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첫 번째 사진집 <SOPHIE>를 출간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한국 여행 큐레이션 블로그 BEN AND SOAP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이 좋아 10년 넘게 음악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내와 노는 걸 가장 좋아하고,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걸 더 좋아한다. 1년 중 3개월은 여행을 떠나 사는 삶을 꿈꾼다.
이 책은 지난봄, 5주 동안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찍은 사진과 아내에게 끝내 부치지 않은 편지를 엮어 만든 사진집이에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깜깜한 밤이 되면 한국에 혼자 남은 아내가 보고 싶더군요. 고작해야 5주 떨어져 있는 건데 어찌나 보고 싶던지요. 아마 힘이 들고, 외로워서 그랬던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미국에서 일해보는 것. 무언가 팔아보는 것. 수없이 메일을 보내봐도 답장받지 못했던 것. 수없이 미팅을 요청해도 무시당했던 것. 직장 동료들과 같은 지붕 아래서 먹고, 자고, 함께 지냈던 것. 이들을 위해 밥을 차려줬던 것. 동료들과 밤낮으로 회사의 명운을 점쳐보았던 것. 아내가 보고 싶어도 꾹 참아야 했던 것. 그리고 그걸 5주 동안 해봤던 것.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새벽에는 많이 걷고, 때때로 사진을 찍고, 밤에는 아내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를 썼어요. 그러면 힘이 들어도 견딜 수 있고, 외로워도 참을 수 있었어요.
애매한 재능으로 쓰고, 찍고, 그것들을 엮어낸 거라 조금 창피하지만, 창피함을 견뎌 보는 것까지 해보고 싶었어요. 36살, 한 번쯤 지나온 청춘을 되돌아볼 멋진 나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 첫 사진집은 그렇게 만들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