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까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동안은 그렇지 못했다. ‘작가의 말’을 쓰고 있는 지금은 알겠다. 그건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은 불안 속으로, 자청해서 걸어들어가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각오가 필요한 일. 용기도 있어야 하는 일. 둘 다 부족했다. 각오도, 용기도.
하지만, 내게는 할일이 있었다. 그녀를 잘 보내드리는 일. 단정하고, 깨끗하고, 화사하게.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다시 ‘레이디 맥도날드’ 폴더를 열 시간이었다.
정동 맥도날드는 이제 없다. 경찰박물관도, 서머셋 팰리스 스타벅스도, 스타식스 영화관도, 씨넥스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는 있다. 그리고 정동에는 더이상 그녀, ‘레이디 맥도날드’도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