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하고 싶지만 불가능한 것과, 가능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밖에 없다는 괴테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었다. 소설을 쓰고부터는 ‘하고 싶으면서도 가능한 것이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여태껏 읽어온 책들에 빚진 게 많다.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점박이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 읽는 책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 소설은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힘든 작업일지도 모른다. 지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쓰고 있는 소설도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그만큼 나눌 얘기가 많다. 청소년 독자와 자주 만나길 기대한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부산일보」 신춘문예(평론) 등을 수상했고, 『N분의 1은 비밀로』, 단편 앤솔러지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와 『전세 인생』 등을 썼다.
어릴 때 읽던 동화책 속 세상은 따뜻했지만, 막상 맨발로 나와 보니 세상은 얼음장 같았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버린 한때의 아이들,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갈 아이들을 여럿 알고 있다. 나는 이 소설 속 아이들처럼 ‘아직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곧 저지를지도 모를’, 회색지대에 있었다. 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럽고, 마음에는 분노가 들끓었다. 그 공격성은 어느덧 내 자신에게로 향했다. 내가 무사히 자라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주변 사람들의 인내와 사랑 덕이다. 그러나 지금도 회색지대를 걷는 기분이다. 이 통과할 수 없는 땅에서 버티며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청소년은 미래, 희망 같은 추상적이고 듣기 좋은 단어와 강제로 결합된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특별하고 구체적인 과거를 만드는 시기 같다. 좋은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늘 마음에 남을 과거, 평생 따라다닐 기억 말이다. 여러분은 2050년 늦가을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오늘 친구와 있었던 일을 떠올릴 것이다.
지금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일은 잘 잊히지 않는다. 어릴 때 진심으로 읽은 몇 권의 책이 아직 내 옆에 있듯 지금 생성되는 독자 여러분의 특별한 과거가 내내 따뜻한 추억이 되길 바란다. 이 소설이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 2050년 늦가을에 떠올려 준다면 나는 정말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