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텔레비전과 라디오, 만화를 섭취하며 성장했고 시립도서관 담장 옆집에 살면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다. 소설집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 『다섯 개의 예각』 『사막과 럭비』, 장편소설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디어 마이 송골매』가 있다.
부모님은 처음 마련한 작은 집의 방 하나를 세주었다. 다섯 딸을 건사하기에도 턱없이 좁은 집의 방을 세준 이유는 경제적 사정 때문이었지만, 내 유년은 그 방을 거쳐 간 세입자들 덕분에 조금 더 다채로운 무늬를 띠게 되었다. 열 살 무렵 그 방의 세입자는 손주 둘을 보살피는 할머니였다. 자식은 떨어져 돈벌이를 하고 손주들은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할머니가 아이들을 맡았던 것이다. 그들은 오래 머물지 않았으나 내게 특별한 무늬를 선물하고 떠났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우정 같은 것이 아니라 그 방이나 방 앞의 툇마루에서 옷핀을 만지던 기억이다. (……) 첫 소설집을 묶게 되었다. 어떤 이들에게 찾아온다던 ‘그분’은 한 번도 내게 오지 않았다. 고백하자면 ‘그분’의 존재를 나는 믿지 않는다. 그저 옷핀을 조립하듯 한 자 한 자 적어나갈 뿐이다. 호흡을 조절하며 손가락에 힘을 주고 뾰족한 핀 앞에서 살짝 긴장했던 그때처럼. 아차, 하는 사이 따끔한 맛을 보기도 했던 그때처럼, 방심하면 엉망이 되어버리는 문장과 인물들을 다독거리고 보살펴서 세상에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