 천수이 변호사는 우리 사회 주변부의 부스러기 같은 이야기를 특유의 공감력으로 빨아들이고 복원해 낸다. 드라마에서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서민들의 이야기가 가진 힘을 보여 준다. 기막히고 억울하고 엉뚱한 사연을 날마다 접한 저자가 변했기 때문이다. “누구의 삶도 감히 쉽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으로 말이다. 법은 형식이고 사랑이 내용이다. 세상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살만해진다는 것을 예고하는 햇살 같은 책이다.
20.
이 책은 삶의 가치에 대한 물음으로 인도하는 철학서이고, 자기 결정에 따르는 매뉴얼이 담긴 실용서이자, ‘하얀 가운의 신’으로부터 권력을 가져오는 투쟁기이다. 타인의 삶을 살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문학이고, 무엇보다 의존과 돌봄에 관한 르포르타주다. 우리에겐 사회문화적 금기를 가로지르는 더 많은 통증의 언어, 죽음의 언어가 필요하다.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는 존엄한 삶의 권리에 관한 상상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다.
21.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하며 읽다가 이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덮었다.
2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이 소설은 클레어 키건이 쓴 ‘기억할 만한 지나침’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긴 시다. 날마다 기계적으로 전개되는 일상에 복무하는 한 사람을 멈춰 세우는 힘은 무엇일까. 핀셋으로 뽑아낸 듯 정교한 문장들은 서로 협력하고 조응하다 한 방에 시적인 순간을 탄생시킨다. 그것은 ‘뒤돌아보는 인간’의 탄생이다. ‘가족 인간’이기를 멈추는 선택이다. 나는 단숨에 읽고 앞으로 가서 다시 읽었다. 타인에 대한 숙고가 자기 회복에 이르는 점층 구조의 신비에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요하지 않음이라는 견고한 세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광물처럼 빛을 내는 삶의 진실을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
23.
  • 시골, 여자, 축구 - 슛 한 번에 온 마을이 들썩거리는 화제의 여자 축구팀 이야기 
  • 노해원 (지은이) | 흐름출판 | 2024년 6월
  • 16,800원 → 15,120원 (10%할인), 마일리지 840
  • 9.9 (24) | 세일즈포인트 : 407
글이 춤춘다. 골 세레모니하는 선수의 발걸음처럼 기분 좋게 문장이 쭉쭉 내달린다. 시골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가 축구를 어찌 한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쏙 들어간다. 한계가 곧 출구였다. 공동체 정서가 남아 있는 지역이라서 가능한, 평생 응원석만 지키던 사람이 마침내 ‘선’을 넘자마자 일어난 축구의 마법이다. 공차기가 몰고온 에너지와 신바람이 대단하다. 득점왕도 없는 시골여자축구 이야기에 행복한 인생을 사는 비결이 담겼다. 타고난 미드필더답게 저자는, 먼 행복을 찾아 우왕좌왕 하는 독자를 향해 정확한 곳에 패스를 찔러준다.
24.
기적 같은 트랜지션의 여정이 설득력 있게 전개되는 빼어난 논픽션이다. 남자아이의 몸에 갇힌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이미 두 살 때 “나는 고추가 싫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는 강력한 자기감각을 꼭 쥐고 자란다. 양육자, 교사, 의사는 흔들리면서도 협력한다. 이 흔치 않은 스토리에 감동이 있다. 스스로에게 진실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아이, 그리고 아이가 행복해지는 데 아낌없이 도움을 주기로 작정한 유연한 어른들. 이들의 합작으로 마침내 와이엇은 니콜이 된다. 이분법의 세계에 ‘이방인’으로 출현한 트랜스젠더 아동의 존재는 각성시킨다. 원래 그런 것은 없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를. 당신이 더욱더 나다워지길 원하거나 타인을 대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 답이 있다.
25.
변호사가 듣는 직업이라면 김예원 변호사는 온몸이 귀가 된 사람이다. 그는 습관처럼 말한다. “너의 마음이 궁금해. 너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당사자의 마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임하다 보니 열 마리 소가 가는 길을 돌려세우는 것보다 힘들다는 사람 마음을 돌려세우는 일에 척척이다. 잔혹한 인권 침해 사례도 그의 변론을 거치면 한 사람의 온전한 회복을 돕는 서사가 된다. 법정 드라마처럼 재밌고 인권 공부는 덤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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