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등단하기 전과 직후에 쓴 것들이다. 그사이에 나는 나이를 몇 살 먹었고, 머리를 잘랐고, 보폭이 넓어졌다. 아이는 여린 초등학생에서 키가 백팔십이 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럼에도 내 눈에 아이는 다섯 살 때 그대로이다. 청년을 아이로 보는 나는 그런 눈으로 내 글을 본다. 몇 년을 고쳐 써도 글이 여전하다 싶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성숙한 나를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듯 고치고 또 고쳐도 완성이 되지 않는 이 소설들을,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이 소설들을 나는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