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한 즐거운 고민을 시작한 지 18년 되었다. 여전히 설레고 즐겁다.
물리적인 나이를 따지면 늙었고, 문학적 역량을 따지면 난 여전히 신인이고 어설프다. 하지만, 계속 세상과 소통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고향에서 엄마와 살기 시작한 것 또한 내 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선택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여성을 둘러싼 폭력과 나이 듦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히 풀어놓을 생각이다.
《늙은 소녀들의 기도》는 소수자로서의 여성에 관한 또 한 편의 기록이다. 제국과 전쟁, 국가와 가부장제가 용인한 폭력이 여성의 신체를 얼마나 잔악하게 유린할 수 있는가를 대변하고 싶었다. 나아가 제국과 전쟁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억의 폭력성을 묻고 싶었다. 폭력은 물리적 가해가 끝나는 시점에 소멸된 것이 아니다. 늙은 소녀들의 삶에 폭력은 중첩되어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